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7화 오금이 쑤시는 변석환

성연신의 냉기가 감도는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고 그에게 비친 빛 때문에 주변의 차가운 공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성연신 특유의 다가가기 어려워 보이던 분위기는 어느새 친근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안철수는 자기 몸에서 삐죽삐죽 돋아난 닭살을 훌훌 털어내며 사랑의 힘이 정말로 위대하다고 혀를 끌끌 찼다.

만 년 동안 얼어붙었던 빙산도 사랑의 힘으로 따뜻한 햇빛으로 변신했으니까.

심지안은 성연신이 자기를 빤히 쳐다보자 어색하게 머리를 돌렸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오늘 저녁에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러 갈 거예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웨딩드레스의 치마를 움켜쥔 채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식장은 무척이나 떠들썩했고 손님들은 너도나도 신랑과 신부에게 축복과 선물을 전달했다.

성동철은 고청민과 심지안을 데리고 식장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에게 술을 건넸다.

대다수 손님은 눈치껏 성씨 집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독 송준만이 눈치도 없이 음침하게 웃으며 와인잔을 들고 주동적으로 다가와 술을 건넸다.

“지안 씨 체면은 정말 대단하네요. 결혼식에 전남편까지 동원해서 경호하게 하다니, 진짜 기가 막히는 능력이군요.”

심지안은 그의 뒤에서 의기양양해하는 변혜영을 발견했고 그제야 눈앞의 사람이 변혜영을 뒷받침해 주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설마... 임시연이 정말로 임신한 걸까?

변석환이 이 정도로 오금이 쑤시는가... 임신 초기 3개월은 뱃속의 태아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성생활이 허락되지 않는다.

성동철은 송준의 낯선 얼굴을 노려보다가 정색하며 물었다.

“당신은 누구죠? 우리 성씨 가문에서 당신을 초대한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성동철 씨, 안녕하세요. 이건 제 명함입니다. 저는 보잘것없이 작은 그룹의 이사장입니다. 우린 예전에 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제가 명망 높은 성동철 씨의 소문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기회만 된다면 귀사와 협력할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변혜영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