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3화

한편, 술집 옆에 있는 한 호텔.

여긴 어디지?

잠에서 깬 임지아의 손끝에 호텔에서 쓰는 시트가 만져졌다. 이에 임지아가 얼른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방엔 욕실도 있었다. 누군가 안에서 샤워하는지 물소리가 들려왔다.

임지아의 기억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데에 멈춰 있었다. 어쩌다 호텔까지 온 거지?

얼른 몸을 살펴봤지만 다행히 아직 옷은 그대로였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임지아가 한시름 놓고는 방에서 나가려 했다.

문 앞까지 걸어갔는데 욕실 문이 열렸고 아래에 달랑 수건만 걸친 백건호가 걸어 나왔다. 그는 한 손으로 촉촉하게 젖은 머리를 닦으며 물었다.

“어디 가려고요?”

“백건호 씨? 당신이었어? 다가오지 마요!”

임지아가 이렇게 말하며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한발 늦었다. 뒤따라온 백건호가 그녀를 덮쳤던 것이다.

백건호늘 임지아를 마구잡이로 안아 침대에 내동댕이쳤다.

임지아는 작은 맹수처럼 발버둥 치며 두 손을 허공에 마구 휘젓는 것으로 백건호를 물리치려 했다.

“지아 씨 아직 나 기억하고 있네. 아까 술집에서 당신을 구해준 건 나예요. 나 아니었으면 벌써 나쁜 사람한테 당하고도 남았을걸요?”

“게다가 전에 그렇게 좋다고 쫓아다녔는데 좀 안으면 안 돼요? 그냥 안고만 있을게요. 다른 건 일절 안 하고.”

백건호는 말은 그렇게 해도 이미 임지아의 몸에 이리저리 손대고 있었다.

“사실 지아 씨도 나 좋아했던 거죠? 아니면 왜 이 술집에 왔겠어요? 이 술집 처음 데려온 사람 나잖아요. 임지아 씨, 나 믿어요. 정말 안기만 할게요. 이렇게 안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백건호는 두서없이 장황하게 말했다. 너무 절박했다. 그런 절박함이 사람을 너무 소름 끼치게 했다.

복싱 선수에 여러 상을 휩쓸었던 그에게 임지아의 주먹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짐승 같은 놈, 이거 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임지아는 격렬하게 반항하면서 절망에 찬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마음껏 소리쳐요. 목이 터지도록 불러도 아무 소용 없어요.”

백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