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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정란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뭐라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정란이 임평지를 우러러보면서 빌붙은 거라 그럴 처지가 못 되었다.

진서준은 시종일관 옆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허사연이 내공경 무인을 이길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

전에 운대산에 있을 때 진서준이 여러 번 허사연 자매를 바로잡아줬기에 내공경 무인과 상대해도 이길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허사연이 임평지를 이기지 못한다 해도 진서준은 허사연이 다치지 않게 관건적인 순간에 손을 내밀어 보호해 줄 생각이었다.

진서준은 허사연이 보내온 눈길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그래요. 겨루자고 하면 내가 무서워서 도망이라도 갈 줄 알았어요?”

허사연이 코웃음 쳤다.

이내 지켜보던 사람들이 홀에 있는 탁자와 의자를 구석으로 옮겨 최대한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언니. 저 변태 같은 놈 잘 좀 손봐줘요. 아예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들어요.”

허윤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

임평지가 차갑게 웃었다. 오늘 밤 허사연 자매를 길들일 생각에 들떠 있었다.

“약속대로 저는 한 손만 쓸게요. 시작하죠.”

임평지는 폼을 잡고 허사연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였다.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허사연이 땅을 살짝 밟더니 화살처럼 임평지를 향해 달려갔다.

“대박. 이 여자 속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내공 중기의 실력은 되는 것 같은데.”

“저 남자 너무 오버한 거 같은데. 한 손이 아니라 두 손으로 해도 저 여자의 상대가 될지 의문이야.”

“아가씨, 저 남자 고자로 만들어버려요. 다시는 여자에게 치근덕대지 못하게요.”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치며 허사연에게 힘을 북돋아 줬다.

임평지는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허사연의 속도가 이 정도로 빠를 줄은 몰랐다. 임쳥지가 반응하기도 전에 허사연은 이미 임평지에게로 바짝 다가간 상태였다.

임평지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으로 공격을 막았다.

펑.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면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

임평지는 큰 충격을 받고 뒤로 대여섯 걸음 물러섰지만 허사연은 끄떡하지 않고 임평지가 손 쓸 새도 없이 다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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