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결합한 거야? 빨리 말해줘!][진실을 알고 싶어, 제발 부탁해!][맙소사, 내가 말했잖아, 너희 둘은 결국 다시 이어질 거라고! 결국 고청민만 불쌍하게 됐어.][처음부터 잘 지내면 안 돼? 왜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아는 거야?][무슨 상황이야? 그래서 고청민이 ‘서브캐’가 된 거야?][음... 고청민도 괜찮은 사람인데, 안 맞으면 일찍 말해줘야지, 나중에 가서 실망하게 하는 것보다 나아.]...좋은 댓글이 물밀듯이 이어지면서도, 악성 댓글도 적지 않았다. 거의 반반이었다.성연신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스크롤하며 악성 댓글은 무시하고, 축복하는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었다. 그 과정에서 그의 쿨하고 멋진 얼굴에 웃음이 점점 깊어졌고, 가지런하고 하얀 치아가 드러나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눈에는 감출 수 없는 행복이 가득 차, 마치 모든 것이 진짜인 것처럼 보였다.심지안은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보느라 그의 표정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연신 씨도 한 장 찍어서 올려요. 우리가 같이 올려야 더 진짜 같아 보일 거예요.”성연신은 SNS에 사적인 사진을 한 번도 올린 적이 없었다. 그의 계정에는 항상 보광 그룹과 성원 그룹에 관한 업무 정보만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고민도 없이 심지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심지안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영리한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흰 피부에 옅은 분홍빛이 도는 모습이 마치 생기 넘치는 소녀 같았다. 그녀의 젤리 같은 입술은 촉촉하고 매끄러워 보였고,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그 모습은 사랑스럽고 귀여워, 누구나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성연신은 심장이 떨려왔고, 카메라를 볼 생각을 못 하고 넋을 잃고 심지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이 찍히는 동안, 성연신은 몸을 돌려 시선을 심지안에게 고정했고, 깊은 감정이 느껴졌다.심지안은 사진을 보고 잠시 혼란스러워했다. 그의 눈빛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그것이 연기인지 진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엄마!”성우주
먼저 진유진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심지안은 메시지를 열어보았다.[뭐야? 너 성연신이랑 다시 만나는 거야?][부재중 전화.][왜 전화를 안 받아? 설마 지금 성연신이랑 같이 있는 건 아니지? 인터넷이 난리 났어,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 조심해, 사람들이 너를 공격하지 않게.]심지안은 눈꺼풀이 심하게 떨렸고, 갑자기 SNS 팔로워 수가 천만 명에 달한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 성연신의 팬들이 그녀를 팔로우한 것이었다. 새로운 팔로워들이 계정에 남긴 댓글들을 보았다.[오호, 드디어 공식 발표인가 보네. 이번엔 진짜일 것 같아.][몇 년 만에 처음으로 성연신이 사적인 사진을 올렸는데, 그것도 애정이 담긴 사진이라니, 확실히 진짜네.][맞아, 보통 남자들이 애정 표현을 할 때는 진심이니까.][부러워... 나도 심지안처럼 특별한 사랑을 받고 싶어.][우리 남편은 인스타그램에 나를 공개하지 않는데, 비교하니까 차이가 너무 나!][위에 댓글 다신 분, 공개하지 않는 건 부끄러워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어서일 겁니다. 특별한 직업이 아니라면 신중히 생각해 봐요!]심지안은 댓글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일일이 다 확인하지 않았다. 대략 훑어보니, 진유진이 말한 대로 긍정적인 댓글과 부정적인 댓글이 반반이었다. 긍정적인 댓글은 주로 게시물 아래에 있었고, 부정적인 댓글은 대부분 다이렉트 메시지에 있었다.심지안은 다이렉트 메시지 목록을 열어보니, 온갖 역겨운 비난의 말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핸드폰을 베개 옆에 두고 행복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밤이 깊어졌고, 누군가는 평온하게 잠들었고, 누군가는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임시연은 핸드폰을 바닥에 세게 던지며 날카롭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으아악!”‘왜 그들은 다시 화해할 수 있는 거지? 왜 나만 이렇게 비참하게 쫓겨나야 하는 거야?’그녀는 성연신을 10년이나 알아 왔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 미디
임시연은 상대방의 완강한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올랐고, 더 이상 이런 굴욕을 참을 수 없었다.‘좋아, 나를 만나주지 않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거지. 그렇다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변석환이 버림받은 아내와 아이를 내팽개친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겠어!’새벽 3시, 변혜영은 변석환을 흔들어 깨웠다.“오빠! 빨리 일어나, 인터넷에 난리 났어!”변석환은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고, 혼란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무슨 난리?”변혜영은 그에게 태블릿을 건네며 말했다.“직접 봐.”임시연이 한밤중에 SNS에 글을 올렸는데, 내용은 대략 아이가 아버지를 잃었고, 자신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많은 네티즌이 진짜 사고가 날까 봐 걱정하며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임시연이 이미 손목을 그은 상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 응급조치가 빨랐고, 그녀와 아이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변석환은 대중들 사이에서 항상 좋은 남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그가 왕자이지만, 인터넷에서는 많은 익명의 네티즌들이 변석환을 쓰레기 남자라고 비난했다. 받아들이지도 않을 사람의 아이를 임신시킨 것이 무엇이냐는 식으로, 이번 사건은 변석환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게다가 심지안과 성연신이 오후에 ‘공식 발표’한 행동으로 인해 임시연은 더욱 불쌍하고 비참해 보였고, 이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변석환이 지금 임시연의 행동을 공개한다면 왕실의 얼굴을 깎아내리는 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 여자의 속임수에 놀아난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는 억울함을 혼자 삼켜야 했다.변석환은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 관계가 빨리 끝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녀를 왕실에 들인 후에야 이런 일을 알았다면 더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아바마마도 알고 계셔?”“아직 모르지 않을까?”변혜영은 대답을 마친 후,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플랫폼을 확인했다.“아니다, 지금쯤이면 아셨을 거야, 이슈가
심지안이 말하려던 순간, 진유진이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빨리 말해봐, 인터넷에 뜬 소식 진짜야?”그녀는 심지안을 흔들며, 걱정과 궁금증이 뒤섞인 얼굴로 물었다.“만약 우주를 위해서, 그에게 완전한 가정을 주고 싶어서라면, 너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없어. 아이를 보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네 행복을 포기하지 마. 너도 알아둬, 네가 먼저고, 그다음이 엄마인 거야. 다시 말해, 만약 너와 성연신이 아이 때문에 재결합한 게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회복한 거라면, 난 너의 선택을 응원해.”심지안은 감동하며 진유진을 바라보았다.“사실, 둘 다 아니야.”“응?”진유진은 눈을 깜빡이더니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었다.“알겠다, 지금 너희 회사가 위기라서 성연신의 재력과 권력을 이용해 이겨내려는 거지?”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였다.“그렇게 볼 수 있어.”“좋아, 난 너를 지지해!”‘남자에 눈이 멀어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보다 득실을 따지는 커리어우먼이 내 친구라니, 이건 정말 멋진 일이야! 어차피 처음엔 성연신이 지안에게 잘못했으니까, 이제 보상하는 거지!’그녀는 옷장 속에서 연보라색 정장 원피스를 꺼내며, 진유진을 보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웃으며 말했다.“너랑 정욱은 어떻게 됐어?”진유진의 얼굴은 옅은 분홍빛으로 물들며, 드물게 소녀 같은 모습을 보였다.“그냥 그래.”“그냥 그래라는 것은 어떤 건데? 너희 벌써 사귀는 거 아니야?”심지안은 얼굴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나도 원칙이 있단 말이야!”“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심지안은 노트북을 들고 다다미에 앉아 회사 서류를 검토했다. 좋은 친구가 정욱과 사귀는 것에 찬성하는 그녀는 정욱이 능력 있고 인간관계가 단순하다는 점에서 그를 좋아했다. 게다가 성연신처럼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 곁에 오랫동안 있을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성격이 괜찮다는 것을 의미했다.“우리는 아직 친구 사이야. 어제 같이 밥 먹으러 갔을 때 부모님을 만난
다음 순간, 성연신이 운전석에서 내렸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손목시계를 한 번 보고 시간을 확인했다.소민정은 전혀 개의치 않고, 어린애처럼 재잘거리며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오빠, 우주가 저를 좋아할까요?”성연신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럴 거야.”성우주는 비록 성격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누군가를 싫어하지는 않았다.소민정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그의 팔을 감싸 안았다.“우주랑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한낮의 햇빛이 심지안의 가냘픈 어깨에 내리쬐어 따뜻함을 느껴야 할 순간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남자의 말은 다 거짓말이야. 소민정이 나보다 중요하지 않다느니, 아무도 우리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느니, 전부 그 순간만의 말이었어. 그를 믿을 필요가 없어.’소민정의 속셈은 뻔했다. 성우주와 친해지는 척하며 자연스럽게 성연신에게 다가가려는 것이었다.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눈을 가늘게 뜨며, 성큼성큼 그들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이런 수법이 치졸하다고 생각했고 매우 불쾌했다.‘누구도 우주를 이용하려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그 가식적인 얼굴을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니까...’성연신은 순간 멈칫하며, 민채린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즉시 팔을 뺐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이러지 마, 난 이런 스킨쉽 불편해.”소민정은 입술을 삐죽이며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저와 안철수 씨도 이렇게 지내요. 우리 모두 루갈의 한 가족이니까, 별생각 없었어요.”“친형제도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할 텐데, 두 사람은 고작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이일 뿐이잖아요? 어느 회사 동료가 이렇게 친밀한 스킨쉽을 하죠?”심지안은 비웃으며 말했고, 소민정에게 일말의 체면도 남겨주지 않았다.성연신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고, 곧 기쁨으로 가득 찼다.“언제 온 거야? 우주 데리고 점심 먹으러 가려고 온 거야?”심지안은 그를 힐끔 쳐다보고 대답하지 않았다.“...”소민
소민정의 얼굴이 경련하며 울음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그녀는 성연신을 멍하니 바라보며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성연신이 심지안 때문에 자신을 내쫓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고, 마치 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성연신은 그녀의 눈빛에 담긴 감정을 읽을 수 있었지만, 자기 행동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는 도로에서 택시를 잡아 그녀를 억지로 택시에 태웠다.소민정은 극도로 슬퍼하며 마치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처럼 몸이 굳었다.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한 심지안을 바라보며,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이 모든 일을 마치고 소민정을 떠나보낸 뒤, 성우주가 마침 나왔다. 심지안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작은 손을 잡았다.“가자, 엄마가 맛있는 거 가져왔어. 우리 차에서 먹자.”“고마워요, 엄마. 엄마, 회사 일은 다 끝났어요?”성우주는 온 마음을 다해 그녀에게 집중하며 옆에 있는 성연신을 완전히 무시했다. 성연신은 화내지 않고, 오히려 깊은 눈빛으로 심지안을 바라보며 마치 칭찬을 바라는 것 같았다.‘이번에는 잘한 거겠지? 확실히 끊어내고, 주객을 분명히 했어. 지안 씨를 화나게 하지 않았는데, 왜 전혀 기뻐하지 않는 거지?’심지안은 원래 그를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그의 눈빛이 너무 뜨거워서 어쩔 수 없이 성우주에게 젓가락을 건네고 나서 성연신을 노려보았다.“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성연신은 잠시 멈칫했다.“아니요.”“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예요?”“왜 아까 잘했다고 칭찬하지 않아요?”“칭찬은 무슨!”“...”‘왜 잘못하면 냉대받고, 잘해도 보상이 따르지 않는 거지?’상벌이 분명한 성연신은 처음으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며 깊은 눈매를 약간 찌푸렸다.“아직도 불만이 남은 거예요?”그는 차분히 묻고 더 나아지려고 했지만, 심지안의 귀에는 그 말이 비꼬는 것처럼 들렸다.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차갑게 웃었다.“저는 연신 씨가 말한 대로 안 해서 불만이에요. 앞에서는 이렇게 말하
성연신은 눈가를 찌푸린 채 이를 갈며 성우주의 귀를 움켜잡았다.“너 이 녀석, 다시 한번 말해봐.”어린애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노릇이었다.“엄마, 아파요!”성우주가 얼른 심지안에게 도움을 청했다.심지안은 얼른 성연신의 손을 쳐내며 마음이 아픈 듯 질책했다.“어린아이랑 뭘 따져요,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인데.”성연신이 어이없는 듯 웃었다.“아는 게 많은 거 아닌가?”성연신은 힘도 주지 않았는데, 성우주가 엄살을 부린 것이었다.성우주는 심지안의 뒤에 숨어 성연신을 향해 혀를 내밀며 약 오르는 표정을 지었다.예전 같았으면 무뚝뚝했을 얼굴에, 또래처럼 앳되고 발랄한 표정들이 많이 생겼다.성연신은 눈동자를 굴리며 답답한 표정을 지웠다.지금이 좋았다.심지안은 확실한 효과를 위해 오늘도 세 식구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지만,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성우주의 얼굴은 모자이크했다.성연신도 이어 리트윗하며 받아쳤다. 맞장구치는 상황이 진심인지 가식인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도 이제 헷갈렸다.가식적으로 보여준다기보다는 이제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성연신은 즐거워했지만, 정욱은 머리가 아팠다.성연신의 인스타 계정은 정욱이 관리하고 있었는데, 대체로 보광 그룹의 중요한 정보들을 발표하는 용도였다.하지만 네티즌들이 그와 심지안이 천생연분으로 더 잘 어울린다고 평가한 후, 그는 정욱의 관리 권한을 철회했고 정욱은 다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성연신의 흥을 방해할 수 없어 회사 공식 계정으로 올렸다. 공식 계정은 팔로우가 많지 않아 조회수가 적었다.“지안씨, 세움 주얼리 비서 실장의 거주지를 찾았어요. 장학수 변호사가 찾은 단서에 의하면 주식 양도에 관한 일은 그분이 담당한 거예요.”심지안은 한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비서 실장은 이미 거의 정년퇴직한 상태 아닌가요?”심지안도 비서 실장을 기억하고 있었다. 사십 대 초반에 굉장히 능력 있는 여자였다.“맞습니다. 하지만 그녀 수중의 관리 권
“약을 마시면 좋아지나?”하지원이 멈칫하며 그 자리에 멈춰서 뭐라 답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선배,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채린 언니가 선배 병을 고쳐줄 거예요.”“믿어?”“당연히 고 선배가 장수할 거라고 믿죠!”하지원이 진심 어리고 애정이 어린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고청민은 고개를 돌려 비아냥거렸다. “이미 몇 년이 지났어. 내 몸인데 내가 모를까?”하지원은 손을 움켜쥐며 고집을 부렸다.“제 병은 선천적인 병이지만, 선배는 다르잖아요. 채린 언니가 있으니, 회복할 가능성은 저보다 높죠.”그녀는 심장 이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맞는 심장은 구하기 어려웠다.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배척반응이 있을 수 있었다.고 선배는 아직 젊고, 장래가 밝았다. 중요한 건, 그녀도 그와의 미래를 꿈꿨다.“더 이상 자신을 속이지 마.”고청민이 맥없이 그녀를 제지하며 탁자를 짚고 일어나 한약을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선배!”하지원이 말리려고 했지만, 한발 늦었다.그녀는 안타까운 눈으로 한약과 쓰레기가 뒤섞인 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못마땅하다는 듯이 그를 올려다보았다.“심지안은 성연신이랑 재결합했어요. 선배가 이렇게 지낸다고 해서, 심지안은 몰라요. 봐도 안타까워하지 않을 것이고. 병원 한번 가봐요. 매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지. 만약 그 사람들에게 하루라도 더 살 기회를 준다면 얼마나 기뻐할지 알아요? 왜 선배는 본인을 아낄 줄 몰라요?”“내가 왜 아껴야 하는데?”고청민이 웃으며 하지원은 똑바로 바라봤다. 이어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보였다.“잘 아껴서 너랑 결혼할까?”하지원은 목소리가 단호해졌다.“맞아요, 선배랑 결혼하고 싶은 거, 선배도 수락한 거 아니었어요?”“맞아, 그런데 뭐? 내가 널 사랑하기라도 바라는 거야? 꿈꾸지 마.”그날, 사당에서 뛰쳐나와 의사를 불러 할아버지를 구하려고 했지만, 도중에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절했었다.다시 깨어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