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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유월영이 미간을 확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일정은 어떡한대요? 나 혼자 가요? 아니면 여기서 계속 기다려요?”

이 비서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알아서 하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유월영은 또 소은혜에게 전화를 걸며 이번에도 안 받으면 혼자 가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소은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월영 씨, 미안해요. 내가 많이 늦었죠?”

그녀는 유월영의 앞에 다가가더니 웃으며 말했다.

“며칠 병원에 있다 보니 약간 절제가 안 됐나 봐요.”

유월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빨리 출발해요. 오늘 할 일이 많아요.”

업무량이 많고 소은혜가 30분이나 지각하면서 시간이 급박했기에 유월영은 차에 오르자마자 노트북을 펼쳤다.

소은혜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의자 등받이에 편안히 허리를 기대고는 여기저기 몸이 쑤신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소 팀장님, 제가 설명드린 거 다 들으셨죠?”

“그럼요. 몸이 피곤해서 그렇지 귀는 열려 있다고요.”

소은혜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만 찢어지는 것보다는 같이 움직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하나씩 공략하는 게 효율적인 것 같네요.”

일리가 있는 말이었기에 유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해서 담당자와 소통하는 건 전부 유월영의 몫이 되었다.

소은혜는 방관자처럼 편히 앉아서 대화에 끼지도 않고 듣기만 했다.

‘하, 어젯밤 무리했으니 피곤해서 정신이 없겠지.’

유월영은 이런 생각을 하며 차라리 혼자 오는 게 나았겠다고 속으로 투덜거렸다.

한참 농땡이나 부리던 소은혜가 담당자에게 갑자기 물었다.

“근처에 약국 있어요? 근육통이 심해서 파스 좀 사야겠네요.”

유월영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담당자도 난감한 기색으로 눈치를 보다가 약국이 있는 방향을 가르쳐 주었다. 소은혜는 그대로 업무를 유월영에게 맡긴 채, 가버렸다.

담당자가 유월영에게 물었다.

“저분 진짜 경영사업팀 팀장 맞아요?”

유월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담당자가 기가 차다는 듯이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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