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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네 어머니가 남긴 물건이야

진유진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서백호를 쳐다보다가, 다시 그 옆에 있는 롤스로이스를 쳐다보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어색함을 애써 감추며 말했다.

“너에게 꽤 잘해주는 것 같네. 사람을 보내 널 데리러 오기도 하고 말이야. ”

심지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가끔 이래.”

그녀는 정말 성연신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진유진은 엄숙한 표정으로 심지안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니 더 노력해 봐.”

“말도 마. 저번에 네 말대로 했다가 쫓겨날 뻔했어!”

심지안은 빨개진 얼굴로 단둘이 들을 수 있는 정도의 목소리로 진유진에게 속삭였다.

“아무것도 안 입은 내 몸을 보고도 저 남자는 아무 반응도 없었어. 분명 많이 놀아봤거나 발기부전이야.”

그 어떤 상황이든 그녀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진유진은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 어떤 달콤한 말보다도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강우석의 외삼촌은 심지안에 대해 좋아하는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호감은 있으리라 생각했다.

서백호는 그녀들을 중정원까지 데려다주고는 차를 몰고 떠나갔다.

심지안이 집에 들어서자, 원이가 달려들어 애교를 부리며 며칠 동안의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녀는 원이를 쓰다듬다가 위층으로 올라가서 메모리카드와 인쇄된 사진을 넣어 놓았다.

심지안은 돌아서서 화장대 앞으로 다가가 립스틱을 세워놓은 곳에서 얼굴색이 좋아 보이는 짙은 빨간색을 골라 발랐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안색이 한층 좋아진 모습을 바라보다 갑자기 위화감이 들어 립스틱을 내려놓고는 티슈로 갓 바른 립스틱을 닦아냈다.

점심은 매우 더웠다.

심지안은 택시를 타고 곧장 안텐 호텔로 갔다.

심연아는 단정한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흰색 정장 차림의 강우석과 나란히 로비에 서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심지안이 온 것을 본 강우석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여긴 뭐 하러 왔어?”

심지안은 휴대전화를 든 손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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