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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그나마 분풀이라도 하니 솟구치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느 정도는 갈무리할 수 있었다.

그녀는 긴 한숨을 쉬며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조급해 하지 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결하자. 할 수 있어.

그녀는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했다.

연재준은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안에 서지욱이 서 있었다.

서지욱은 친구의 얼굴이 뻘겋게 부은 것을 보고 층수를 확인하고는 묘한 표정으로 물었다.

“유 비서 찾아왔었어?”

해운에서 사직한지 몇 달이나 지났는데도 서지욱은 여전히 습관처럼 유 비서라고 불렀다.

3년이나 불렀던 호칭이었기에 바꾸려니 쉽지 않았다.

연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서지욱이 다 안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둘이 또 싸웠어? 얼굴은 유 비서한테 맞은 거야?”

연재준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자기가 뭐 대단한 놈 만난 줄 알고 아주 기고만장하더라고.”

서지욱이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재준아, 너 요즘 부쩍….”

“내가 뭐?”

“유 지서가 신연우랑 가깝게 지낸 뒤로 네가 요즘 부쩍 유 비서한테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서 말이야.”

연재준은 시큰둥한 얼굴로 답했다.

“거슬려서 그래. 거슬려서.”

서재욱은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연재준은 그런 친구를 불쾌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자기가 여자 하나에 목 매다니까 나도 그런 줄 아나 보네.’

그는 유월영을 굳이 정의하자면 그녀가 자신에게 많은 걸 빚졌고 자신은 지금 빚 독촉을 하는 중이라고 단정지었다.

“정말 거슬려.”

서재욱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누구? 신연우? 함부로 걔 건들지 마. 걔 별로 대단한 것 같지 않아도 SK회장이 애지중지하는 막내아들이라고.”

연재준은 피식 비웃음을 머금었다.

다음 날 아침, 신연우는 신주 실험실에 문제가 생겨 돌아가야 할 일이 생겼다.

하지만 오늘은 고찰이 시작되는 첫날이고 기술팀은 남아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했기에 유월영은 여기 계속 남아 있어야 할 상황이었다.

유월영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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