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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허성준은 돌아가는 길에 채팅창을 열어 나에게 음성을 보냈다.

“윤청아, 이렇게 잠수 타면 재밌어? 이런 장난은 좀 그만두면 안 되겠니?”

화가 났는지 그의 목소리는 두세 옥타브 올라갔다.

“창피하지도 않아? 우리 6년 후에 이혼하기로 했으니까, 이제 두 달 남았어. 그러니 제발 나 좀 귀찮게 하지 마!”

...

6년이다. 6년이란 세월 동안 우리의 대화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이런 쓸데없는 짓 좀 그만해, 나는 먹고 싶지 않아!”

“사랑의 일에는 신경 쓰지 마. 너 같은 엄마가 있다는 게 내가 다 창피하니까!”

“너 어디 아프냐? 말했잖아, 필요 없어!”

...

‘허성준, 나 진짜 아팠어. 그래서 너를 놓아주기로 했던 거야.’

허성준이 이지수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를 맞이한 건 폭죽이었다.

화려한 리본이 머리 위로 떨어지고 따뜻한 조명이 얼굴을 비추니 그는 온화하고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였다.

“아빠, 지수 아줌마가 드디어 우리 엄마가 될 수 있어요!”

사랑이는 허성준이 들어오자마자 그의 다리를 안고 흔들었다.

그가 물어보려는 순간, 이지수가 이혼 계약서를 건넸다.

내 이름은 이미 거기 서명되어 있었다. 그것은 내가 떠나기 전에 이곳으로 보낸 것이었다.

이걸 그의 생일 선물로 주면 분명 좋아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성준은 익숙한 글씨를 보며 문득 마음속에서 뭔가가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내용을 보면 서명한 사람이 얼마나 큰 결심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모든 조항이 허성준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었고 지윤청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랑이도 원하지 않았다.

“아빠, 안 기뻐요?”

그의 바짓자락을 붙잡고 있던 사랑이가 물었다.

허성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귀는 솜으로 틀어막은 듯 사랑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돌아가서 지윤청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비밀번호는 변하지 않았지만, 방안은 텅 비어 있었다.

예전에는 테이블 위에 음식이 가득했지만, 이제는 먼지만 남아 있었다. 소파 위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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