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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노현재가 대답했다.

“아직.”

“그럼 그 인터넷전화 위치는 추적해 봤어?”

“그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아.”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다는 얘기에 연재준이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CCTV 영상 쳐다보고 있을 시간에 조사를 했으면 벌써 끝났겠다.”

수화기 너머로 노현재의 억울한 고함소리가 들려왔지만 연재준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편, 유월영은 화장실로 들어가서 전화를 받았다.

“언니, 무슨 일이야?”

“월영아, 지금 시간 괜찮아?”

그래도 큰언니의 목소리가 편안해 보여서 그녀는 한시름을 놓았다.

“시간 괜찮아. 무슨 일이야?”

“엄마가 너 줄 목도리 다 완성하셨어. 모자도 만들어 주신다고 굳이 지금 너한테 좋아하는 색상 물어보라느니 거야.”

유월영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는 옆에 계시지?”

“응. 엄마 바꿔줄게. 둘이 얘기해. 우리 엄마 요즘 따라 성격이 급해지셨어. 저녁 때 물어본다니까 굳이 지금 물어보라잖아.”

큰언니는 투덜거리며 엄마를 바꿔주었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의 인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도 모르는데 컨디션 괜찮을 때 뭐라도 더 해주고 싶어서 그러지.”

유월영은 그 말을 듣고 있자니 가슴이 쓰렸다.

“엄마.”

이영화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월영아.”

“엄마, 얘기해. 듣고 있어.”

“목도리 완성했어. 모자도 떠주고 싶은데 넌 어떤 색상이 좋아?”

“다 좋아. 목도리랑 같은 색상이면 돼.”

유월영이 말했다.

“엄마, 앞으로 시간은 많아. 급할 거 없어. 뜨개질한다고 밤 새고 그러면 안 돼.”

“아니야. 오후에 좀 하고 지금은 쉬고 있어. 모자 하나 뜨는 건 빨라.”

이영화가 말했다.

“이웃집 혜민이 아빠가 올해 메밀 수확이 괜찮다고 메밀가루를 보내왔더라고. 그거로 나중에 냉면 만들어서 먹자.”

여름에 먹는 냉면을 겨울에 얘기하시는 걸 보면 엄마는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유월영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냉면탕은 좀 달게 해줘. 나 신맛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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