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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전연우의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방을 나선 뒤, 장소월은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진 얼굴로 그와 잡았던 손을 닦아냈다.

전연우는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감시 어플을 살펴보았다. 불과 십여 분 전에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모두 장소월과 허이준이 디자인과 관련해 나눈 이야기였다.

그는 이어 암호가 걸려있는 그녀의 메일을 열었다. 메일함은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전연우가 심어놓은 감시 어플엔 재부팅 기능이 있었다.

메일 내용을 본 순간 그의 모든 움직임이 멈춰버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의 눈동자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웠다.

태양이 모습을 감춘 시간, 미뤄두었던 회사 연말 파티가 오늘에야 시작되고 있었다.

서철용이 함께 설을 보내려 저녁 식사를 요청했지만, 전연우는 무정히 거절해버렸다.

전연우는 직접 그녀에게 조금의 살결도 드러나지 않는 롱 드레스를 골라주었다. 성세 그룹 안주인이 해야 마땅한 옷차림이었다. 그토록 두꺼운 드레스를 입었음에도 여전히 여리여리한 몸매를 자랑하는 장소월이었다. 그녀는 무겁고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귀걸이도 하지 않았다.

네 번째 손가락에 끼운 레드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녀를 더더욱 눈부시고 우아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장소월은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고귀한 분위기를 태어날 때부터 몸에 지닌 듯했다. 이 세상 아무도 그녀를 흉내조차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녀의 몸에선 어렸을 때부터 명문가 규수의 자태가 뿜어져 나왔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행동일지라도 그녀가 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완전히 매료되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전연우는 거울을 비추는 그녀를 보고는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할 수만 있다면 너 꼭꼭 숨겨놓고 나 혼자만 보고 싶어.”

그가 장소월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저녁에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어머... 대표님, 아가씨, 그렇게 대놓고 하시면 어떻게 해요. 별이가 보잖아요.”

은경애가 아이를 안고 들어왔다.

장소월은 순간 새빨갛게 얼굴이 달아올라 다급히 그를 밀어냈다. 은경애가 작은 나무 상자 하나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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