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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백년지기

한참 뒤, 성연신은 그제야 노트북에서 시선을 돌려 덤덤한 표정으로 문서를 훑어보다가 문서 마지막 페이지에 익숙한 듯 사인을 했다.

“딱히 문제가 없네요. 이대로 진행하세요.”

고개를 끄덕인 심지안이 손을 뻗어 문서를 건네받은 뒤,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그럼 이만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문을 나서기도 전에 밖에서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벌컥 열어버렸고 기세 등등한 채, 화려하게 치장한 한 여인이 높은 힐을 신고 나타났으며 온몸에는 유명 디자이너가 맞춤 제작한 명품들을 걸치고 있었다.

여인의 뒤에는 울퉁불퉁한 근육을 지닌 보디가드 네 명이 떡하니 서있었으며 그 모습에 흠칫 놀란 심지안이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성연신, 네 할아버지한테서 네가 이미 결혼했다고 들었어! 가짜지? 거짓말이지?”

홍교은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성연신을 쳐다보며 서글픈 표정으로 울먹거렸고 성연신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경고했다.

“당장 꺼져.”

“싫어! 지금 당장 말해줘! 너 결혼 안 했다고 말하라고!”

구석에 있던 심지안은 도화살이 넘치는 성연신의 모습을 지켜보며 입을 삐죽거렸고 성연신은 팔짱을 낀 채, 차가운 표정으로 홍교은을 보며 대답했다.

“그래, 말해줄게. 나 결혼했어. 더 물어볼 말이 있어?”

그의 말에 홍교은은 번개라도 맞은 듯, 자리에 굳어버렸고 큰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물었다.

“어떤 여자야?”

홍교은의 질문에 흠칫 놀란 심지안은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홍교은과 불필요한 전쟁을 치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사무실을 나서려고 움찔거렸다.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던 성연신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손가락으로 심지안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저 여자야.”

순식간에 몸이 굳어버린 심지안은 성연신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고 홍교은은 그제야 사무실에 조용히 숨어있던 심지안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돌려 경계심에 찬 눈빛으로 심지안을 노려보았다.

학생처럼 보이는 듯한 옷차림에 20대 초반인 듯 어려 보였으며 청순한 외모에 길게 뻗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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