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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하룻밤에 여덟 번도 거뜬해

“그럼 지금 나랑 돌아가서 우리 오빠에게 말해. 임시연은 비밀 조직의 사람이니까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당장 폭로해.”

송준의 입가에 눈에 띄지 않는 미묘한 교활함이 미소를 타고 번졌다. 그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변혜영에게 말했다.

“혜영아, 임시연은 비밀 조직과 아무런 관련도 없어. 예전에 비밀 조직이 그녀를 성연신 곁에 보낸 건 사실이야. 하지만 지금 그녀가 변석환을 따르는 건 순전히 그를 좋아하는 마음에서야. 그녀가 이기적인 목적을 갖고 네 오빠에게 접근할 수는 있어. 근데 요즘 세상에 현실적이지 않은 여자가 어디에 있어? 결혼은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경제력이 따라줘야 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모아둔 돈도 있어야 앞으로 근심 걱정 없이 평범한 삶을 즐길 수 있지, 안 그래?”

“게다가 네 오빠도 임시연을 진심으로 좋아하잖아.”

이 말에 변혜영은 반박할 수 없었다.

여자들이 돈과 권력을 탐내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여자들은 기댈 곳을 찾게 된다.

“임시연과 함께 심지안을 상대하기로 생각해 본 적은 있어?”

변혜영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심지안도 우리 아버지의 딸이야!”

“하지만 네 아버지는 그녀를 지나치게 편애하고 있잖아.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심지안이 네 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이 온다면 두렵지 않겠어?”

송준은 유혹적인 말투로 목소리를 길게 내뺐고 변혜영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난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어. 단지 황궁에서의 네 자리가 심히 걱정될 뿐이야...”

“그만해!”

변혜영이 큰 소리로 고함을 쳤고 그 목소리에는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을 거야...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녀를 그렇게 대할 수 없을 거야...

송준의 눈가에 목적을 달성한 희열이 반짝였지만 그는 이내 변혜영의 말대로 고분고분 입을 다물고 그녀의 뺨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이 세상 누구도 널 원하지 않더라도 난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

...

변석환이 제때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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