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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아니에요. 영수는 저한테 정말 잘해줘요. 매일 등교, 하교 때마다 절 데려다준다니까요.”

“그럼 마음을 놓을 수 있겠네요.”

오 아주머니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도련님과 함께 온 거예요?”

“네.”

“밥 먹었어요? 내가 지금 만들어줄게요.”

오 아주머니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장소월이 다시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제가 하면 돼요. 강씨 저택에서 심심할 때 저도 음식을 해봤어요.”

“그럼 안 되죠. 아가씨가 도우미한테 밥상을 차려주는 법이 어디에 있어요.”

“장씨 집안에서만 아가씨예요. 지금은 오빠 집에 있으니까 그저 장소월일 뿐이에요. 금방 할 수 있으니까 기다려요.”

장소월은 방을 나선 뒤 잊지 않고 문을 닫았다.

그녀는 주방에 들어가 앞치마를 입고는 냉장고에서 식자재를 꺼냈다. 시간이 늦었으니 간단한 국수 요리를 할 생각이었다.

청경채와 고기를 썰었다.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온 전연우의 눈에 주방에서 바삐 돌아치는 장소월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는 몇 번이나 이 광경을 꿈속에서 마주했다.

매번 몸을 돌릴 때마다 그녀의 부드러운 미소가 아른거렸다.

하지만 그날 병원에서 나왔을 때부터 그 소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남자는 마음속의 복잡함을 감추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윽...”

장소월의 손가락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칼에 베인 것이다.

순간 남자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고는 수도꼭지에 가져갔다.

차가운 물이 상처에 닿으니 배로 더해지는 통증에 그녀가 손을 움츠렸다.

전연우가 이마를 찌푸렸다.

“칼질도 못 하면서 사람을 보살피겠다고?”

그는 힘이 너무 강했다. 장소월이 몇 번이고 손을 빼내려 했으나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영수가 날 주방에 가지 못하게 했어.”

장소월이 말했다.

“그래서 집에 오지 않은 거야?”

전연우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왜 그 집에 갔는지 알아? 영수는 종래로 나한테 상처를 주지 않기 때문이야.”

날 해치는 건 전연우 당신뿐이거든.

전연우는 돌연 무슨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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