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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하늘에서 마지막 한줄기 빛마저 사라지고 실내에는 무거운 어둠이 뒤덮였다.

오후 다섯 시가 좀 지났는데 벌써 하늘은 시커멓게 어두워졌다.

유월영은 피로를 느끼며 이불로 몸을 돌돌 말았다.

눈가는 뻘겋게 부었고 얼굴에는 마르지 않는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연재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찡그린 미간을 펴주었다. 너무 피곤해서 그가 자신을 만지는데도 전혀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연재준은 그녀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만족감이었다. 수억에 달하는 계약서에 사인했을 때도 가질 수 없었던 만족감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유월영이 퇴사한 후로 성격이 완전히 변하고 그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면서 없던 정복 욕구가 생긴 것 같았다.

자신의 앞에서 무너지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담배를 다 피우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이 깜빡거렸다.

그는 벨이 울리기 전에 다가가서 핸드폰을 무음으로 바꿔버렸다.

발신자는 신연우였다.

그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수화기 너머로 신연우의 온화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월영 씨, 병실에 갔는데 자리에 없어서요. 혹시 주변에 산책 나갔어요?”

연재준은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아니. 유월영 지금 자고 있어.”

잠시 긴 침묵이 흘렀고 연재준의 입꼬리가 괴이하게 올라갔다.

수화기 너머로 신연우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재준, 유월영 씨 너 아니라도 힘든 사람이야. 대체 왜 잡고 놓아주지 않는 거지? 왜 그렇게 사람을 피 말리게 하는 거야? 너 주변에 여자들 많잖아.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은 사람을 가만히 놔두면 안 돼?”

연재준이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그래서 걔가 원하는 조용한 삶을 너는 줄 수 있어?”

“너만 가만히 놔두면 스스로 안정적인 삶을 찾아갈 거야!”

“그랬군. 그래서 유월영 모르게 주영문을 처리해 버린 거군.”

연재준의 목소리는 섬뜩할 정도로 싸늘했다.

“의도는 좋지만 넌 유월영에 대해서 몰라. 개는 잔혹한 진실보다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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