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진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최서준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최서준, 이 별장이 네 별장이라며? 증명해봐.”“그래. 얼른 증명해봐!”육준서도 정신을 차리고 최서준을 재촉했다.최서준이 입을 열려고 할 때 도현수가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서준아, 돌아가자. 오늘의 일로 반성하길 바라. 앞으로 허세를 너무 부리지 말고 실속 있는 사람이 되어라.”“현수 아저씨도 저를 못 믿는 거예요?”최서준이 눈썹을 까딱이며 물었다.“믿을 수가 있겠어?!”하은숙이 차갑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넌 거울도 안 보고 살아? 네까짓게 이 별장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해? 우린 처음부터 네 말을 믿지 않았어. 너를 따라온 건 네가 창피해하는 꼴을 보려고야! 그런데 너는 여전히 뻔뻔하게 고집을 부려?”모든 사람은 마치 광대를 보듯 비웃음 가득한 시선으로 최서준을 쳐다보았다. 이때 별장의 문이 열렸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우아한 중년 여자가 걸어 나왔다. “저기 봐요. 진정한 주인이 나왔어요.”육성진이 얘기했다.그러자 사람들이 고개를 돌렸다.고귀해 보이는 중년 여자를 본 사람들은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만약 낯선 사람이라고 화를 내면 어떡하지? 중년 여자는 문 앞의 사람들을 보고 약간 멍해 있다가 최서준을 보고 빠르게 걸어가 공경하게 얘기했다.“최서준 님, 오셨군요.”“누구세요?”최서준이 멍해서 물었다.중년 여자가 급하게 설명했다.“최서준 님, 저는 진미영이라고 합니다. 최우빈 님이 붙여주신 집사입니다. 최서준 님을 도와 별장을 관리하고 가정부 일을 하고 있습니다.”최서준을 알겠다고 짧게 대답하고 담담한 표정을 드러냈다.그 순간 육성진과 육준서는 그대로 굳었다.도현수도 굳었고 하은숙도 마찬가지였다.이게 무슨 상황인가. 별장에서 걸어 나온 여자가 최서준의 집사이자 가정부라니.그러니까 최서준이 남양에서 가장 비싼 별장의 주인이라고?그럴 수가 없었다!육성진은 겨우 침을 삼키고 얘기했다.“저기요, 아주머니. 착각하신 거 아니에요? 이 자식은
이 순간 도현수 등은 마치 몸이 굳은 것처럼 멍해졌다. 충격, 공포, 섬뜩함,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 그들의 얼굴에 낱낱이 드러났다."촌놈?""나인원 크라운 별장 주인?""최우빈의 도련님?"최서준의 여러 가지신 분들은 이들의 머릿속에서 한 줄기 날벼락처럼 뒤엉켜 초토화됐다. 이 세 개의 신분은 사실 전혀 관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세 신분이 너무 큰 차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그들을 때려죽여도 믿을 수 없었다.육성진네 부자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들은 이런 신분을 가진 사람의 미움을 사버렸다. 그는 최우빈과 같은 사람들도 모두 그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 복종해야 할 정도의 신분을 가졌다.하지만 오기 전에 그들은 최서준에게 온갖 나쁜 말을 했고 심지어 대중들 앞에서 그한테 욕설까지 했다.하은숙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는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후회가 담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최서준의 신분을 과소평가했구나.'그녀는 예전에도 촌놈으로 여기고 살았었다. 집에 들어올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딸 도연우와 최서준이 약혼을 파기하게 하도록 도현수에게 온갖 수를 썼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녀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가슴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만약 그녀가 처음에 딸과 최서준의 약혼을 지지했다면 지금 그들 일가는 분명 덕을 볼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랬다면 그녀들은 지금 눈앞에 있는 값비싼 저택에 머물게 될 것이었고 남양시 전체를 아우르게 되는데 안타깝게 되었다. 하지만 후회해도 아무 쓸모도 없었다. 기회를 놓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몇 사람 중에서 도현수가 비교적 침착한 편이었지만 그의 웃음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일찍이 최서준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는 마침내 딸의 최근 행동거지가 왜 이상한지 알게 되었다. 아마 자극받은 것 같았다. 그는 심호흡하고 다시금 눈앞의 젊은이들을 훑어보았다. 도현수의 눈빛은 복잡했고 그 속
'직장을 잃었는데 앞으로 매달 2000만 원이 넘는 대출금을 어떻게 내지?'육성진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그도 임상아의 말을 들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은 요란하게 울렸고 얼굴빛은 하얗게 질렸다. 그는 후회했다. 최서준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망했어, 아버지가 직장에서까지 잘려 먹게 했어.'갑자기 육준서는 최서준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애원하는 얼굴로 말했다."최서준 씨, 최 대표님, 제발 좀 살려 주세요.""10분 안에 저 사람들을 여기서 꺼지게 해. 그렇지 않으면 다리를 부러뜨려 저기 산 아래로 던질 거야."최서준은 이렇게 한마디를 던지고 두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돌아서서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최우빈은 육성진 부자를 보며 말했다."알아서 꺼질래 아니면 내가 꺼지게 만들어 줄까."두 사람은 깜짝 놀라 급히 자리를 떴다.10분 정도 지난 후, 최서준은 거실의 의자에 앉아 최우빈을 바라보며 말했다."말해봐, 영필의 행방을.""도련님, 소문에 의하면 내일 오후에 남양시에서 경매가 열린다고 합니다."최우빈이 입을 열었다."영필이 확실해?"최서준이 눈썹을 치켜세우고 정색을 했다.영필은 하은숙의 병이 치료에 관한 것이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저도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붓은 건국 전 도사의 것이라는데 이 도사는 노산에서 왔으며 부적을 그려서 액운을 물리치고 연단을 써서 병을 고쳤다고 합니다. 전쟁 때 산에서 내려와 사람을 구해줬다가 되려 잡혀 들어가 병으로 죽었고 남은 유품 대부분이 부서졌다고 합니다. 그의 후손들은 집이 가난해지자 궁지에 몰린 나머지 이 사람의 유품을 경매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들어보니 진짜인 것 같네."최서준의 눈이 번쩍 뜨였다. 기대를 하는 듯했다."나 대신 좀 안배해 줘.""네."최우빈은 최서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어둠이 드리워졌다. 바다 건너편은 아직 오전이었다. 우뚝 솟은 산봉우리에 구름이 감돌아 마치 꿈에서 나올 법한 장면 같았다. 구름과 안개 속에 한
최우빈이 나인원 크라운 별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하은도 전화를 걸어와 최서준에게 내일 오후 남양시에서 경매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고 그가 원하는 영필이 경매에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이번 경매에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언급했다."경매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은 몰랐네요."전화를 끊은 최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들의 목적이 영필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허란희는 일곱 누나를 제외하고 한성 보육원에 남은 유일한 생존자였다. 그녀가 일곱 누나의 행방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녀를 치료하는 것이 시급했다. 그래서 그는 영필이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었다.김지유는 이미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두 눈에 멍하니 머리 위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잠을 잘 수 없었고 잠자리에 들지도 못했다. 눈만 감으면 낮에 최서준과 주하은이 껴안는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비록 그녀는 자신이 이 두 사람의 사이를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우 괴로웠다.그녀는 회사에도 가지 않았고 침대에 누워만 있을 뿐 아무 일도 신경 쓰지 않았다.바로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최서준이 돌아왔나?"김지유는 벌떡 일어나 휴대전화를 꺼내 현관 CCTV를 봤다. 예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던 최서준이 지금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그녀조차도 깨닫지 못했다. CCTV를 통해 그녀는 별장 입구에 흰 양복을 입고 꽃을 든 서민혁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최서준이 아니었어.'그녀는 다시 눈동자의 빛을 잃은 채 맥없이 침대에 누워 큰 실망감에 눈물이 났다.'최서준, 정말 돌아오지 않을 거야? 할아버지와 약속했잖아, 날 보호하겠다고.'입구에 서 있던 서민혁은 초인종을 몇 번 눌렀지만 아무도 문을 열지 않았다. 그는 화를 내지 않고 온화하게 말했다."지유야, 너 안 자는 거 알아. 다른 뜻은 없고 그냥 작별인사하러 왔어. 나 이제 곧 출국해.
다음날 아침 최서준은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한 뒤 곧장 남양시의 장례시장으로 향했다. 여기에 가는 것은 허란희의 정신이상 증세가 심한 것 때문이었다. 전통적인 요법은 더 이상 쓸모가 없었고 부적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계속 영필의 행방을 알아봤다. 부적을 그려서 병을 고치기 위해서였다.영필의 행방이 거의 확실해졌으니 다른 재료도 사야 했다. 예를 들면 진사와 황부 같은 것이었다. 30분도 안 돼서 그는 이미 진사와 황부를 샀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재료가 하나 부족했는데 그건 바로 정혈이었다.통속적으로 말하면 정혈은 닭의 피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다만 닭의 피는 종종 신봉들이 속임수로 사용하는 것일 뿐이었다. 영력이 있는 부전을 그리려면 영필 외에 닭의 피에도 영력이 요구되었다. 물론 꼭 닭의 피가 아니라 비둘기의 피일 수도 있고 영력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최서준이 가게를 나설 때 도포를 입은 노인과 양복 차림의 청년과 마주쳤다. 양복 청년이 최서준을 알아차리고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곧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그쪽이 최서준인가요?”"그쪽은?"최서준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제 소개를 하자면 이름은 서민혁입니다. 지유의 전 남자친구입니다.”최서준은 무심하게 대답하고 그를 피해서 떠나려 했다. 서민혁은 최서준이 자신의 말을 알고 다소 질투하리라 생각했다. 어쨌든 어떤 남자든 자기 여자의 전 남자친구 소식은 듣고 싶지 않을 것이었고 만나기는 더더욱 싫을 것이었다. 그러나 최서준의 행동은 그를 실망하게 했다. 그는 다시 최서준을 막아 나섰다."지유는 좋은 여자예요. 비록 저와 반년 이상 함께 살았지만 저는 당신에게 장담할 수 있어요. 저는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어요. 당신이 그녀에게 잘 대해주길 바랍니다.”서민혁은 일부러 몇 가지 말을 지어내어 최서준을 자극했다. 하지만 최서준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말 다 했어요? 다 말했으면 비켜주세요.”"내일 저녁 8시에 지오 호텔 802호실에서 지유를 만나기로 했어요.”서민혁은
최서준은 허리를 굽혀 돌을 하나 주운 후 손가락을 구부려서 튕겨버렸다. 돌멩이는 갑자기 허공으로 날아가더니 은빛 비둘기의 발을 가볍게 쳤다. 그 은빛 비둘기는 떨어졌고 한바탕 놀랐는지 입에서 꾸르륵꾸르륵 소리가 났다. 최서준은 비둘기를 움켜쥐고 돌아서서 갔다. 30분 후, 서민혁과 노인이 마침내 백사포에서 나왔다. 노인은 고개를 들어 사방을 살피더니 이내 휘파람을 불었다. 뜻밖에도 그의 보배 비둘기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또 몇 번을 더 불었지만 비둘기는커녕 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노인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갑자기 소리쳤다."큰일이야, 내 귀염둥이 비둘기가 분명 다른 사람에게 잡혔을 거야.”"네? 감히 비둘기를 잡는 사람이 있다니요?"서민혁은 깜짝 놀랐다."제기랄, 가만두지 않겠어.”노인은 등 뒤의 대나무 통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풀어주고는 은빛 깃털을 꺼내 그 입에 대고 재롱을 피우더니 이내 명령했다."가라.”그 비둘기는 하늘로 날아올라 제자리에서 빙빙 돌더니 부근의 산을 향해 질주해 갔다."따라가!”노인이 살기를 번뜩이며 서민혁을 데리고 따라갔다.최서준은 장작 한 덩이를 세우고 몸 전체가 황금빛인 비둘기를 구우면서 불 속에 장작을 더했다. 매혹적인 향기가 공기 중에 가득 차 식욕을 돋웠다. 잘 구워진 다음 한 입 베어 문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맛도 좋고, 역시 영비둘기네.”그의 앞에 있는 하얀 옥병 하나에 비둘기 피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곧 비둘기구이를 통째로 다 먹어치웠다. 최서준은 불더미를 끄고 모래로 묻은 후에야 비로소 안심하고 떠났다.최서준이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비둘기 한 마리가 모래에 묻힌 불더미 위로 날아와 꼬르륵꼬르륵 맴돌았다. 비둘기를 따라온 노인이 앞에 놓인 불더미를 보고 낯빛이 일그러지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서둘러 모래를 파헤치자 은빛 깃털 더미와 최서준에게 버려진 비둘기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노인은 몸이 휘청휘청해지고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원망하기 짝이 없
주동필은 그녀가 수다스럽다고 하면서 입을 열었다."서준 씨, 이따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주씨 가문은 반드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최우빈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어르신, 도련님의 재력을 믿지 않는 건가요? 아니면 최씨 집안을 하찮게 여기는 건가요?"주동필은 이제야 비로소 최서준의 뒤에 서 있는 최우빈을 보았다.'도련님?'주동필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말씀이 심하시네요, 남양 실세인 최우빈 씨. 우리 주씨 집안의 재력은 당신과 비교할 것이 못 되죠."그는 마음속으로 한차례 냉기를 들이마셨다.'남양 실세가 서준 씨의 부하라니?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어르신께서 이렇게 마음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르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다.떠나기 전 주동필이 최서준에게 귀띔해주었다."참, 서준 씨. 조씨 집안 사람들도 왔어요. 인솔한 사람은 조씨 집안의 다섯째 조규빈입니다.""조씨 집안 다섯째? 도련님, 보아하니 조씨 가문이 겁에 질려 다섯째를 보내신 것 같습니다."최우빈이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최서준은 조씨 집안에 어떤 사람이 왔는지는 신경 쓰지 않았고 그들도 영필을 위해 온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조씨 집안의 다섯째는 운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금세 건물 30층에 도착했다. 그들이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가는 순간 옆 엘리베이터도 열렸다.한 무리의 양복 차림의 사내가 두 사람을 둘러싸고 나왔는데,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은 대머리 사나이였으며, 왼쪽 얼굴에는 깊은 흉터가 있어 마치 칼에 맞은 것 같았다.그 뒤로 등을 드러내고 몸에 검은 부적을 드린 노인이 따라오고 있었다.대머리 사나이는 최우빈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최우빈, 원수는 대나무에서 만난다더니.""오주현?"최우빈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8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날 기억하시다니."오주현이 대머리를 만지면
'요술사?'최우빈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전혀 개의치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요 몇 년 동안 어떤 전투든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이 정말 항복해서 도와준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요술사라는 것이 소문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우격다짐해도 총보다 더 대단할 수 있겠는가?'최서준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신의 말을 귀 등으로 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두 사람이 경매장에 들어서자 천 평 남짓한 홀이 눈에 들어왔고 그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도련님, 위층 별실로 갑시다."최우빈은 최서준을 이끌고 2층으로 갔다. 2층이라고는 하지만 아래층과 같이 30층이었다. 단지 공중에 세 개의 작은 고리 모양의 칸막이가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위 방에서 아래층을 한눈에 볼 수 있었으며 그 안에는 자연히 가운데 경매대도 포함되어 있었다.각 룸의 방은 ABCD 등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으며 각 층에는 12개의 방이 있었다.최우빈이 최서준을 이끌고 들어간 방은 C룸이었다. 들어가기 전에, 최서준은 한쪽에 있는 B룸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고 주하은이 문 앞에 서서 그를 향해 빙긋이 웃었다.주씨 가문은 B룸에 있었다.'그렇다면 A룸의 사람은 조씨 집안 사람이겠군.'최서준은 A 룸을 샅샅이 훑어보고 나서야 C 룸으로 따라갔다.A룸에서, 30대쯤 돼 보이는 남자가 노인에게 말했다. "남화 도장님, 방금 하신 말씀이 사실입니까? 일이 성사되면 도박에서 반드시 이기는 법을 가르쳐 주시나요?"남자는 역시 조씨 집안의 다섯째 조규빈, 즉 조씨 집안의 주인인 조훈의 다섯째 동생이었다. 다만 죽은 조태, 조천우 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도박으로 소문난 조규빈은 카지노에 자주 들락거려 많은 빚을 졌고, 그동안 조훈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조씨 가문의 고위층이 잇따라 최서준의 손에 죽자 믿을 사람이 없어지자 조훈은 조규빈을 대표로 이번 경매에 참여시켰다.남화 도장 이라는 노인은 냉소적으로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