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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왜 때문에요? 이 계집애는 할아버지가 밖에서 주워온 아이인데 무슨 근거로 김씨 집안의 가주 자리를 이어받는다는 거예요?”

“맞아요. 증표를 내놓으라고 해요.”

사람들은 불만을 토로하며 주거니 받거니 했다. 김호석의 세 아들 김인웅, 김인호, 김인걸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먼저 재신 목걸이를 가지고 온 다음 세 사람이 가주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자고 암묵적인 약속을 했다.

김인웅이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가서 김지유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지유야, 증표를 내놓아라. 너는 김가의 가주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아.”

“큰아버지, 이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저에게 준 물건이에요. 할아버지께서 저한테 김씨 집안의 가주가 되라고 하신 거예요.”

김지유의 얼굴색이 살짝 변하여 말했다. 그녀는 김씨 집안의 가주 자리를 욕심내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싶지 않았다.

김인웅은 차갑게 말했다.

“너 같이 어린애가 우리 김 씨 핏줄도 아닌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김씨 집안의 가주가 되겠다는 거야?”

“지유야, 네 큰아버지 말이 맞아. 증표를 어서 내놓으렴.”

둘째 김인호가 맞장구를 쳤다.

“그래, 지유야. 모두 친척들인데 우리를 곤란하게 하지 마.”

셋째 김인걸이 협박했다.

세 사람의 눈길은 사나웠는데 증표를 내어주지 않는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지유는 다정했었던 어른들을 가만히 쳐다보면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할아버지가 왜 가주의 자리를 자신에게 물려주려고 했는지 문득 알 것 같았다. 그녀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

“죄송하지만 증표는 내놓지 않겠습니다.”

“빌어먹을 계집애, 정말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는구나!”

김인웅은 크게 화를 내며 그녀의 얼굴에 세게 손찌검을 하려고 했다. 이 순간, 김지유는 절망적으로 두 눈을 꼭 감고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는데 마치 바람에 흔들려 시들어버린 낙엽 같았다.

갑자기 냉담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문 어구로부터 들려왔다.

“어디 한번 때려 봐? 당신이 감히 저 애를 때린다면 나는 당신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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