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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야 해? 약혼식일 뿐이잖아.”

아직 물이 마르지 않아 장소월은 한 번 본 뒤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당연하지. 넌 강씨 가문 사모님이 될 사람이야. 언젠가는 이 사람들과 접촉하게 될 거야. 리스트를 봐. 혹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내가 바로 지울게.”

A4 용지 위에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장소월이 고개를 저었다.

“약혼식이 이렇게 복잡할 줄은 정말 몰랐어. 내가 맡아 했다면 머리가 터져버렸을 거야.”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희미해졌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그녀는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검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녀는 대학 졸업식에 가지도 못한 채 전연우의 집에서 결혼식 준비 때문에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그녀는 인터넷에서 결혼식에 필요한 물품을 조사했다.

그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전연우에게 다가가 애교스러우면서도 원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결혼식을 하는데 이렇게나 많은 물건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아요. 이건 청첩장을 보낼 사람 명단이에요. 한 번 봐줘요.”

“오빠, 이 답례품 괜찮을까요?”

“오빠, 혼인 신고하러 갈 때 이 옷 입고 갈까요?’

“오빠, 빨리 카메라를 봐요. 난 우리가 혼인신고를 하는 아름다운 날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할 거예요. 그리고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오빠와 함께 꺼내 볼 거예요.”

장소월은 온몸이 찢기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왜 갑자기 그런 기억이 떠오른 걸까.

장소월은 왠지 전생에 있었던 그 일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영수가 고개를 들었다.

“왜 그래? 어디 불편한 거야?”

장소월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괜찮은 척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도울 거 있어?”

“심심해?”

“그냥 돕고 싶어서.”

“강씨 가문 예비 사모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심심하면 내려가서 TV 봐. 나도 곧 내려갈게.”

그가 자신에게 잘해줄수록 장소월은 그에게 빚진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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