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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유월영은 오만상을 찡그리며 다가가서 한 손으로 그의 옷을 벗겨주었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가슴으로 드리우면서 은은한 향기가 풍겨왔다.

그는 그녀의 날렵한 콧날과 도톰한 입술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피부의 솜털마저 똑똑히 보였다.

시선을 점점 아래로 내리던 연재준의 눈빛이 점점 혼탁해졌다.

그는 최근에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누었던 그날 밤을 떠올렸다.

현시우가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일부러 약 올리려고 더 거칠게 다루었는데 전혀 성취감이 들지 않았다.

조금 아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유월영은 점점 뜨거워지는 그의 체온을 느끼고 경계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연재준은 눈빛에 드리웠던 욕정을 순식간에 억누르고 싸늘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일부러 여유 있는 척, 재촉했다.

“빨리 좀 해. 내 맨 살을 그렇게 보고 싶었어? 아니면 내가 다쳐서 아무것도 못할 때에 보복이라도 하려는 거야?”

유월영은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하며 속으로 후회했다.

그러면서도 깨끗한 환자복을 가져와서 입혀주었다. 연재준은 그녀가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지금은 욕구가 올라와도 참아야 할 때였다. 그녀에게 들키는 순간 도망갈 것이다.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옆에 붙잡아두려면 자제해야 했다.

분명 응급 처치가 끝났을 때는 이틀만 입원해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3일째가 되자 갑자기 수액이 남았다면서 병원 측에서 퇴원을 거부했다.

“퇴원이요? 안 되는데요. 모레까지 수액 남았어요.”

유월영은 당황하며 간호사를 재촉했다.

“수액이 어떻게 남을 수 있죠? 분명 심각한 상처도 아니고 이틀 있다가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는데요.”

그녀의 추궁에도 간호사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잘 모르겠고 담당 선생님 지시예요. 어쩌면 염증이 가라앉지 않아서 수액을 더 처방했ㅆ을 수도 있거든요.”

말을 마친 간호사는 바쁘다고 가버리고 유월영만 인상을 잔뜩 구긴 채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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