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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유월영은 카메라를 켜고 안에 있는 사진첩을 확인했다. 수백 장의 사진 속에 전부 그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뒤로가기를 했더니 보트 공장을 방문했을 때 사진도 찍혀 있었다.

유월영은 그제야 왜 카메라가 눈에 익었는지 알아채고 남자에게 말했다.

“몇 달 전에 선박 공장에서 나한테 카메라를 빌려준 사람도 너지?”

처음 백유진이 그녀에게 선박 추락 사고를 뒤집어씌웠던 때였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 그녀는 카메라를 공장장에게 맡겨서 원주인에게 돌려주도록 했다. 나중에 연락해 봤더니 이미 카메라는 원주인에게 돌아갔다고 하여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블로거로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게 아니라 일찍 전부터 그녀를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이다.

유월영이 카메라를 흔들며 그에게 물었다.

“너 대체 누구야?”

남자는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감싸며 대답을 아꼈다.

“오늘 공사 현장에서 날 구해준 사람도 너지? 나 그 눈매 기억해. 대체 누구 사주를 받고 날 미행하고 다니는 거야?”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은 한 명뿐이었다.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시우 오빠? 현시우?”

그 말에 남자의 눈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 반응으로부터 유월영은 자신의 추측이 정확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입안이 쓰고 착잡한 감정이 목구멍을 통해 일렁였다.

“그날 커피숍 입구에서 비슷한 사람을 봤었어. 귀국한 거야? 돌아왔으면서 왜 바로 나를 찾아오지 않았대?”

유월영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서운한 감정을 쏟아냈다.

“만나러 오지 않을 거면 왜 사람을 시켜서 날 미행하게 한 거야?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대?”

“보러 오지도 않을 거면서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왜 궁금하대?”

울분을 참지 못한 그녀는 카메라를 힘껏 밖으로 던졌다.

남자가 황당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유월영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현시우 그 사람한테 가서 배상해 달라고 해.”

그 말을 끝으로 유월영은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남자는 바닥에 추락하여 산산조각이 난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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