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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마음속에서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별일 아니예요... 오늘 무슨 일정인지 여쭤보고 싶어서요, 제가 밥을 사고 싶은데...”

“오늘은 안 돼요.”

심지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 이미 예상했던 대답이지만 다시 물었다.

“혹시 무슨 볼일이라도...?”

“할아버지를 모시고 재검사하러 가야 할 것 같아요.”

“할아버지께서 편찮으세요?”

“심장이 안 좋아 정기적으로 재검사를 받아야 해요. 뭐 별거 아니에요.”

“그럼... 저는 퇴원하고 나서 할아버지를 뵈러 갈게요, 2주 동안이나 어르신을 뵈러 가지 않았어요.”

약혼식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에 비하면 어르신들의 건강이 더욱 중요하니 성연신이 어르신과 함께 재검사를 가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성연신은 눈꺼풀을 치켜올리며 웃었다.

“할아버지께서 괜히 아끼신 게 아니네요.”

“당연한 거죠, 할아버지께서 저를 얼마나 아끼셨는데요.”

심지안이 머리를 무겁게 끄덕였다.

성수광이 그녀에게 잘해줬다는 것을 그녀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고, 동시에 그녀도 친근하고, 성격이 좋으며, 배경 없는 자신을 많이 보살펴준 어르신을 매우 좋아했다.

갑자기 고개를 든 성연신은 그녀의 얼굴을 위아래도 훑어보다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속에 묻어 둔 말을 아직 안 한 것 같은데...”

물어보는 말이 아니라 확신하는 말이었다.

원래 마음이 불안하던 심지안은 지금 질문을 받고는 눈길을 피하면서 감히 그를 쳐다보지 못하고 연신 손을 흔들었다.

“감추지 말고 어서 말해봐요. 난 인내심이 없어요!”

“저...”

성연신은 커다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고는 그녀가 강제로 자신을 마주 보게 하고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말해봐요.”

그의 손은 매우 커서 한 손으로도 심지안의 얼굴 전체를 감쌀 수 있었고, 이렇게 두 손으로 감싸니 둘 사이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만 같았다.

이 순간, 심지안의 코끝은 은은한 비누 향기로 둘러싸였고, 그의 손바닥의 온기를 느끼며, 마음속에서는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그녀는 뜬금없이 물었다.

“만약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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