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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맹목적인 순종

그 뒤로 한 달 동안 시윤은 매일 집에 머물러 있었다. 심지어 도준이 가끔 산책하러 나가자고 할 때마다 도윤을 돌봐야 한다는 이유로 매번 거절했다.

게다가 점점 말수가 줄어 도윤 앞에 있을 때만 몇 마디 하는 게 최선이었다.

가끔 침대에 달린 장난감을 가리키며 ‘이건 꽃이고 이건 별이야’라며 가르치듯 말하는가 하면 가끔 이야기를 읽어주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자 도준은 결국 이대로 두면 시윤이 미칠 것 같다는 생각에 양현숙을 집에 불렀다.

양현숙은 시윤을 보자마자 깜짝 놀란 듯 걱정스레 말했다.

“왜 이렇게 야위었어?”

임신 중에 쪘던 살이 모두 빠진 데다 눈 밑에 난 검푸른 다크서클을 보자 양현숙은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시윤은 오히려 덤덤하게 웃으며 농담하듯 말했다.

“얼마나 좋아요. 다이어트했다 치면 되죠.”

“그게 무슨 헛소리야? 도윤이 아직 젖도 안 뗐는데 너 이러다가 죽어. 엄마가 맛있는 거 많이 가져왔으니까 점심 많이 먹어.”

말을 마친 양현숙은 곧바로 주방으로 가 음식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다리 부러지게 차린 음식을 시윤은 몇 젓가락만 맛보고는 이내 내려놓았다.

“배불렀어요.”

양현숙은 거의 그대로인 밥을 보며 놀란 듯 물었다.

“너 평소에도 이렇게 적게 먹어? 이러면 안 돼. 이러다 너 쓰러져. 자, 너 좋아하는 국부터 마셔.”

시윤은 거절하지 않고 그릇을 받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걸 본 양현숙은 안심한 듯 음식을 하나둘 짚어주었고, 시윤은 여전히 거절하지 않고 모두 받아먹었다.

심지어 평소 먹던 양을 훨씬 초과했지만 임무 수행이라도 하듯 말이다.

도준은 싸늘한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인제 그만 먹어.”

그동안 시윤의 이상함을 본 적 없는 양현숙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을 보더니 맞장구쳤다.

“그래, 이제 많이 먹은 것 같으니 그만 먹어.”

시윤은 그제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메스꺼움을 느낀 듯 입을 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지켜보던 도준은 눈살을 찌푸린 채 빠른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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