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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장소월은 전연우가 껍질을 깐 포도알이 놓여있는 과일 접시를 들고 일어나 조금 전 말했던 그 직원에게로 향했다. 모든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장소월은 자연스럽게 그들 앞에 접시를 내려놓았다.

“전 다이어트 중이라 다 못 먹어서요. 대표님이 직원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드세요.”

예쁘게 꾸민 아가씨는 깜짝 놀라며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니, 아니에요... 사모님, 그냥 농담이었어요.”

머지않은 곳에 서 있던 기성은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저건 또 무슨 속셈이란 말인가?

장소월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요. 양은 많지 않지만 나눠 드세요.”

“전 손 씻으러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다른 한 명의 직원이 재빨리 일어섰다.

“사모님, 제가 모시고 갈게요.”

장소월은 담담히 웃으며 거절했다.

“괜찮아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즐거운 시간 보내요.”

하지만 그때, 송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소월 씨, 사람을 모욕하는 것도 장소를 가려서 해야죠. 여긴 회사 연말 파티장이에요. 소월 씨 집 방구석이 아니라고요.”

증오가 다분히 담긴 그 뾰족한 말과 함께 송시아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

모든 사람들이 불꽃 튀는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성세 그룹 직원들은 모두 비서로부터 시작해 이 자리까지 올라온 부대표가 대표님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대표님, 이런 자리에선 그렇게 막말을 하면 안 되죠. 그럼 다들 부대표님에게 돈 버는 능력만 있지, 예의는 전혀 없다고 생각할 거잖아요! 고작 포도 한 접시일 뿐이에요. 제가 언제 사람을 모욕했다고 그래요? 말하기 전에 그 뇌로 생각부터 좀 하세요. 혹시... 지금도 제가 부대표님을 모욕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장소월이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옆에 앉아있던 직원은 경직되는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천진난만하게 포도를 들고 말했다.

“아니에요.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이 포도는 대표님께서 직접 껍질을 발라 사모님에게 주신 거예요.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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