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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무슨 자리를 빼앗았는데?”

장소월은 강용을 보며 물었다.

강용은 그녀의 책을 두드렸고, 장소월은 그의 말을 알아차렸고, 얼굴에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윤서 언니 성적 잘 나왔잖아. 올림피아드 팀에 들어간 것도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으로 들어간 거야. 원래 성적이 좋은 사람이 들어가는 곳이잖아?”

“네가 윤서보다 못하진 않잖아?”

장소월은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올림피아드 팀에 들어가고, 서울대 입학권을 갖는 건, 그녀의 학력에 금빛 이력을 더했을 뿐, 그녀가 팀을 나온다고 해서 그녀의 최종 목표가 변하는 건 아니었다.

“너 윤서 언니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오히려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뜨려?”

“아니야?”

장소월은 눈을 가늘게 떴다.

당시 백윤서가 외국에서 돌아와 서울제2중학교로 갔을 때, 강용과 백윤서의 스캔들은 온 학교에 퍼졌었다.

강용이 수업을 빼먹고 늘 백윤서의 곁을 맴돌았다.

길에서, 술집에서, 그리고... 도원촌의 그 방 베란다에서 두 사람은 키스를 하지 않았던가?

백윤서가 괴롭힘을 당하는 걸 알았을 때, 강용이 장소월을 어떻게 대했었는가?

장소월의 목을 조르고 벽에 밀치고는,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위협적인 말을 내뱉었다.

만약 이 모든 일이 강용이 백윤서를 좋아한다는 걸 증명할 수 없다면, 장소월은 더 이상 증거가 없었다.

‘지금 젊은이들은 어리고 경솔해, 감정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니까!’

“당연히 아니지!”

“그래, 알았어.”

장소월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제집을 풀었다.

“나한테 더 궁금한 거 없어? 이유가 궁금하지도 않아?”

장소월은 고개를 들고 평온한 눈빛으로 말했다.

“네가 누구를 좋아하든 그건 네 일이야.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 나도 다른 사람 사생활에는 관심 없으니까. 널 서울대로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네 성적을 올리는 것 외에 다른 일들은 나랑 상관없어.”

“사실 감정이라는 건 힘이 없어. 우리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 너한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거야.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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