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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강용도 도착했다.

역시 그 말이 그를 이곳으로 이끌었나 보다.

강용은 오자마자 책가방을 책상에 내던졌다. 하마터면 바닥에 떨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장소월이 잡아 옆 의자에 놓아두었다.

“이왕 왔으니까 시작하자.”

강용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먼저 수업할래, 아니면 얘기할래?”

“네 생각엔?”

장소월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대답을 듣기 전엔 아마 수업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장소월은 도서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책가방에서 화첩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이 화첩을 본 사람은 날 제외하고 네가 처음이야.”

강용은 한장 한장 펼쳐보았다. 모두 연필로 그린 풍경화였고 그림마다 장소가 표기되어 있었다.

“어때?”

“꽤 볼만 하네.”

“뭐 부족하다가 생각되는 거 없어?”

“너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이 장소들은 모두 내가 가고 싶어 하는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야. 또한 내가 서울대에 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이 그림에 색을 입히지 않은 건 언젠가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조금씩 칠하기 위함이야.”

“나 정말 가 보고 싶어.”

“강용, 이 세상엔 내가 보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아. 나한테 있어 감정은 필수적인 것이 아니야. 난 혼자라도 외롭지 않아. 오히려 곁에 아무도 없는 자유로움이 좋아.”

“그게 우정이든 아니면... 사랑이든!”

“강용, 내 말 이해할 수 있어? 내가 바라보는 건 앞으로의 먼 미래이지, 지금 눈앞의 것이 아니야!”

“네가 말한 강씨 집안... 확실히 보통 사람은 닿을 수도 없는 곳이야. 또한 네 형은 정말 좋은 사람이지.”

“하지만 나한텐 그것보다 더 중요한 존재가 있어. 난 지금 천천히 내 미래와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고.”

“강용, 사실 너와 난 똑같이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하고 있어... 우린 이러면 안 돼...”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밝은 미래를 위해 살아간다. 아무런 목표도, 영혼도 없는 미라가 아니다.

“지금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장소월이 수학 문제집을 펴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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