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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착하죠, 사양하지 말아요.

안철수가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길을 안내했다.

“지안 아가씨도 저희 루갈의 솜씨를 한 번 맛보세요.”

“보잘것없는 음식인데 뭘 맛 봐요.”

성연신이 담담히 답했다. 이곳에는 몸을 쓰는 남자들이 많아 음식은 담백하고 고단백 위주여서 별로 맛이 없었다.

안철수는 멈칫했다. 틀린 말도 아니었다.

달걀죽과 닭가슴살은 확실히 맛이 없었다.

통나무집 안, 원형 탁자 주위로 여섯 개의 의자가 놓여있었다. 탁자에는 죽 두 그릇, 달걀 그리고 소고기 무침이 놓여있었다. 심지안은 편식하는 편이 아니었다. 산해진미도 집밥도 가리지 않았다.

보잘것없다고 억지를 부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죽을 먹으려고 하는데, 문 뒤로 치맛자락이 눈에 띄었다. 눈을 돌려 바라보니 소민정인 듯했다.

심지안은 고개를 내려 눈앞의 죽을 보고 안철수를 다시 보며 마음속으로 추측했다.

“입맛에 안 맞아요?”

심지안이 먹지 않자, 성연신이 물어왔다.

심지안은 두 눈을 깜빡이더니 죽을 밀어내고 말했다.

“맞아요. 딱 봐도 맛없게 생겼어요.”

문밖에서 듣고 있던 소민정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뭐야, 맛없을 거 같았으면 오지를 말았어야지. 대표님한테 도움 청하러 왔으면서 여행하러 온 줄 아는 건가? 정말 낯짝이 두껍네.’

죽을 먹지 않아도 괜찮았다, 달걀에도 손을 써 두었기 때문이다.

허겁지겁 죽을 먹던 안철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봤다.

‘맛이 없다고? 못 느꼈는데.’

“그럼, 달걀 하나 먹어요. 까 줄게요.”

성연신은 수려한 손가락으로 달걀 하나를 꺼내며 심지안을 향해 말했다.

“안 먹을래요. 냄새가 안 좋아요. 손버릇이 나쁜 사람이 건드린 건 아니겠죠?”

심지안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릴 뿐, 바로 답하지는 않았다.

소민정의 얼굴이 밝아지며, 강 건너 불구경 하는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대표님은 손이 많이 가는 여자를 싫어하는데, 이제 역린을 건드렸네. 꼴 좋다.’

성연신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소민정은 기쁨에 겨워 소리를 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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