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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하지만 이 늙은이는 지금 팥죽이 딱 먹고 싶네요.”

“제가 가서 준비해드릴게요.”

장소월이 가방을 내려놓자 강영수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강씨 집안의 오랜 하인이시라면 규칙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저녁 늦게 드시면 소화도 잘 안 됩니다. 아주머니, 데려다주세요.”

“네, 도련님.”

“잠시만요... 아주머니, 불린 팥이 아직 더 있나요?”

“있습니다.”

장소월: “오늘 학교 숙제가 별로 많지 않아요. 제가 바로 냄비에 끓여드릴게요. 대략 40분 정도면 돼요.”

어르신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그럼 수고해주세요.”

“별말씀을요.”

나이가 들수록 수면이 적어지는 법이다.

장소월이 부엌으로 가고 어르신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너랑 소월이는 이 그릇에 있는 쌀과 팥처럼 두 가지만 넣고 끓이면 순수한 맛이지만 다른 재료가 하나라도 섞이거나 적으면 맛이 변하는 거야. 이 할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스스로 잘 생각해봐. 죽은 끓일 필요 없다고 전해. 모레 시험이니 이틀 동안 방해하지 말고 무슨 일 있으면 시험 끝나고 다시 얘기해. 괜히 애 기분 망치지 말고.”

“소월이는 인내심이 강한 아이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철이 들었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아이야. 하지만 네가 잘못을 해서 저 아이 마음이 돌아선다면 그때는 다시는 저 아이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 거야.”

“소중히 여겨. 지금으로선 우리 가문의 손자며느리가 될 자격이 충분한 아이니까.”

적어도 그 여자보다 수 천 배는 훌륭했다.

어르신이 떠난 뒤, 강영수는 다른 하인들을 물리고,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는 여자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그녀와 냉전을 하고 나서 강영수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장소월이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 단순 방패막으로 삼고, 이용과 목적을 위해 옆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영수는 거의 걷잡을 수 없이 미쳐버렸다. 어쩌면...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지만, 장소월이 진짜 자신을 떠난다면 더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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