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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Author: 차라
“강지훈, 저 여자 끌어내.”

강지훈은 이어폰으로 명령을 들었지만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장소월이 말했다.

“그 아이보다 제 몸값이 더 높아요. 전 장해진의 딸이니까요. 그러니까 현아는 놔줘요.”

소현아의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있었다.

“소월아... 난... 난 하나도 무섭지 않아. 그러니까 오지 마.”

“너 저놈들과 한패였구나.”

진무현이 원수 보듯 장소월을 쏘아보며 오싹한 웃음을 지었다.

“좋아! 네가 와! 허튼짓을 부렸을 때 그 후과가 무엇일지는 잘 알겠지?”

“안 돼... 소월아, 안 돼!”

장소월이 그녀를 안심시켰다.

“괜찮을 거야. 현아야.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게 내가 놔두지 않아.”

그때 전연우가 소리쳤다.

“강지훈!”

모든 사람들이 장소월에게 주목하고 있을 때 강지훈이 높지도 낮지도 않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여자가 죽으면 대표님의 약점도 사라지게 됩니다. 전 그 누구도 대표님의 위협이 되지 못하게 할 겁니다.”

“날 배신한 후과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겠지!”

진무현은 8년 전 백윤서를 범한 한 무리의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당시 전연우는 백방으로 그를 찾았으나 결국엔 놓치고 말았다. 그러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오늘 강지훈의 손에 잡혔고, 때마침 우연히 장소월이라는 기회를 거머쥐게 된 것이다.

진무현이 말했다.

“좋아. 네가 와. 허튼짓은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장소월은 등 뒤에 서 있는 허이준과 단모연에게 눈빛을 보냈다.

단모연은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

장소월이 가까이 다가가자 진무현도 손에 힘을 풀었다.

두 사람이 교환되는 찰나, 복면을 쓴 강지훈이 돌연 입을 열었다.

“아가씨의 체면을 봐서 오늘은 이만 물러간다. 최대한 멀리 도망가는 게 좋을 거야. 다시 우리한테 잡히는 날은 오늘처럼 운이 좋지 않을 거야.”

말을 마친 뒤 강지훈은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차, 사람들... 모두 빠른 시간 안에 자취를 감추었다.

진무현이 소현아를 놔주고는 돌연 칼을 들고 장소월을 향해 달려갔다.

“죽어!”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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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은밀한 지하실.강지훈이 바닥에 꿇어앉아 누군가의 발에 짓밟혀 있었다. 그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가슴팍의 통증을 견뎌내고 있었다.그가 다시 일어서려 바닥에 팔을 짚었으나 허리를 채 펴기도 전에 전연우의 발이 또다시 그의 가슴팍에 내리꽂혔다. 강지훈은 더는 일어서지 못하고 지하실 구석에 나뒹굴었다. 입에선 검붉은 피까지 뿜어져 나왔다.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나서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오늘 어찌 된 영문인지 전연우가 7, 8년 만에 이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이렇게나 불같이 화를 내면서 말이다.이런 상황에선 그 누구도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들지 못한다.전연우가 오만한 얼굴로 강지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다음은 없어.”그의 몸에서 위험하기 그지없는 날카로운 분위기가 풍겨 나왔다.그때, 마른 몸집의 남자 한 명이 전연우에게 달려와 보고했다.“진무현이 죽었습니다.”전연우가 못마땅한 듯 이마를 찌푸렸다.“누가 죽였어?”남자가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잘은 모르겠지만 강씨 가문의 차는 똑똑히 보았습니다. 진무현이 아가씨를 해치려는 그 순간, 한 명이 총으로 진무현의 머리를 쏴 죽였습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란한 때가 아니다. 길 한 가운데서 사람에게 총을 쏘는 일은 강씨 가문 사람이 아니면 그 누구도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강씨 집안에서 우리에게 이 일을 추궁하면 어떻게 하죠? 또한... 어르신께서 아가씨가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는 걸 아신다면, 우린 다 죽은 목숨이에요.”전연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번 일은 내가 해결할 거야. 나머지 둘은 찾았어?”부하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그중 한 명은 저희한테 쫓기다가 차에 치어 절벽 아래로 떨어졌으니 아마 죽었을 겁니다. 다른 한 명은 듣기론 미얀마로 도망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쪽 조폭 세력과 결탁해 있어 저희들이 손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계속 사람을 시켜 감시해.”“네.”전연우는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진무현이 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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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월이 조명을 껐다. 그가 돌아갔는지 가지 않았는지는 모른 채 말이다.혹시라도 그가 정말 들어올까 봐 그녀는 잠옷 바지를 입고 강영수의 방으로 갔다.그녀가 침대에 눕자 남자가 다가와 등 뒤에서 꼭 끌어안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디 갔었어?”장소월이 정신은 딴 데 팔린 채 말했다.“네가 깰까 봐 내 방에 가서 씻었어. 자.”“응.”강영수는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다시 꿈나라에 빠져들어 갔다.장소월이 침대 옆 무드등 스위치를 누르자 침실 전체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자꾸만 머릿속에 피어오르는 생각을 떨쳐냈다.지금 그의 능력으론 강씨 집안과 맞서지 못한다. 앞으로 그녀가 강씨 집안의 사모님이 된다면 더이상 그에게 얽매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비록 그녀는 여전히 전연우를 무서워하고 그의 협박과 잔인한 수단을 두려워하지만 말이다.예전의 일은 절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절대 시도 때도 없이 해오는 그의 협박에 사로잡혀 꼼짝달싹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불현듯 저도 모르게 피곤함이 몰려와 이내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뜨거운 햇볕이 침실을 비추었다.장소월이 허리를 펴며 이불 사이로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입가에 미소를 띠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좋은 아침.”“좋은 아침.”“시간이 늦었어. 이제 일어나.”“몇 시야?”“12시.”장소월은 자신이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잤을 줄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넌 몇 시에 깼어? 왜 날 깨우지 않은 거야?”“넌 우리 강씨 집안 미래 사모님이니 더 자도 돼. 내가 가서 치약을 짜놓을게. 옷 갈아입고 와.”“알았어.”강영수가 옷을 갈아입은 뒤 그녀의 칫솔에 치약을 짜주었다. 그가 칫솔을 건네주며 거울 속 창백한 모습의 그녀를 보며 말했다.“심리 치료사한테 가 보는 거 어때? 어젯밤 너 밤새 잠꼬대했어.”이를 닦던 장소월의 손이 멈췄다.“내가... 뭐라고 말했어?”강영수가 등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고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18화

    장소월이 말했다.“사실이에요? 그럼 전연우는 왜 그 사람을 잡으려고 한 거죠? 경찰을 도왔을 리는 없고. 분명 죽이려고 하는 것 같던데.”그 사람에게 무슨 원한이 있기에 강지훈까지 보내 직접 쫓은 걸까?장소월은 해바라기 하나를 가져왔다. 자주 가던 꽃집에서 마지막 남은 한 송이를 사 온 것이었다.병실엔 소현아의 가족들이 와있었고 허이준과 단모연도 아직 자리하고 있었다.소현아는 사과와 복숭아를 번갈아 가며 베어 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장소월은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많이 회복된 것 같은 그녀를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했다. 장소월은 소현아에게 고마움과 죄책감 모두를 갖고 있었다.문 앞에 서 있는 장소월을 보자 소현아가 아이처럼 붕방거리며 소리쳤다.“소월아!”강영수는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 진봉과 함께 병실 밖에서 기다렸다.장소월이 안으로 들어가자 건장한 몸집의 중년 남자와 여린 몸집의 중년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소현아가 누구를 닮았는지 한눈에 보아낼 수 없었다.소현아의 아버지가 말했다.“우리 현아를 보러 온 거지?”장소월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소현아의 어머니가 말했다.“너희끼리 얘기해. 난 현아 아버지와 같이 아래로 내려가 간식거리를 사 오마.”“네.”장소월은 소현아의 부모님이 병실을 나서며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다.“저 아이는 뭘 먹고 자랐길래 저렇게 예쁜 걸까요? 한 끼에 만두 다섯 접시를 먹는 탓에 얼굴도 만두랑 점점 닮아가는 우리 현아와는 완전히 딴판이네요.”“그러니까 말이야. 다행히 우리 집이 가난하지 않아서 망정이지 웬만한 집안에선 키우지도 못할 거야.”소현아가 이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아빠, 엄마, 다 들려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친구들이 제가 만두 다섯 접시를 먹는다는 거 알게 되잖아요.”단모연이 옆쪽으로 물러서며 고개를 숙이고 쿡쿡대며 웃었다.부부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곧바로 자리를 떴다.장소월이 침대 옆에 걸터앉았다.“소월아... 쟤들 아직도 웃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19화

    백윤서가 자살 시도를 한 건가?인사를 하기도 전에 전연우와 백윤서는 병원으로 들어가 버렸다.장소월은 종래로 이렇듯 만신창이가 된 백윤서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직접 보지 못했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 것이다.백윤서는 전연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저 지경이 되도록 놔뒀단 말인가?강영수의 목소리가 들려와서야 그녀가 정신을 차렸다.“가서 볼래?”장소월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잘 해결하겠지.”이건 그들 두 사람 사이의 일이다. 장소월은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이번 백윤서의 상처는 저번보다 훨씬 더 깊었다.그녀의 상처 소독을 맡은 간호사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얇은 팔목에 나 있는 원래 상처 위에 또 날카로운 칼을 그었으니 살에 파묻혀있던 봉합선이 끊기고 허연 뼈가 드러났다.간호사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생명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거예요. 이렇게 자해하면 남자친구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요즘 세상엔 자살 시도를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간호사가 남자친구를 언급하자 백윤서의 얼굴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가 옆에 서 있는 남자의 손을 잡으며 그를 바라보았다.“맞아요. 제 남자친구는 저밖에 몰라요. 이번엔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지금의 백윤서와 오늘 아침 전연우 앞에서 울며불며 소리를 지르던 백윤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간호사가 전연우를 나무랐다.“앞으론 여자친구한테 더 신경 쓰세요. 만에 하나 살리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거예요.”전연우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백윤서는 전연우를 두둔하고 나섰다.“오빠 탓이 아니라 다 제 잘못이에요. 오빠, 저 목말라요. 물을 한 컵 가져다줄래요?”전연우는 복도에 놓여있는 정수기에서 물을 받으러 병실을 나섰다.백윤서와 간호사가 그 뒤로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모른다. 전연우가 돌아왔을 때 간호사는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전연우는 컵에 빨대를 꽂은 뒤 백윤서에게 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20화

    “손 함부로 움직이지 마.”전연우가 백윤서의 손을 멈춰 세우고 그녀의 앞에서 전화를 받았다.“의부님.”전연우는 이어 그녀를 살짝 밀어내고 자신의 손목을 꽉 움켜쥔 손을 뿌리치고는 창문옆 발코니로 걸어갔다.그들의 통화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희미하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문이 닫히는 찰나, 인시윤이라는 세 글자가 백윤서의 귀에 들어왔다.장해진이 말했다.“미국 연수는 너한테 인맥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직위는 걱정하지 마. 내가 이미 잘 안배해 두었으니까.”“의부님의 결정이신가요, 아니면 인씨 가문의 결정인가요?”“인시윤은 인씨 가문의 후계자이고 넌 내 아들이야. 난 소월이보다 널 더 심혈을 기울여 키웠어. 그러니 내 고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일은 그렇게 결정하는 거로 해. 소월이와 영수의 약혼식이 끝나면 너도 시윤이와 같이 미국으로 떠나. 회사 일은 잠시 내가 진봉에게 맡기마. 진봉은 몇 년 동안 함께 일한 네 심복이니 너도 안심할 수 있겠지.”“알겠습니다. 생각해보겠습니다.”“처신을 잘하는 게 좋을 거야. 인시윤과 더 많이 접촉하도록 해. 강씨 집안과 인씨 집안 모두와 손을 잡는 건 우리한테 분명 도움이 될 테니까. 업계에서 견고하게 자리 잡으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해. 쓸데없는 사람한테 네 시간을 낭비하지 마. 끊기 힘들다면 내가 대신 네 주변을 깔끔하게 처리해주마.”“네.”전연우의 눈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늘이 드리웠다. 그는 장해진이 전화를 끊은 뒤에야 핸드폰 화면을 껐다.전연우가 병실로 들어가자 백윤서는 상처받은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오빠도 떠나려고요? 소월이를 가질 수 없게 됐으니 이제 인시윤한테 가려는 거예요? 오빠,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전연우는 그녀가 얼마나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초지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다음에 얘기해.”“인시윤과 결혼하려는 거죠? 권력과 부를 위해!”백윤서가 흥분하며 소리 지르자 피가 링거 관을 타고 역류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21화

    그때, 서철용의 핸드폰으로 재미있는 문자가 도착했다.감옥에 들어갔던 김남주가 출소했다는 내용이었다.참으로 흥미롭다.하필 약혼식이 한 달 남은 지금 모습을 드러내다니.이렇게 빨리 움직이려는 건가?“서 선생님, 황유나라는 아가씨가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서철용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조교에게 물었다.“어디에 있어?”“선생님의 사무실에 모셔다드렸습니다.”“그래.”서철용이 사무실에 들어가니 누군가와 똑 닮은 여자의 뒷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여자는 옅은 색 원피스에 금색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고 있었다. 등 뒤에서 들려온 발걸음 소리에 황유나가 몸을 돌렸다.“오랜만이에요. 서 선생님.”흥분감이 가득 섞여 있는 목소리였다.서철용이 손을 저어 자신을 따라온 조교를 돌려보내고는 사무실 문을 닫았다.“황유나 씨, 3년 만에 뵙는군요. 보아하니 회복이 잘 된 것 같네요.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황유나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그에게 다가갔다.“그때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이 얼굴의 주인과 아는 사이라고 말이에요! 귀국한 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았는지 알아요?”서철용이 덤덤한 웃음을 지으며 손에 쥐고 있던 검사 차트를 책상에 내려놓았다.“우리 성형외과는 고객님의 생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시 표본은 고객님께서 직접 선택하셨고 전 그 선택을 존중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 저에게 책임을 묻는단 말입니까?”그 말에 황유나는 더더욱 분노가 치밀었다.“네. 맞아요! 하지만 난 AI가 임의로 합성한 사진인 줄로 알았다고요! 그때 아는 사람의 얼굴이라고 말해줬다면 난 결코 그 얼굴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건 분명 병원 책임이에요!”서철용이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실실 웃으며 한 손으로 그녀를 확 끌어당기고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섰다.황유나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그를 경계하며 뒤로 물러섰다.“당신... 뭐 하려는 거예요!”허리가 책상에 부딪혀 더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그녀가 다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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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3화

    의사가 들어와 손이준을 진찰했다.장소월은 걱정되는 마음에 물었다. “어때요? 괜찮은가요?”의사가 대답했다.“상처 회복은 잘 되고 있습니다. 휴식만 잘 취하면 됩니다.”“네, 알겠습니다.”의사가 떠나자, 장소월은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때 갑자기 강용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이, 전 씨, 그 총알 맞고 왜 안 죽은 거요.”“무... 무슨 소리야?” 이불을 덮어주던 장소월의 손이 경직되어 멈춰 섰다.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강용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거두려던 순간, 돌연 그의 손에 잡혀버렸다.“언제 알아차린 거야? 눈썰미 꽤 쓸만하네.”정... 정말 그 사람이었다!장소월은 충격에 휩싸여 병상에 누워 있는 낯선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는 잠시 저항하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강용은 재빨리 그들을 떼어놓았다. 전연우가 일어나려고 하자 강용은 순식간에 그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접근하려고 정말 애썼네요.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날 죽이려고 했던 사람 누구예요?”강용의 손은 전연우의 상처 부위를 누르고 있었다. 그는 고통스러웠지만,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전연우 씨, 내 손에 잡히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죠?”장소월은 여전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가... 전연우였다니.그를 본 순간 도망쳤어야 했지만, 그녀의 발은 납덩이라도 매달린 듯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네가 어디에 있든, 찾아낼 거라고 했었잖아.”“소월아, 넌 내 아내야.”그 애절한 말에 장소월은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고,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아... 아니에요. 당신이 전연우일 리 없어요...”장소월은 뒷걸음질 치며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악마와 마주치기라도 한 듯, 강력한 충격이 그녀의 머리를 강타했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에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급기야 그녀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소월아...”강용이 그녀를 재빨리 붙잡았다.전연우는 애타게 그리고 그리던 아내가 다른 사람의 품에 안기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2화

    강지훈이 명령했다.“말해.”부관은 손에 든 정보를 강지훈에게 건넸다. “최근 근처 도시에 세 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는 정보입니다. 현재 저희가 일차적으로 걸러낸 상태이고, 곧 시스템으로 소현아 씨의 사진을 인식할 겁니다. 30분 안에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강지훈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 권총을 건네며 말했다.“지금 호텔로 간다.”“알겠습니다, 주인님.”거꾸로 매달려 있던 흑인 남자는 그야말로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곳은 사막과 가까운지라 지면에서 뜨거운 열기까지 올라오고 있었다.“가지 마세요! 형님!”“저 혼자 여기 두지 마세요. 무서워요, 아빠!”옆에 있던 규영이 입을 열었다. “주인님, 저 사람 풀어주는 게 어떠십니까.”“현아 아가씨 배 속에 있는 아기를 위해 덕을 쌓는 셈 치는 거죠.”“제가 옛날 어르신께 듣기로는...” 그 순간 규영은 자기도 모르게 실언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말을 바꾸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어르신의 말을 꺼내는 게 아니었는데...”강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뭐라고? 계속해!”규영은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집안에 임신한 사람이 있을 때는 피를 보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배 속에 있는 아기에게 재앙이 닥친다고요.”강지훈은 그 말을 듣고 황당하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미신은 대체 어디에서 주워들은 거야? 북경 감옥에서 매일같이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그럼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지키지 못한다는 거야?”“주인님, 그런 말씀은 함부로 하시면 안 됩니다. 혹시 모르니 믿는 게 좋습니다. 설령 사실이 아니더라도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현아 아가씨 배 속에 있는 작은 주인님을 위해서라도요.”“주인님께서 좋은 일을 하시면 자연히 작은 주인님에게 복이 쌓일 겁니다. 또한 현아 아가씨께서 순산도 하실 수 있을 거고요.”강지훈의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예전에는 본 적 없는 눈빛이었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왠지 모르게 가슴속에서 미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1화

    “우리 둘 다 옷도 입고 있었어. 그냥 너무 추워서 그랬어. 강용 몸은 뜨겁고 따뜻하더라고.”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횡설수설 변명하는 소현아의 모습이 귀여워 장소월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아. 나는 단지 강용의 안전을 걱정하는 거야. 그 강지훈이라는 사람은 아주 나쁜 놈이거든. 혹시 그 사람이 강용에 대해 물어보면 모른다고 해야 해. 강용과 모르는 사이인 척, 전혀 개의치 않는 척해야 해. 알았지?”“그럼 소월이랑도 모르는 사이라고 해야 해?”장소월은 소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난 괜찮아.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 나중에 돌아가서 강지훈의 입에서 남자 이름이 나오면 무조건 모른다고 해야 해. 여자는 괜찮아.”“그리고... 혹시 다른 사람이 널 괴롭히면 울면서 그 사람이 너를 때렸다고, 욕했다고 말해야 해. 강지훈한테 전부 고자질해.”소현아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눈물이 안 나오면 어떡해? 꼭 울어야 해?”장소월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현아야, 넌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나중에 나한테도 딸이 생기면 너처럼 귀엽고 천진난만하게 자라줬으면 좋겠어.”그녀에게는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다.사실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자신을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감옥에 가두기 십상이니까.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치다가 결국 그녀처럼 되어버리고 만다.소현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소현아는 장소월의 손을 잡고 북경 감옥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 장소월은 강지훈이 소현아를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는 아직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사랑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피어오르는 감정이다.왜 하필 강지훈이란 말인가!장소월은 잠들어 있는 소현아를 보며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었다.강지훈 같은 사람은 무해하고 천진난만한 소현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그들이 사는 세상은... 그야말로 상상하기도 꺼려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0화

    수술실 문밖에 돌아와 보니, 강용은 여전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장소월은 그에게 음식을 챙겨주었다.“수고했어. 먼저 가서 쉬어. 나랑 현아가 근처에 방 두 개 잡아놨어. 현아는 당분간 나랑 같이 잘 거고, 이건 네 방 카드야. 현아랑 같이 먼저 가 있어.”“됐어, 너도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았잖아.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어.”“나중에 그 사람이 나오면 내가 도와야할 일이 있을 거야. 여자인 너 혼자서는 불편해.”장소월은 화장실에서 꾸물거리며 나오는 소현아를 바라보았다. 손에는 간식 두 봉지도 들려 있었다. “그래... 알았어. 나는 옷이라도 좀 사러 가야겠다.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옷을 많이 못 챙겨왔거든.”“그래, 갔다 와.” 강용은 정말 배가 고팠는지,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모두 비웠다.장소월이 물었다. “옷 말고 또 필요한 거 있어?”“아무거나, 네 맘대로 해.”강용은 주머니에서 은행 카드 하나를 꺼냈다. “여기에 돈 좀 있어. 내 걸로 결제해.”“됐어. 이 돈은 나중에 쓸 데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네가 가지고 있어.”“너는 남자니까, 나중에 뭐라도 하려면 돈이 좀 있어야지”무거워진 장소월의 말투를 눈치챈 강용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쳇, 네 그림 한 점이 몇천만 원이나 된다고 지금 날 비웃는 거지? 어휴. 아가씨, 절 키워주시는 건 어때요?“계속 아가씨의 개가 될게요.”장소월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됐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개는 무슨.”장소월은 소현아와 함께 쇼핑몰에 가서 옷을 몇 벌 구매한 뒤 호텔로 돌아왔다. 신분증을 등록하려고 프런트에 선 순간, 장소월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엄습했다. 하여 새로운 신분증을 꺼내 등록 정보로 사용했다.“미카엘 씨, 여기 객실 카드입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감사합니다.”원래는 저렴한 호텔에 묵을 생각이었지만, 소현아가 불편해할까 봐 걱정되어 이곳으로 결정했다. 10층에 위치한 방에 들어가 커튼을 열어보니 아름다운 강 풍경이 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9화

    아이...지금 세 사람은 확실히 아이를 키울 여유가 없다.전 부인이 말했다. “절대 월이 돌려주지 않을 테니까 내 아이 뺏어갈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강용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됐어요. 우리 셋 다 당신 아이 봐줄 시간 없어요. 당신이 준다고 해도 우리가 싫어요.”“참, 그리고 전 남편 치료비도 잊지 말고 내줘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한때 부부였는데 너무 매정하게 굴지는 말아야죠.”그녀는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에르메스 한정판 가방에서 돈다발을 꺼내 던졌다. “그동안 아이를 키워준 양육비와 예전 나한테 줬던 돈 전부 갚았어요. 이제 각자 갈 길 가고 다시는 얼굴 보지 말자고요.”별이는 얼굴이 엉망이 된 채 서럽게 엉엉 울고 있었다. 장소월은 차마 볼 수 없어 시선을 돌렸다. 필경 다른 사람의 사생활이니 왈가왈부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아이의 엄마다. 엄마가 데려가겠다고 하면 아무에게도 막을 권리가 없다.그들이 위풍당당하게 떠난 후, 강용은 돈을 세어보았다. 몇백 달러 정도였다. “제기랄, 몇만 달러짜리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전 남편에게는 쥐꼬리만큼도 안 주다니. 빨리 죽으라고 고사라도 지내는 건가. 이 돈으로는 수술도 못 하겠네.”장소월이 말했다. “됐어, 강용.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는 거야. 일단 이준 씨 어떻게 됐는지부터 알아보자.”“그래.”소현아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소월아, 아기가 배고픈 것 같아. 들어봐... 얘네 둘이 소리치고 있어.”강용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배고픈 거면서 무슨 엉뚱한 소리야. 밥 먹을 시간이긴 하네. 넌 소현아 데리고 근처 식당에 가서 밥 먹어. 이준 씨한테는 내가 가볼게.”며칠 동안 강용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생각에 장소월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빨리 먹고 포장해서 갖다 줄게.”“그래.”식사를 마친 뒤 장소월은 소현아를 데리고 검사를 받으러 산부인과로 향했다. 30분 후, 결과가 나왔고 예상외로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의사는 검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8화

    바로 맞은편 길에서 또 한 무리의 차량이 웅장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규영이 돌연 즉시 차를 세우라며 소리쳤다. “...저... 현아 아가씨 목소리 들은 것 같아요.”강지훈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다가 그 말에 번쩍 눈을 떴다. “확실해?”규영은 확신할 수는 없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정말 현아 아가씨 같았어요. 소월이라는 이름을 부르기도 했고요. 현아 아가씨 친구분이 장소월 씨잖아요. 그냥 우연인 걸까요?”강지훈은 마지막 남은 인내심까지 바닥난 듯 말했다. “얼마나 남았지?”운전석에 묶여 있던 남자는 강지훈이 꽤 많은 힘을 들여서 찾아낸 인물이었다. 소현아의 행방을 쫓다가 드디어 실마리를 찾았다. 바로 이 남자가 소현아에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동안 강지훈의 정보 조직이 오랫동안 소현아의 소식을 찾지 못했던 이유였다.강지훈은 항공편 정보를 토대로 소현아의 사진을 일일이 대조한 결과, 그녀가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이곳 사막으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곳에서 얼마 전 폭동이 일어났고, 소현아는 무사하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흑인 남자가 한 민박집 앞에 차를 세웠다. “여깁니다, 바로 여기예요.” 사투리가 가득 섞여 있는 목소리였다.강지훈이 차에서 내리자, 곧이어 뒤따라오던 몇 대의 검은색 승용차에서도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잠겨 있는 대문을 본 강지훈은 그대로 발로 쾅 하고 걷어찼다. 몇몇 사람들이 신속하게 위층으로 올라갔고, 강지훈도 천천히 소파 옆으로 걸어갔다. 규영과 미경은 주방으로 향했다.2분 후, 위층으로 올라갔던 흑인 남자가 보고했다. “위층에는 세 명이 살고 있고, 옷가지도 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물건들은 없는 것으로 보아 이미 떠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규영이 말했다.“주인님, 냉장고에 현아 아가씨가 좋아하는 방울토마토와 포도가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아궁이에 불을 지폈던 흔적도 있습니다. 나간 지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강지훈은 베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7화

    장소월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드리웠다. “강용, 우리 가보는 게 어때? 아직 상처도 아물지 않았는데, 그 전 부인 쪽 사람들이 또 때리기라도 하면 어떡해. 죽을지도 몰라.”“젠장, 그럴 수도 있겠네.” 강용이 곧장 뒤쫓아갔지만, 어디에도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 앞, 수십 대의 검은색 승용차가 줄지어 정차되어 있었다. 방금 전까지 거만하고 제멋대로였던 여자가 한없이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보스. 제가 힘을 너무 많이 주었어요.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시죠?”그녀는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조금 전 사나웠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잘했어.”“됐어, 그만 울어!” 전연우가 호통을 치자 옆에서 울고 있던 별이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별이의 커다란 눈망울이 도로록 굴러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입을 삐죽 내밀고 울음을 터뜨릴 것 같더니, 바로 꺄르륵 웃고 있었다.“어머, 너무 귀여워. 안아주고 싶네.”“다른 사람들은?”리샬이 대답했다.“안심하세요, 보스. 시장 사람들은 모두 괜찮습니다. 그냥 연기였으니까요. 제가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다친 사람은 보스뿐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총까지 맞다니요.”전연우는 팔과 어깨에 일부러 총상을 입었다. 더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 진통제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인이었다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거기에 심하게 매질까지 당했으니... 그의 검은색 옷은 이미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내 일에 신경 쓰지 마.”그 강인한 의지력은 경외심마저 들게 했다.“큰일 났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보스. 사모님이 쫓아오고 있습니다.”장소월과 강용이 걱정되어 달려왔을 때, 손이준은 바닥에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장소월이 소리쳤다.“강용, 빨리 저 사람들 말려.”“오빠, 괜찮아요?” 장소월이 상처를 확인하려고 손을 뻗었다. 몸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이어 손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6화

    “아주 흥미진진했어. 두 부부가 오붓하게 얘기하는 거 방해하지 않도록 안 가는 게 좋을 거야.”장소월은 평소 남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 사람... 와이프가 돌아왔다고?”강용은 웃으며 말했다. “응. 어젯밤 네가 쓰러졌을 때, 그 사람 보러 병실에 갔다가 부부가 크게 싸우는 소리를 들었어. 아이 양육권 때문인 것 같더라고.”“지금도 계속 싸우고 있어서 가면 괜히 불똥이 튈지도 몰라.”그녀는 결국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부부가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에 끼어들었다가 전 부인이 오해라도 하면 더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그래. 남의 일에 우리가 간섭할 수는 없지.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줘.”“응.”지금은 이게 최선이다.이곳에는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집에 돌아온 장소월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짐이라고 할 것도 없이 옷 몇 벌과 화구 상자가 전부였다.“내일 차 오는 거 확실하지?”강용이 대답했다. “응, 현지 사람 중 한 명에게 말해놨어. 돈만 주면 내일 아침에 차로 시내까지 데려다줄 거야.”“떠나기 전에 현아를 병원에 데려가 봐야겠어.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 현아와 배 속의 아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잖아.”강용은 그녀에게 집중하지 못한 채 딴생각을 하며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소현아도 마침 잠에서 깨어났다.장소월은 식사를 준비하러 주방에 내려갔다. 그때 문밖 길 건너편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별이를 안은 채 여행 가방을 끌고 가려고 하고 있었다.입에서는 험한 말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녀 뒤에 있던 경호원 몇 명은 손이준을 밀쳐 넘어뜨렸다.그녀는 또다시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놈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장소월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남의 집안일에 간섭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저 여자가 바로 손이준의 모든 재산을 빼앗고 그를 빈털터리로 만든 사람인 걸까?확실히 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5화

    시간은 조금씩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1분 1초가 그녀에겐 더없는 고통이었다. 왜 멀쩡하던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날이 거뭇하게 어두워졌을 때, 몽롱한 정신의 장소월의 귀에 강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제 살았다...”장소월이 소리쳤다.“나 여기 있어.”휴대폰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강용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부축해 나왔다.“이준 오빠부터 먼저 살펴봐. 많이 다쳤어.”강용은 긴장한 얼굴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물었다.“넌?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장소월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으니까 얼른 오빠부터 병원에 데려가. 얼마 버티지 못할지도 몰라.”강용이 손이준을 안에서 끌어냈을 때 그의 몸은 그야말로 온통 피투성이였다. “괜찮아. 과다 출혈일 뿐이야. 밖에 의료진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강용은 그를 업고 나갔다. 장소월의 눈에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부상자들이 들어왔다. 바닥은 금방 청소를 마쳤는지 흥건히 젖어 있었고, 사방에는 경비대가 배치되어 있었다.눈 앞에 펼쳐진 아찔한 광경에 장소월은 순간 현기증이 느껴졌다. 그러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소월아.”장소월이 다시 눈을 뜬 곳은 한 허름한 병실이었다. 그녀의 손등에는 링거가 꽂혀 있었고, 옆에는 강용이 지키고 있었다.“깼어? 괜찮아?”장소월은 의식을 되찾자마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강용은 그녀가 너무 무서웠다는 것을 알고 눈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이제 안전해.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목소리까지 쉬어 있었다. “손이준 씨는 괜찮아?”강용이 대답했다. “와이프가 데리러 왔으니까 괜찮을 거야.”장소월이 물었다. “죽은 사람 많아?”강용은 그녀가 놀랄까 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 내가 차 불러뒀어. 집에 가면 괜찮아질 거야.”현재 해외 시국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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