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득키득...”심지안은 참다못해 웃으면서 귀를 후비었다.밥 한 끼를 했을 뿐,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국수를 끓였다.그러나 그녀가 보기엔 성연신이 목숨을 바친 것처럼 보였다.소민정은 화가 나서 말했다.“무고한 척하지 마!”‘오빠는 미혹되었어, 나중에 정신을 차리면 내가 얼마나 좋은지 발견할 거야.’“나가.”성연신은 버럭 화를 냈고 분위기도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것처럼 추워졌다.소민정은 겁에 질려 몸을 떨며 억울해했다.눈물이 마치 바닥을 뚫을 듯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소민정는 슬픔에 잠겼다.“오빠, 이게 다 오빠를 위해서 에요.성연신은 눈살을 더욱 찌푸렸고 목소리에는 한기가 가득 찼다.“같은 말을 두 번씩 하게 하지 마.”안철수는 이 상황을 보고는 소민정을 끌고 나가려고 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자신을 돌볼 줄 알아요. 우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나소민정은 내키지 않아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요? 오빠는 당신에게 진정으로 좋은 사람을 밀어낼 수 없어요.”안철수는 대뜸 소녀의 마음을 알아차렸고 눈빛이 복잡해졌다.“진정 좋은 사람?”심지안은 목소리가 높아졌고 연신 웃었다.“확실해?”소민정은 안철수의 손을 뿌리치고 가슴을 펴며 떳떳한 모습을 보였다.심지안은 입가의 웃음을 참지 못했고 눈에는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그녀는 식탁 위에 손도 대지 않은 좁쌀 죽을 들어 서민정의 앞에 내밀었다.“내가 왜 맛이 없다고 했는지 아세요?”소민정은 가슴이 뜨끔해지며 이마에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왜...뭐라고요?”“당신은 아시잖아요.”심지안은 그녀에게 다가와 신비로운 어조로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아닌가요?”똑똑한 성연신은 민감하게 알아차리고는 좁쌀 죽에 시선이 꽂혔다. 그의 눈 밑에서는 한기가 돌았다.그는 소민정이 다른 여성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이러한 차이는 소민정이 루갈을 위해 공헌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가 심지안의 안전을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소민정은 그나마 조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다행히 그저 설사약을 탄 거라서 화장실 몇 번 더 가는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먹으면 먹어요! 잘못하게 없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말을 마치고 소민정은 죽 그릇을 들고 몇 입에 다 먹었다.심지안은 의미심장은 웃음을 지었다.“독약은 아닌가 보네요.”‘안 그럼 소민정이 이렇게 통쾌하게 먹을 리 없지.’“먹으라고 해서 다 먹었는데도 저를 의심하시고 저에게 누명을 씌우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흑흑흑…”소민정은 그릇을 바닥에다 던지고는 울며불며 달려 나갔다.성연신은 소민정을 부르지 않았다. 그저 눈길을 심지안에게 돌리고 미안함이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어떻게 발견한 거예요?”“아까 들어와서 앉자마자 입구에서 누군가가 몰래 뭘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꼈어요,”성연신은 괴로워하며 말했다,“미안해요. 하마터면 당신을 다치게 할 뻔했네요.”“괜찮아요. 그래도 죽일 간이 없다는 것을 예상했어요.”밖에 서면 모를까 루갈에서 생긴 일이면 조사해 내기 아주 쉬웠다.소민정이 총명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완전 바보는 아니었다.설사약을 타면 많아 봤자, 설사하는 것밖에 없었다. 원래 위장이 안 좋은 심지안은 아마 죽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할 것이라고 소민정은 생각했었다.옆에 있던 안철수는 머뭇거리며 앞으로 걸어 나와 안절부절못한 눈빛으로 말했다.“대표님, 지안 아가씨, 저는…”“닥쳐.”심지안과 성연신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이 두 글자를 내뱉었다. 둘의 케미는 장난이 아니었다.보나 마나 이 멍청이는 또 소민정을 위해 사정할 게 뻔했다. 민채린의 예상이 맞았다. 안철수는 소민정을 좋아한다.안철수는 풀이 죽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입가까지 나온 말을 거두었다.심지안은 성씨 집안에 돌아와서 보충 잠을 잤다. 밤낮이 뒤바뀐 채, 대낮부터 저녁까지 자서 핸드폰을 볼 틈이 전혀 없었다.다른 한편, 성연신은 심지안을 집까지 바래다준 후 바로 집에서 성우주를 픽
엄 교수는 도윤지의 언어가 조금 거슬려 불쾌했다.“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지 마. 특히 상황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면 안 돼.”도윤지는 입술을 비쭉 내밀고 감히 교수님의 말을 반박하지 못했다.국내에서 최면술을 받는 환자는 엄청 드물었다. 그래서 엄 교수는 심지안에 대해 인상이 꽤 깊었다.‘심지안이 고청민이랑 헤어졌으면 그녀의 병을 돌봐 줄 사람이 없는 거 아니야…’엄교진 교수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핑계를 대서 도윤지를 내보냈다.그러고는 심지안의 연락처를 찾으려고 혼자서 인터넷으로 그녀의 자료를 찾아 헤맸다.나이가 들고나서 컴퓨터를 쓰는 일이 적었다. 엄교진은 눈이 빠지도록 찾아서야 심지안의 SNS를 찾았다.DM을 어떻게 보내는지 몰라서 임 교수는 바로 심지안의 게시글에 댓글을 달았다.[심지안 씨, 안녕하세요. 저는 제명 심리연구소의 교수입니다. 당신과 소통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보면 연락해 주세요.]임교수는 이 댓글이 모든 사람한테 공개되는 줄도 모르고 댓글을 남겼다.[저기요, 연락처를 묻고 싶으면 DM을 하시지. 근데 유부녀를 이렇게 대놓고 건드리는 건 좀 아니지 않나?][하하하, 그 와중에 교수인 척을 하네. 네가 교수면 난 CEO다.][제발요. 나이도 많으신 분이 편히 남은 날을 즐기면 안 좋나? 여기서 웬 지랄!][잠깐만! 이 사람 진짜 교수님인 것 같은데. 실명인증이 되어있어!][참 나. 연구소의 엄 교수님이시네! 아주 업계에서 거물급인 사람이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보는 눈이 없었습니다.]엄 교수의 댓글 아래 하도 많은 사람들이 대댓글을 달아서 이 댓글은 엄청 빠르게 제일 위로 올라갔다.저녁에 자고 일어난 심지안은 이 댓글을 보고 새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매우 감격스러웠다.‘예약하기 너무 어려워서 못 갔는데 이렇게 제 발로 찾아오다니! 참 기적이야!’‘근데 엄 교수님께서 왜 주동적으로 나에게 연락을 주셨지?’이 점에 대해 심지안은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심지안은
이튿날 아침 7시, 심지안은 엄 교수가 아침 운동을 하는 공원에 도착했다.엄 교수는 태극권을 연습하고 있었다. 느리고 힘 있는 동작들은 아침에 특유의 푸른 식물들의 기운과 합쳐져 심지안의 팽팽한 정신을 살짝 풀리게 했다.엄 교수는 심지안이 온 것을 보고 동작을 멈추고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왔어요?”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동적으로 앞으로 다가가 존경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엄 교수님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지안 씨를 불러낸건 지안 씨 최근의 몸 상황을 물어보려고 불렀어요.”최면술의 신기한 점은 최면을 당한 사람은 모든 사람과 기억을 잊지는 않는다. 그저 최면하는 사람이 설정해 놓은 대로만 최면 된다.그 말인즉 심지안은 그저 일부 일에 대해서만 기억이 없다. 고청민의 말대로라면 심지안은 예전에 몸이 안 좋아서 우울증에 걸렸었고 또 안 좋은 일이 조금 발생해 병세가 심해지면서 정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주어서 그녀를 힘들게 하는 일부 기억을 선택적으로 삭제했다고 했다.심지안의 주먹만 한 얼굴에는 의혹이 가득 찼다.“전 교수님 외래를 예약한 적이 없는데요.”“맞아요. 그때 지안 씨는 혼수상태여서 고청민이 데리고 왔어요.”엄 교수는 아주 넌지시 물었다.“지안 씨는 내가 무슨 과 교수인지 아세요?”어떤 환자들은 자기한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걸 직면할 용기가 없었다.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녀의 심정은 아주 평온했으며 맑고 깨끗한 눈 밑에는 숭배의 감정이 들어있었다.“심리학 교수님이시잖아요. 그것도 전국 범위내에서 아주 뛰어난 심리학 교수님, 저도 최근에 계속 교수님 외래를 한번 잡고 싶었지만 예약하기 너무 힘들었어요.”“교수님께서 어제 저에게 댓글을 남기신 걸 보고 엄청 기뻤어요. 하지만 작은 의문이 하나 있어요. 교수님은 어떻게 해서 저한테 직접 연락을 주신 거예요?”“고청민이 제 학교 선배였어요. 얼마 전에 지안 씨를 데리고 절 찾아온 적이 있었어요.”엄 교수는 심지안이 아주 평온한
“저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엄 교수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심지안이 자기의 병세에 관해 물어보는 줄 알고 그저 공교롭게 손을 흔들었다.“지안 씨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다음에 몸이 호전되었으며 그때 지안 씨의 실제 병세를 알려줄게요.”“그걸 물으려는 게 아니에요. 제가 묻고 싶은 건 고청민이 저를 여기로 데려왔을 당시에 그는 교수님께 저를 뭐라고 소개했었나요?”엄 교수는 발걸음을 잠깐 멈추고 열심히 생각했다.“아마 한 2, 3개월 전인데 구체적인 시간은 잘 생각이 안 나네요. 그리고 고청민이 지안 씨를 어떻게 소개했었지? 그저 정상적인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를 대하는 것처럼 지안 씨를 대했어요. 그리고 그때 두 사람 이미 약혼을 한 것 같았어요.”“하지만 외부인이 보기에도 고청민이 지안 씨한테 잘 대하는 게 보였어요.”지금의 사람은 매우 현실적이었다, 만약 한 사람이 아플 때 그의 옆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 진정한 애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심지안은 바닥을 보며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진료실에 들어온 후 심지안은 엄 교수의 말에 따라 치료 침대에 누웠다.“자, 릴랙스하시고 제가 지안 씨에게 문제 몇 개를 물어볼 거예요. 대답하고 싶으면 대답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셔도 돼요.”“네. 물어보세요.”“최근 한 달 동안, 지안 씨 수면 질량은 어떠세요?”“전에는 안 좋았는데 약을 먹은 후부터 좀 나아졌어요.”“무슨 약이에요?”심지안은 전에 성연신이 자기에게 준 약을 챙겨왔기에 가방에서 약을 꺼내어 엄 교수에게 보여주었다.엄 교수는 약병에 쓰인 글씨를 똑바로 보고는 얼굴에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 엄 교수는 중얼중얼 혼잣말했다.“어쩐지…”심지안은 긴장해 하며 물었다.“교수님 왜요? 이 약을 먹으면 안 되나요?”“먹어도 돼요. 이 약은 외국에서 갓 연구해 낸 약이에요. 돈이 있다고 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이 아니에요. 지안 씨는 이 약을 어디에서 구했어요?”심지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이 말이 심지안의 귀에 들어가 마치 '위로'가 된 듯, 가냘픈 몸이 휘청거리고 얼굴빛이 종이처럼 하얗게 변했다.그녀는 어떻게 연구소를 나왔는지, 자신이 어떻게 성씨 집으로 돌아왔는지는 더더욱 모른다.흐리멍덩한 것이 영혼을 빼앗긴 꼭두각시가 같았다."저 왔어요."정신을 차린 심지안은 고개를 들다가 흠칫 놀랐다. 성동철이 하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며칠 병원에 입원했더니 몸이 매우 빠지고 눈두덩이가 꺼진 채 많이 초췌해졌다.심지안은 눈시울이 찡해지며 외할아버지에게 오늘 엄 교수님을 만났다는 사실을 잠시 말하지 않기로 했다.외할아버지는 더 이상의 충격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그녀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성동철 뒤로 다가가 어깨를 주물러주고, 입을 삐죽 내밀며 불평했다. "네, 종일 바빠서 병원에 데리러 갈 시간도 없었어요. 일찍이 하지웅을 세움에서 쫓아내면 좋은 날을 하루라도 더 보낼 수 있어요.”"이건 긴 싸움이니 조급해할 필요가 없어. 그 자식도 그리 대단하지 않아. 뒤에서 고청민이 꾸미고 지시한 거야.”세움은 언젠가 성씨 가문에 돌아올 것이다.현재 그는 이미 여러 명의 이사와 연락을 취했다. 비록 몇몇 사람들은 피했지만, 추측을 더듬어 그는 고청민의 의도를 이해했다.고청민이 복수하고 있다.지안에게 복수하는 것이고 성연신에게 복수하는 것이며 그에게 복수하는 것이다."고청민..."심지안은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눈빛을 흐렸다."나이 든 비서 쪽에서는 그녀가 입만 떼면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어.”"입을 열려 하지 않는 게 문제죠." 심지안은 쓴웃음을 지으며 미간을 문질렀다. "밤새 그 비서의 입은 철문보다 튼튼했어요.”"아닐 텐데, 이사회의 그 능구렁이들은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그녀가 세움에 대한 충성은 내가 맹세할 수 있어.”"고철민에게만 충성하는 거 아닌가요?”"아니, 그녀는 내가 고용했어, 세움을 설립 후 들어온 첫 번째 직원이야." 성동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일 그녀를
성연신은 눈물로 얼룩진 양복바지를 바라보더니 벌떡 일어나 짜증을 내며 말했다.“차가 아래층에 있으니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소민정은 성연신의 짜증 어린 표정을 보더니 어안이 벙벙해졌다.‘내가 이렇게까지 울었는데 오빠는 달래주지 못해도 짜증을 내다니!’심지안이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좀 더 예뻤을 뿐이다.‘좀 더 이쁘다고 오빠를 홀려버렸어. 나도 이쁜데...’소민정이 떠나지 않자 성연신은 눈꼬리를 내리깔고 회의실에 성큼성큼 들어가 문을 콱 닫았다. 마치 그들을 회의실 밖에 격리하는 것 같았다.소민정은 표정이 굳어지며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그녀가 보광 그룹을 나서자마자 그녀를 바래다주는 안철수를 보았다.소민정의 마음에는 갑자기 계책이 떠올랐다. 그녀는 힘껏 허벅지를 꼬집고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안철수의 품 안으로 안겼다.“엉엉, 난 너무 슬퍼요. 나랑 술 한잔하실래요?”흰색 승용차 한 대가 빌딩 아래에 멈추자, 차창이 내리며 고운 얼굴이 드러났다.심지안은 여유롭게 이 장면을 지켜보다가 내친김에 휴대폰을 꺼내 그들에게 ‘찰칵’하고 사진을 찍어 민채린에게 보내주었다.민채린은 이내 답장을 보내왔다.“내 말이 맞아. 소민정은 여우 같은 년이야! 저 바보처럼 웃는 미련한 꼴을 봐. 징그러워 죽겠어.”심지안은 어쩔 수 없이 웃었고, 긴장이 조금 풀렸다. 민채린은 안철수를 마음에 두고 있음이 분명했다.그녀는 일부러 ‘알콩달콩’한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뒷문으로 차를 몰고 간 후 위층으로 올라갔다.심지안은 여우 같은 소민정에게 관심이 없었고 지금 더 중요한 일을 처리하러 가야 한다.이런저런 생각 끝에 그녀는 성동철과 함께 엄교진 교수를 만나러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외할아버지 외에는 가족이 없었다.어찌 보면 성우주의 아버지로서 성연신도 가족에 맞먹는 셈이다.성연신은 감당 능력이 강하고 생각이 민첩하여 돌발상황에 닥쳐도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만약 운이 나쁘다면 심지안의 병은 치료할 방법이 없을
그는 마우스를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성연신은 핸드폰을 가지고 놀며 고개를 들어 심지안을 보지도 않았다. 심지안은 화가 치밀었으며 작은 손으로 그의 책상을 힘껏 쳤다.“성연신!”‘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는 방법도 배웠어?’나무처럼 무덤덤한 성연신은 정말 미웠다. 성연신은 몸을 움찔하더니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앞의 사람을 똑똑히 보고는 얼굴의 먹구름 같은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왜 왔어요?”“환영하지 않아요?”“아니에요.”성연신은 살포시 웃었으며 온화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왔어요?”“오고 싶으면 올 수 있죠. 싫으면 말하세요. 다음부터 오지 않을 거예요.”심지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쓸데없는 생각 마세요.”성연신은 기뻐했다. 여태껏 혼자 주동적으로 연락하다가 오늘 그녀가 처음 찾아오자 꿀을 먹은 것처럼 달콤했다.심지안은 얼굴을 약간 붉히며 콧방귀를 뀌었다.“언제부터 능글능글하게 말하는 방식을 배웠어요?”“억울해요.”성연신은 그녀를 소파에 앉힌 후 직접 주스를 한 잔 따라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말한 것은 다 사실에요.”‘정말이에요?”“예전에 나는 혼자였어요. 당신을 알고 나서, 특히 우주를 가진 후에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달았어요.”평범한 일상이지만 행복했다.심지안의 눈빛은 멍해졌다. 성연신의 말을 듣고 있자니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왜 나를 멀뚱멀뚱하게 쳐다봐요? 지안 씨를 진심으로 대하고 더는 속마음을 숨기지 않는다고 했어요. 이러는 내가 싫은가요?”성연신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을 애지중지 쓰다듬어 주었다.“그럼요, 제때 사랑을 표현하는 게 중요해요.”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우주가 크면서 아빠 사랑이 빠져서는 안 돼요. 연신 씨는 내성적이고 냉정해서 아이는 당신이 그를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수 있어요.”비록 사람들은 흔히 아버지의 사랑은 말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