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진한 약 향기가 방안에 퍼져나갔다.최서준은 다급히 원기를 회수하고는 뚝배기 덮개를 열었다.그 안에는 하얀색 단약 5알이 있었는데 용안만 한 크기였다.매혹적인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드디어 소환단을 만들어냈어!”최서준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5가지 약재로 단약을 3알 얻을 줄 알았는데 5알이나 있었다.최서준의 제련 수준이 제고되었음을 의미했다.그러더니 재빨리 단약을 옥병에 담았다.최서준은 다리를 다른 다리 위에 올려놓고는 소모한 원기를 회복했다.깊은 밤,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김지유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퇴근했다.최서준에게 사과하려고 하루 종일 전화기만 붙잡고 있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래서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이다.머릿속에는 온통 최서준의 그림자뿐이었다.왜인지 모르겠으나 김지유는 최서준이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이 습관 되었다.그러나 최서준이 갑자기 사라진 뒤로는 마음 한편이 공허했다.집 앞까지 걸어온 김지유는 방안의 불이 켜진 것을 발견했다.최서준이 돌아온 줄 알았던 김지유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서준아.”별장으로 들어가자 정장 차림을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그 남자는 뒤돌아서더니 잘생긴 얼굴을 드러냈다.“지유야, 오랜만이야.”“서민혁? 네가 왜 여기 있어?”김지유는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혐오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이 남자는 김지유의 대학교 동창이었는데 김지유를 끈질기게 따라다녔었다.하지만 김지유는 서민혁의 고백을 일일이 거절했다.그러다가 서민혁이 유학을 가게 되면서 연락이 끊겼다.김지유는 서민혁이 돌아올 줄 몰랐다.갑자기 자기 집에 나타날 줄은 더더욱 몰랐다.서민혁은 김지유의 여전한 미모에 눈이 반짝였다.“지유야, 나 금방 공항에서 온 거야. 너를 만나기 위해서 바로 달려왔거든. 이런 서프라이즈 어때?”“이상한 소리 집어치워. 그런데 우리 집은 어떻게 들어온 거야?”김지유는 서민혁의 말을 차갑게 끊어버렸다.“너의 비서가 열쇠를 주던데?”서민혁은 쑥스럽게 웃었다.“윤
서민혁은 김지유와 눈을 마주치더니 미소를 지었다.“조건은 따로 없어. 내가 주는 선물이야.”김지유는 표정이 일그러졌다.서민혁은 마음을 읽어내기라도 한 듯 말을 이었다.“너한테 남자가 생긴 걸 알아. 그래서 나도 마음 접었어. 너한테 사심 같은 건 없단 뜻이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널 도와주면 미련도 안 남을 것 같았거든. 뭐, 정 고마우면 밥이라도 사든가. 위기부터 넘기고 나서 밥 한 끼 사줘.”말을 들은 김지유는 예쁜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쳐다보았다.김지유는 마음이 흔들리더니 서민혁을 오해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서민혁이 말을 이었다.“내 선물 거절하지 않을 거지? 너도 최선 다해서 지켜오던 김씨 집안 가업이 망하는 건 원하지 않잖아.”그 말을 들은 김지유는 움찔했다.김지유가 살아갈 동력은 두 가지다.첫째는 도담이를 지키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할아버지가 임종 전에 남긴 유언을 들어주기 위해서이다.김씨 집안의 명예를 되찾아야 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가볼게.”시계를 보던 서민혁은 명함을 건넸다.“내 연락처야. 잘 생각해 보고 나서 연락해.”서민혁은 말을 마친 후 별장을 나왔다.처음부터 끝까지 무례한 행동은 하나도 없었는데 젠틀한 신사 같았다.명함을 받은 김지유는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잠시 후, 심호흡하고는 계단을 올라갔는데 최서준의 방은 텅 비어있었다.김지유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최서준이 정말로 화가 난 걸까.그저 홧김에 소리를 지른 건데, 진정한 남자라면 용서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생각에 잠긴 김지유는 점점 짜증이 났다.최서준이 흉금이 넓지 못해서 작은 일로 삐친 것인 줄 알았다.또한 금방 할아버지를 잃고 나서 각종 시련을 홀로 겪어야 하니 숨이 턱턱 막혀왔다.최서준에게 잠시나마 기댈 줄 알았다.정신적으로라도 힘이 될 줄 알았는데 결국은 스스로 강해져야 했다.침대에 누운 김지유는 눈물로 베개를 적셨다.다음 날 아침.최서준은 금방 만든 소환단을 들고서 주씨 일가로
고용인이 나간 후, 최서준은 궁금한 표정을 짓고서 물었다.“어르신, 무단의 사람들과도 아는 사이에요?”“인연이 있긴 하죠.”주동필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저는 젊었을 때 무단의 도사였죠. 전쟁이 일어나서 어쩔 수 없이 무단을 나와 군대에 들어갔던 거고요. 음… 50년쯤 되었네요.”손으로 계산해 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저를 보호하다가 세상을 뜬 보디가드 이태현은 무단의 2세대 제자예요. 제가 의식을 되찾자마자 무단에 연락해서 이태현의 시신을 가져가라고 했죠. 또한 저희 주씨 일가를 도와줬으면 해서 불렀답니다.”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어르신, 주씨 일가에 무슨 일 있어요?”주동필이 말하기도 전에 주하은이 입을 열었다.“최서준 씨는 모를 수도 있겠네요. 어젯밤에 조씨 가문에서 도전장을 보내왔거든요. 주씨 일가한테 점심에 달 호수에서 끝장을 보자는 내용이고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회복하지 못했으니 무단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들이 고수를 파견해서 저희 주씨 일가를 도와줬으면 해서요.”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문밖에서 일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이때.푸른 도포를 입은 늙은이가 꼬마 도사 두 명을 데리고 들어왔다.남자아이와 여자아이였다.도포를 입은 늙은이는 태양혈 부분이 튀어나왔는데 걸음걸이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띠었다.주동필은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오 도사님을 뵙습니다! 최서준 씨,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무단의 오장부 도사님입니다. 오 도사님, 이분은 주씨 일가의 은인 최서준 씨입니다.”주동필은 두 사람을 소개해 주었다.오장부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저희 사부가 먼 곳에서 왔는데, 어르신은 애송이 하나 때문에 마중도 안 나오신 겁니까. 저희가 이분보다도 못한가 봅니다.”“스승님 말이 맞습니다. 어르신, 저희를 홀대하려고 부르신 겁니까.”오장부 뒤에 있던 꼬마 도사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그게…”주동필은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됐습니다.”오장부는 말을 끊었다.
딱딱한 화강암 위에 갑자기 커다란 손자국이 생겼다.손자국이 깊게 패어 들어갔다.“이… 이것은!”순간, 주동필과 주하은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놀라운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오장부가 손을 들었을 뿐인데 책상에 손자국이 패어 들가다니.얼마나 강한 내공이어야 할 수 있을까.그 광경을 본 두 사람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만약 사람 몸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커다란 구멍이 날 것이다.생각에 잠긴 주동필은 오장부를 향해 경의를 표했다.“역시 오 도사님이십니다. 제가 괜한 걱정을 하셨는데 혹시 마음이 상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이 늙은이를 용서해 주십시오.”오장부는 뒷짐을 지고는 거만하게 웃었다.이런 상황을 아주 즐기는 듯했다.뒤에 서있던 두 꼬마 도사도 고고한 표정을 지었는데 안하무인이었다.이때, 그중의 한 꼬마 도사가 최서준이 고개를 흔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러더니 정색하면서 물었다.“이봐요. 고개를 내젓는 건 무슨 뜻이죠? 저의 스승님의 실력을 부정하는 건가요?”말을 들은 오장부는 굳은 표정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최서준은 오장부의 내공 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문제가 없다면 손바닥뿐만 아니라 지문도 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하은은 오장부의 원한을 살까 봐 다급히 나서서 해석했다.“오 도사님, 최서준 씨가 고개를 흔든 건 도사님의 실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인이라서 잘 모를 뿐입니다.”주동필도 최서준을 위해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오 도사님은 위대한 도사이시니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주십시오.”오장부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쳐다보더니 코웃음쳤다.“몰라도 상관없지만 멋대로 고개를 흔들지 마십시오. 아시겠습니까? 흉금이 넓지 못한 고수를 만나게 되면 모욕인 줄 알고 달려들 것입니다.”오장부는 훈계하는 말투로 말을 이었는데 최서준은 어이가 없었다.누구보다도 강한 최서준이 태극권 도사를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주씨 일가의 부탁을 받고 온 도사이기에 최서준은
“외가의 고수는 제일 낮은 등급입니다. 힘만 조절할 줄 알기에 맞서 싸울 때도 힘으로만 싸우는 거죠. 남성 5명까지는 이길 수 있으나 더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주하은가 주동필은 고개를 끄덕였다.오장부는 계속해서 말했다.“내가의 고수는 외가의 고수보다 한 수 위에 있어요. 힘을 조절할 수는 없지만 체내의 원기를 다스려서 무술 기법과 함께 무서운 힘을 뿜어내죠. 내가의 고수는 후천과 명천으로 나뉘는데 후천은 밝은 기운, 어두운 기운, 내부의 기운, 기운을 녹이는 힘 그리고 맥을 통하게 하는 기법입니다. 밝은 기운은 고수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데 그 기운으로 싸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외가의 고수들은 뼈로 때리죠. 어두운 기운은 밝은 기운 사이에 숨겨진 것인데 살짝 다쳐도 커다란 바위에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됩니다. 내부의 기운은 단전 안에 모아두는데 수시로 보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싸울 때는 한 번에 폭발할 수 있는데 번개 같은 속도로 퍼지죠. 저는 오래도록 수행했지만 내부의 기운을 모으는 단계입니다.”말을 들은 주동필과 주하은은 또 한 번 놀랐다.오장부처럼 강한 고수도 내부의 기운을 모으는 단계라니.그 위로는 기운을 녹이는 힘과 맥을 통하게 하는 기법이 있다.이때, 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오장부가 한 말은 정확했다.대하 무술계의 상식이니 말이다.주동필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 도사님, 기운을 녹이는 힘과 맥을 통하게 하는 기법은 도대체 뭐죠?”오장부는 엄숙하게 말했다.“기운을 녹이는 힘은 기운을 몸속의 근육, 심지어 뼈에 저장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뒤에서 저의 어깨를 잡으면 뒤돌아보지 않고서도 어깨 골격 속의 기운을 통해 적을 물리치거나 죽일 수 있습니다. 이 정도까지 수행하기 위해 20년을 노력했으나 여전히 도달하지 못했습니다.”오장부는 머쓱하게 웃었다.“맥을 통하게 하는 기법은 후천 고수 중에서도 가장 강합니다. 말 그대로 온몸의 12갈래 맥을 통하게 하는데, 기운과 원기를 모두
주동필이 고개를 끄덕이려고 할 때 오장부 뒤에 있던 꼬마 도사가 냉소를 흘렸다.“당신을 데리고 가서 뭐 해요? 당신 같은 평범한 사람이 가봤자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짐만 될 뿐이라고요.”“제 사형 말이 맞아요. 우리는 이번에 싸움을 하러 가기에 피를 볼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때 가서 바지에 오줌을 지리려고?”다른 한 꼬마 도사가 빵 터지며 최서준을 모멸에 찬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최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절대 당신들의 발목을 잡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죠.”최서준이 현장으로 가서 보려고 하는 이유는 주동필과 그외 사람들의 안전이 걱정되어서였다. 어쨌든 주씨 가문은 그 때문에 조씨 가문의 미움을 샀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주동필은 최서준이 기어코 가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최 선생은 저희랑 같이 가요.”오장부는 미간을 찌푸렸다.“주 어르신, 미리 드릴 말씀이 있어요. 조금 있다가 전 당신들의 안전만 지켜드릴 수 있어요. 이 자식의 생사는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문에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오장부는 최서준이 쭉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연히 그에게 좋은 얼굴을 보인 적이 없었다.최서준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당신이 지켜주지 않아도 괜찮아요.”“흥!”오장부는 콧소리를 내며 그를 무시하고 속으로 꿍꿍이를 품었다. 만약 조금 있다가 진짜로 예상 밖의 일이 발생한다면 절대 그를 구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모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길로 씩씩하게 결전 구역, 달 호수로 향했다.달 호수는 남양의 변두리에 있었다.그들이 달 호수 옆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들어온 것은, 마치 그믐달이 땅에 드리운 것 같은 왕벽호였다. 호수의 중심에는 인공으로 만든 작은 섬이 어렴풋이 보였다.상쾌한 바람이 불어오자, 호수 면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며 조롱조롱 연뿌리가 바람을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게 마치 아름다운 치마를 입은 여성이 바람을 맞으며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멀지 않은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미간 사이에 피에 굶주린 듯한 흥분된 기색이 역력했다.“그 말을 똑같이 너에게 돌려줄게.”최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됐어. 헛소리 집어치워.”조천우는 콧방귀를 뀌었다.“영감탱이, 한 번만 더 기회를 줄게. 앞으로 주씨 가문이 우리 조씨 가문에게 굴복한다면 오늘 그 목숨은 지켜주지. 그렇지 않으면 오늘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죽어야 할 것이야. 주씨 가문에 당신이 없으면 우리 조씨 가문은 아주 손쉽게 주씨 가문을 무너뜨릴 수 있지.”“큰소리만 치지 말고 당신들이 우리를 어떻게 죽일지 지켜보겠어.”주하은이 성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덤빌 테면 어서 덤벼. 뭔 말이 그렇게 많아.”주동필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주씨 가문더러 조씨 가문에게 굴복하라니, 그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좋아. 굳이 혼나고 싶다면 그렇게 해주지.”조천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고는 돌아 서서 검은색 도복을 입은 청년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존경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육 대사님, 저희 조씨 가문을 위해 나서주시길 바랍니다.”“그렇게 해주지!”육 대사라고 불리는 청년은 활짝 웃더니 뒤로 물러났다가 뛰어올랐다.“주 영감탱이, 지난번에 운 좋게 충성심 강한 경호원이 당신 대신 죽었지만 이번엔 그럴 일이 없을 거야.”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주동필을 바라보며 입꼬리는 비웃는 듯 올라가 있었다.최서준은 평온한 표정으로 육 대사를 바라보다가 곧바로 몰래 고개를 흔들었다.이 사람은 화경 수련자라 오장부는 그의 상대가 아니었다.주동필은 분노를 억누르며 똑같이 돌아 서서 오장부를 향해 두 손을 맞대고 말했다.“오 도장님, 잘 부탁드립니다!”오장부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발짝 물러나 육 대사를 노려보며 말했다.“자네는 어느 문파 출신인가?”그는 육 대사가 젊은 청년인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그를 얕잡아 보았다. 자신도 상대처럼 젊은 나이일 때 겨우 명경 단계에 들어섰으니 말이다. 그래도 육 대사의 배후에 있는 세력이 걱정되
“너 같은 쓰레기를 죽이다니, 내 손이 더럽혀지는 기분이야.”육 대사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땅에 쓰러진 시체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이 갑작스러운 장면에 주동필과 오장부 등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명지야!”“사형!”오장부와 유일하게 남은 꼬마 도사는 비통한 표정을 짓고 이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최서준은 몰래 고개를 저었다.조금 전 자신은 오장부에게 당부했건만, 그와 명지는 모두 믿지 않았다.“하하하!”조천우는 정신을 차린 후 웃음을 터뜨렸다.“이 봐, 주 영감탱이, 이게 바로 주씨 가문에서 데려온 고수란 말이야? 정말 볼품없네.”“그러게 말이야. 이런 쓸데없는 놈을 내보내다니, 부끄럽지도 않아? 완전히 죽으려고 나온 거잖아.”조명휘는 눈빛에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이때 삼촌과 조카 두 사람은 육 대사를 더욱더 숭배하게 되었다.역시 선조님의 제자는 실력이 막강했다.그러나 주동필은 조천우의 말을 듣고 난 후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오장부를 바라보며 물었다.“오 도장님, 어떻게 할까요?”“스승님, 저를 보내주세요. 제가 사형 대신 복수하고 싶습니다.”유일하게 남은 꼬마 도사는 원망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러나 오장부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명봉아, 넌 뒤로 물러나. 이 스승이 직접 나서야겠어.”그는 실력이 가장 강한 제자였던 명지조차 육 대사의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작은 제자 명봉도 같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오장부는 천천히 걸어 나가며 육 대사를 노려보았다.“내가 마지막으로 자네에게 묻겠네. 자네의 스승은 누구인가?”“곧 죽을 사람이 내 스승님을 알 자격이 있는가? 빨리 와서 죽음이나 맞이해. 이제 지옥 가면 염라대왕에게 물어봐.”육 대사는 무심한 듯 웃었다.“이 무례한 애송이가 감히 날 얕보다니!”오장부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평소에 성격 좋던 그도 이 순간에 화가 나 더는 상대를 봐 주지 않기로 결심했다.곧바로 그는 소리를 지르더니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육 대사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