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불쑥 일곱 대의 은침이 나타났다.“하!”그가 팔을 휘두른 순간 일곱 대의 은침이 어르신의 일곱 개 혈 자리에 나란히 꽂혔다.손 신의는 놀라서 몸이 움찔거리고 입이 쩍 벌어졌다.“아니 이건... 공수침이란 말이야?!”일곱 대의 은침이 어르신의 혈 자리에 꽂힌 순간 일제히 흰 빛을 내뿜더니 북두칠성의 모양을 이루며 별처럼 눈부시게 빛났다.“만수무강할 운명을 타고났고 가슴팍에 칠성문도 찍었으니 저승사자가 와도 내가 절대 놓아줄 수 없지! 이젠 일어날 때가 되었어요, 어르신!!!”최서준은 마치 주술을 외우듯 어르신의 생사를 좌우하고 있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혼미상태에 빠져 있던 어르신이 갑자기 검은 피를 내뿜더니 격렬하게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순간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모든 이가 벼락이라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고 넋이 나가버렸다.“헐... 진짜 어르신을 살렸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주하은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냉큼 외쳤다.“할아버지...”어르신은 흐린 눈을 천천히 뜨며 무기력하게 말했다.“하은아... 나 아직 안 죽었어? 방금 꿈에서 너희 할머니가 나 데려가겠다고 했는데...”“할아버지 아직 살아있어요. 저 사람이 할아버지를 구해주셨다고요.”주하은이 기쁨의 눈물을 훔쳤다.“너무 잘 됐어요. 진짜 너무 잘됐어요 할아버지.”뭇사람들도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며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어르신을 바라봤다.“기사회생이야. 이게 바로 진정한 기사회생이라고.”손 신의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의사 생활을 수십 년 해오면서 이런 광경은 또 난생처음이었다.어르신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고맙네, 손 신의. 자네가 날 구했어.”손 신의는 얼굴이 빨개지고 재빨리 손사래 치며 말했다.“아닙니다, 어르신. 제가 어르신을 구한 게 아니라 저기 있는 저분이에요.”“그래요, 할아버지. 바로 이분이 할아버지를 구해주셨어요.”주하은은 손으로 최서준
애초에 최서준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진짜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었는데 가소롭게도 그런 귀인을 사기꾼으로 몰아가다니.주씨 일가의 임원들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지금부터 전부 나가서 찾아. 남양을 싹 다 뒤집어서라도 아까 그 신의를 찾아내. 못 찾으면 돌아올 생각 마!”다음 날 아침 도현수가 또 전화 왔다.“서준아, 지금 어디야? 연우가 오늘 너 데리고 회사 가서 면접 보겠다는데 주소 보내줘. 연우한테 너 데리러 가라고 할게.”“네, 아저씨.”최서준은 나인원 크라운 별장 주소를 도현수에게 보냈다.도씨 일가 대문 입구.흰색 벤츠 C260 세단 옆에 검은색 정장 차림의 젊은 여자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연우야, 너 그 촌놈 약혼자 너무 허세 부리는 거 아니야? 우리 지금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아영아, 그만해. 나도 지금 미쳐버리겠단 말이야.”도연우도 짜증스럽게 불평을 늘어놓았다.‘아빠도 참, 굳이 그 촌놈을 회사에 들여보내라더니 이젠 또 이렇게 한참이나 기다리게 해?’두 사람이 한창 투덜거리고 있을 때 도현수가 전화 왔다.“연우야, 서준이 나인원 크라운 별장에 있대. 지금 바로 서준이 데리러 가.”도연우가 스피커폰으로 전환하다 보니 옆에 있던 진아영도 엿듣고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거 아니지? 그 자식이 나인원 크라운에 산다고?”“그게 왜?”도연우가 의아한 듯 물었다.“나인원은 남양의 최고급 별장 구역이야. 특히 나인원 크라운 별장은 남양에서 손꼽히는 별장이라 가격이 무려 천억이라고.”진아영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연우야, 그 자식 촌놈이라며? 어떻게 나인원 크라운에 살아? 뻥 치는 거 아니야?”도연우는 화들짝 놀랐다.뭐라고?가격이 무려 천억이라니?!그녀는 침을 꼴깍 삼켰다.“가자, 뻥인지 아닌지 가보면 알 거 아니야.”최서준은 주소를 보낸 후 별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산정상의 경치를 감상했다.풀숲에 버려진 빈 음료수병을 보더니 그는
최서준이 고개를 내저었다.“내가 산 거 아니에요.”“그럼?”두 여자는 어안이 벙벙했다.진아영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서준 씨 참 겸손하시네요.”그녀는 문득 최서준이 들고 있는 봉투를 보더니 두 눈을 반짝거렸다.“서준 씨 이 안에 현금 들어있죠? 부자들은 현금 쓰는 걸 제일 좋아한다던데 역시 듣던 대로네요.”최서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선뜻 앞으로 다가가 봉투를 가져와서 열어보았다.순간 그녀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안에 든 것은 돈이 아니라 빈 깡통이라 역겹고 악취가 풍겼다.“방금 주운 쓰레기예요.”최서준이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했다.“쓰레기를 주웠다고요?”진아영은 미소가 그대로 굳었다.“네.”최서준이 머리를 끄덕였다.그녀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뭐야?! 결국 쓰레기 주우려고 여기까지 온 거예요?”그녀는 말하면서 휴지로 손을 미친 듯이 닦았다.“진짜 기분 잡쳐. 그냥 거지잖아. 좋았다 말았네! 연우야, 너희 아빤 대체 왜 저런 녀석을 찜하셨대? 쓰레기나 줍는 촌놈을 네 약혼자로 정하다니 이게 말이 돼?”그녀는 야유에 찬 눈길로 최서준을 째려보며 좀 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도연우도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이 녀석이 진짜 여기 지내는 줄 알았는데 쓰레기 주우러 온 거라니...젠장! 촌놈 때문에 그녀의 체면이 한없이 구겨졌다!화가 난 도연우는 이 한마디만 내던졌다.“가자 얼른.”몇십 층에 달하는 이퓨레 그룹 빌딩 입구에서.“여기서 일단 기다리고 있어. 내가 들어가서 얘기하고 올게.”도연우는 최서준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곧장 진아영과 함께 로비로 들어갔다.최서준은 회사 이름을 보더니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퓨레 코스메틱? 이건 최우빈이 그에게 양도한 회사인데?!로비에서 다섯 명의 젊은 남녀가 함께 모여 수군거렸다.“연우야, 걱정 마. 내가 이미 외삼촌한테 얘기했으니 그 자식 절대 면접 통과 못 해.”가슴팍에 마케팅팀 매니저라는 명찰을 달고 베르사체 정장을 입은 오민욱이 차가운
“뭐가 그리 급해? 다들 이제 곧 동료 될 텐데 미리 알아가는 것도 좋잖아.”오민욱의 눈가에 한기가 스쳤다. 그는 선뜻 최서준에게 손 내밀며 으스댔다.“반가워요, 오민욱이에요. 현재 마케팅 2팀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고 연우 동료이자 상사에요.”최서준은 그의 사악한 미소를 바로 알아챘지만 똑같이 손 내밀며 무표정하게 말했다.“최서준이에요.”두 사람이 악수하는 모습에 곽정원은 속으로 깨고소해했다.오민욱은 손힘이 세기로 유명해 전에 그와 한번 악수하다가 하마터면 손이 부러질 뻔했고 그 뒤로 족히 사흘을 아팠다. 심지어 그것도 오민욱이 자제한 결과였다.이젠 드디어 이 촌놈이 망신당할 차례가 됐다.아니나 다를까 최서준은 악수하는 순간 거대한 힘이 압박해오는 걸 느꼈다.오민욱의 표정을 보자 야유와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그는 도연우 앞에서 최서준에게 망신 주어 제 앞에 무릎 꿇고 빌기를 바랐다.다만 아쉽게도 아무리 힘을 줘봤자 최서준은 줄곧 담담한 표정이었다.‘이 녀석 변태 아니야?’오민욱이 속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곧이어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충격과 고통으로 뒤바뀌었다. 그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최서준은 마치 집게처럼 되레 그의 손을 꽉 잡았는데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오민욱은 손이 으스러질 것 같아서 얼른 빼내려 했지만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그가 간신히 고통을 참는 모습에 최서준이 배시시 웃었다.“오 매니저, 괜찮아요? 무슨 땀을 이렇게 많이 흘려요?”“이 손... 놔요.”오민욱은 피를 토할 것처럼 이를 꽉 깨물었다.“에이, 그럼 안되죠.”최서준이 진심 어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오 매니저가 마치 옛친구처럼 반가울 따름인데 좀 더 잡고 있어요 우리.”옛친구는 개뿔!오민욱은 울상이 되어 험상궂은 얼굴로 변했다.“손 놔, 당장 이 손 놓으라고!”“이봐요 최서준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곽정원이 드디어 수상함을 느끼고 황급히 질책했다.“오 매니저가 나랑 더 악수하고 싶지 않으니 어쩔 수 없네요.”최서준은 장난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대표님, 저는 이퓨레 코스메틱 부대표 임상아라고 합니다. 편하게 말 놓으세요. 어제 회사 주주총회에서 지오 그룹 최우빈 대표님이 수중의 75퍼센트 지분을 최서준 대표님께 양도한다고 발표하셨어요. 즉 어제부터 대표님은 우리 회사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선정되셨어요. 최우빈 대표님께서 대표님 사진이랑 일부 자료들도 저한테 보내주셨어요. 앞으론 제가 대표님을 보좌하겠습니다.”최서준은 그제야 깨달았다.“알았어. 나 지금 바로 회사야. 무슨 일 있으면 임 대표한테 분부할게.”부대표이사 사무실.전화를 끊은 후 임상아는 곧장 비서를 불러와 명령했다.“우리 회사 신임 대표 최서준 대표님이 지금 회사에 와 있어. 아마 비밀리에 방문하고 있을 거야. 당장 각 부서 담당자들한테 말해서 직원 단속 잘하라고 해. 가장 바람직한 업무 자세를 보여야 해. 미리 말하는데 누가 감히 최 대표님 눈에 나면 당장 해고당할 줄 알아!”“알겠습니다, 대표님!”비서도 식겁하며 재빨리 부대표의 명령을 전달했다.회사 로비에서 도연우 일행은 최서준이 나오길 기다리며 기대에 찬 얼굴로 줄곧 희희덕거렸다.이때 오민욱이 전화 한 통 받더니 갑자기 긴장감에 휩싸인 표정을 지었다.“왜 그래 민욱아?”진아영이 궁금한 듯 물었다.오민욱은 숨을 깊게 몰아쉬며 말했다.“방금 팀장님한테 전화 왔는데 우리 회사 신임 대표 최 대표님이 이미 비밀리에 회사를 둘러보고 계신대. 우리더러 열심히 업무에 임하래. 만에 하나 경솔하게 굴면 바로 해고래.”“뭐?”다들 입이 쩍 벌어졌다.도연우가 이해 안 된다는 듯이 물었다.“민욱아, 우리 회사 대표님은 이씨 성 아니야?”“지금은 아니래.”오민욱이 고개를 내저었다.“외삼촌이 그러는데 어제 급하게 주주총회를 열어서 원래 하던 이 대표가 퇴임하고 새로 온 최 대표가 대주주이자 대표직을 맡았대. 아직 소식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고 너무 급하게 결정된 일이다 보니 너희들한테 미처 얘기하지 못했어.”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정세훈은 어이가 없어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누굴 동성애자라는 거야! 너야말로 동성애자 아니야? 너희 온 가족이 동성애자야. 꺼져, 썩 꺼져버려.”최서준이 되물었다.“동성애자가 아닌데 왜 별자리로 직원 채용해요?”“내가 인사팀 매니저니까 내 맘대로 정해. 네가 뭘 어쩔 건데? 왜? 때리기라도 하게?”정세훈이 거만을 떨며 비아냥댔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찰진 귀싸대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정세훈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얼굴을 감싸고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봤다.“야 이 새끼야, 네가 감히 날 쳐?”“어디 그뿐이겠어? 지금 당장 널 해고할 수도 있는데, 왜? 내 말 안 믿겨?”최서준이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정세훈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뭐라고? 이 새끼가 어딜 감히? 네가 뭐 새로 온 대표님이라도 되는 줄 알아? 나 때렸지 방금? 넌 이제 끝장이야 새끼야. 딱 기다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야, 조규찬, 당장 경호원들 데리고 내 사무실로 와. 여기 누가 소란 피우고 있어.”곧이어 덩치 큰 사내 다섯 명이 안으로 뛰어왔다.“규찬아, 여기 이 자식 당장 끌어내.”정세훈이 최서준을 가리키며 앞장선 경호원에게 말했다.다섯 경호원은 손에 전기봉을 들고 험상궂은 얼굴로 최서준을 둘러쌌다.“그냥 혼자 나갈래 아니면 우리가 끌고 나갈까?”그 순간 정세훈은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최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케이, 너희들 모두 회사에서 꺼져야겠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임상아 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인사팀 매니저 사무실인데 5분 줄게, 당장 이리로 와!”정세훈은 그가 전화하는 걸 말리지 않고 오히려 통화를 마친 후 계속 비아냥댔다.“자식, 전화로 사람 부르게?”그는 코웃음 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계속해봐, 몇 명이나 부를지 보자. 대체 누가 널 지켜줄지 몹시 궁금해지는데.”경호 팀장 조규찬이 곧장 아부를 떨었다.“그러게 말입니다. 매니저님은
“5분 20초...”최서준이 담담한 눈길로 임상아를 쳐다봤다.“지각이야.”“죄송합니다, 대표님.”임상아는 가슴이 움찔거렸다.순간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그녀의 일련의 행동에 모든 이가 충격에 휩싸였다.그중에서도 정세훈이 가장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임상아는 회사 부대표라 대표님 바로 아래 직급이다.잠깐...방금 뭐라고 불렀지?대... 대표님?!정세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봤다.“너... 네가 바로 새로 온 최 대표야?”헐?이 녀석이 바로 신임 최 대표라니?조규찬 일행도 식겁하여 몸을 벌벌 떨었다.최서준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방금 내가 한 말 기억하지? 널 때릴 뿐만 아니라 해고할 수도 있다는 말. 이젠 드디어 믿겠어?”정세훈은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그는 제 뺨을 연신 후려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어요, 제가 감히 대표님도 못 알아뵙고...”조카가 꼽주라던 사람이 신임 대표님일 줄은 정말 꿈에도 상상치 못한 일이다.대표님일 줄 알았다면 대체 무슨 엄두로 이런 짓을 벌였겠는가.“다들 간이 배 밖으로 튀었어? 감히 대표님 심기를 건드려?!”임상아는 드디어 사건 경위를 알아채고 정교한 얼굴이 한없이 싸늘해졌다.다들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절대 최서준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건만 감히 최서준의 총구에 들이받을 줄이야.그녀는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정세훈과 조규찬 일행은 얼굴이 잿빛이 되었고 눈가에 후회와 절망으로 가득 찼다.임상아가 그들에게 당장 짐 싸서 나가라고 말하려 할 때 최서준이 담담하게 먼저 입을 열었다.“됐어. 모두 전에 날 본 적이 없잖아. 오늘 일은 이쯤에서 끝내. 그렇지만 오늘부로 감히 또 같은 착오를 범한다면 그땐 진짜 가차 없이 내쫓을 줄 알아. 아참 그리고 방금 있은 일은 절대 외부에 떠벌리지 마. 특히 내 신분은 철통
도연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민욱, 그놈 면접 보러 들어간 지도 꽤 됐는데, 왜 아직도 안 나와?”“걱정하지 마, 전에 삼촌이랑 얘기 다 해뒀어. 그놈 면접 통과하지 못할 거야.”오민욱도 궁금하긴 했지만,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그녀를 웃으며 안심시켰다.진아영도 그 말에 가담했다.“맞아, 오민욱 삼촌이 인사팀 매니저라 직원 채용 관련해서는 다 담당하고 계셔. 오민욱 삼촌만 동의하지 않으면, 네 그 촌닭 약혼자는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도 못할 거야.”두 사람의 말에 도연우의 심란하던 마음도 조금은 안정되었다.이때, 정세훈이 가죽가방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다급히 걸어 나왔다.그 모습에 오민욱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잽싸게 달려가 물었다.“삼촌, 어떻게 됐어요? 그놈 면접 통과 안 됐죠?”“짝!”정세훈이 굳은 얼굴로 그의 뺨을 내리쳤다.“이 X끼야, 너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잖아.”그 싸대기 한방에 오민욱과 도연우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대체 뭔 일인가?정세훈이 왜 오민욱에게 뺨을?오민욱이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삼촌, 왜 때려요?”“당장 꺼져. 난 너 같은 조카 둔 적 없으니까.”정세훈은 고함을 지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다들 어안이 벙벙해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이때, 최서준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걸어 나왔다.“다들 아직 안 가고 있었네?”“어떻게 됐어요? 면접 통과됐어요?”오민욱이 다급히 물었다.“덕분에 면접 통과됐어요.”최서준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답했다.면접이 통과됐다는 말에 오민욱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어떻게 이럴 수가?오민욱외에 나머지 사람들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도연우의 표정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졌고, 그녀는 분노 섞인 눈빛으로 오민욱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마치 말 다 해놨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는 것 같았다.오민욱도 그녀의 눈빛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지만, 일이 이미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