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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강영수는 국을 마시며 덤덤한 표정이었고, 소매를 걷어붙인 팔의 반쪽에는 청색 문신이 드러났다. 국을 마실 때마다 구불구불 솟아오른 힘줄이 매우 신비롭고 보기 좋았다.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그게 큰 사모님 쪽에...”

오 집사는 말하면서 장소월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을 잇지 못했다.

강영수: “괜찮아, 말해.”

본가에 있는 오래된 집사가 병가를 내서, 오부연은 최근 본가 별장의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큰 사모님께서 요즘 감기에 걸려서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세요. 그리고 소월 아가씨도요...”

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다가 이 말을 듣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강가의 큰 사모님이 장소월을 만나려 한다?

감기에 걸린 것일까?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것일까?

강영수는 손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장소월에게 물었다.

“할머니한테 가보고 싶어?”

장소월은 손을 내려놓고 즉시 옷자락을 움켜잡았다.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나... 미안해.”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숟가락도 바닥에 떨어졌다. 장소월은 재빨리 주워들고 말했다.

“학원 수업 지각할 것 같아. 난 먼저 가볼게.”

장소월은 가방을 챙겼다.

강영수도 서둘러 일어났다.

“내가 데려다줄게.”

“괜찮아, 기사님이 바로 문 앞에 계셔. 나 혼자 가도 돼. 고마워.”

“소월아!”

강영수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장소월은 이미 사라졌다.

모처럼 두 사람이 함께 아침을 먹을 수 있었는데, 강영수가 서두르며 몰아붙여서 장소월은 겁을 먹고 도망가버렸다.

강영수는 좌절했다.

그는 이마를 짚고, 장소월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장소월은 마치 고슴도치처럼 항상 경계하고 있었다. 그녀를 장가로부터 구해서 강가에 데려온 지금에도...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외출도 하지 않고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았다.

강영수도 그저 그녀를 데리고 나가 다른 곳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행동마다 장소월은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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