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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전연우가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블랙홀과도 같아서 도저히 그 무엇도 보아낼 수 없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귄 지 꽤 되었음에도 백윤서는 그를 완전히 얻은 것 같지 않았고 진정으로 그를 이해하지도 못한 것 같았다.

손을 잡는 것 외에 연인 사이에서 흔히 하는 스킨쉽인 키스도 해본 적이 없었다.

백윤서는 그저 자신이 너무 조급했다고 생각하며 애써 실망감을 숨겼다.

전연우는 아직도 예전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녀를 동생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전연우는 프런트에서 계산을 한 뒤 가게를 나섰다.

오늘 그들은 가든 아파트가 아닌 장씨 저택으로 향했다.

백윤서는 웅장하게 서 있는 별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오빠, 우리 집에 안 가?”

백윤서는 해외에서 돌아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줄곧 이곳을 좋아하지 않았다. 더더욱 싫었던 건 바로... 장해진이 그녀를 보는 눈빛이었다.

“윤서는 여기가 싫어?”

“아니요.”

백윤서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전연우는 그녀의 표정에서 무언가 말하기 어려운 것이 있을 거라 추측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오빠한테 말해.”

전연우의 눈빛은 그녀의 머릿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듯했다.

백윤서는 당황스러움을 애써 감추며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말했다.

“아니.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녀는 말을 마친 뒤 전연우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발그레해진 얼굴로 말했다.

“오빠, 잘 자요. 난 먼저 들어갈게요.”

백윤서는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양 차 문을 열고 부랴부랴 달려들어 갔다.

남자의 얼굴엔 소녀가 남겨놓은 향기가 따스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전연우의 표정은 여전히 냉담했다.

백윤서가 거실로 들어가 아직 깨어있는 강만옥에게 인사하고는 위층으로 총총 올라갔다.

백윤서가 돌아왔다는 건... 전연우도 왔다는 걸 의미한다.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전연우가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열쇠를 선반 위에 내려놓고 주방에 앉아있는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렸다.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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