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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임진우에게 귀싸대기를 맞은 임평지도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었다. 구경꾼들도 각지에서 모여들었을 테니 오늘 일은 무조건 소문날 것이다.

“하지만 사부님, 이걸 어떻게 참아요?”

임평지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평소에 수련을 게을리했으니 여자 하나 이기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지.”

임진우가 차가운 말투로 호통쳤다.

“죽은 너희 아버지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나도 손 놓았어.”

“더 쪽팔리기 전에 얼른 가자.”

허사연에게 얻어터져서 도망가는 임평지를 보고 허윤진은 찢어질 듯이 기뻤다.

“고작 그 실력으로 나와서 우쭐댄 거예요?”

허윤진이 우쭐대며 비웃었다.

“그쪽 사부님만 없었으면 여기서 제 발로 걸어 나가지도 못했을 거예요.”

임평지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인데 두고 봐요.”

이때 진서준이 임평지를 막아섰다.

“아까 약속했잖아요. 지면 내 여자 친구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하기로.”

“홀에 있는 사람 모두가 그쪽이 한 말을 증명할 수 있어요.”

진서준이 덤덤한 표정으로 임평지를 바라봤다.

“맞아요. 아까 우리도 다 들었어요. 이 아가씨에게 지면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겠다고요.”

“남아일언 중천금인데 지켜야죠. 아니면 남자가 아니라고 인정하든지요.”

“하얗고 깔끔하게 생긴 게 정말 그쪽일지도 몰라요.”

사람들은 구경거리라도 났다는 듯이 임평지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임평지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서준을 바라봤다.

“가끔은 여지를 남기는 게 좋을 때도 있는데.”

“그쪽이 뭐라고 내가 여지를 남겨요?”

진서준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 여자 친구를 희롱하고도 이 세상에 멀쩡히 살아있는게 나의 제일 큰 은혜에요.

허사연의 실력을 검증할 생각만 아니었다면 아까 바로 임평지를 손봐줬을 것이다.

고작 내공 무인밖에 안 되면서 어디서 난 용기로 이렇게 우쭐대는지 살짝 궁금하기도 했다.

진서준이 싸울 준비를 하자 구경꾼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까부터 실력을 숨기고 가만히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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