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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그날 밤 서지은이 뱀독에 걸려 의식을 잃었었다.

진서준이 서지은을 해독시킬 때, 그녀의 허벅지에 핏자국을 남겼다.

서지은이 아마 그 핏자국을 보고 진서준이 자신과 그런 짓을 했다고 착각한 것 같다.

그걸 깨달은 진서준은 즉시 설명했다.

“지은 씨, 오해야. 그날 밤 내가 너를 해독시키려고 도와줬을 뿐이야.”

“네 허벅지에 핏자국도 그때 생긴 거고.”

보통 여자들이 그런 일을 처음 할 때 조금 아픈 게 정상이다.

진서준과 허사연의 첫날 밤은 허사연이 무슨 약을 먹어서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허사연이 다음날 깨어났을 때야 비로소 몸에 불편함을 느꼈다.

“잘 생각해봐, 다음 날 깨어나서 몸에 이상한 느낌도 없었지?”

서지은은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 보니 정말 진서준과 말한 것과 같았다.

다음날 일어났을 때 아무런 불편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개운해졌다.

설마 자신이 정말 진서준을 오해한 것일까?

“서준 씨, 지어낸 말 아니지?”

허사연이 진서준을 보며 물었다.

“당연히 아니지! 맹세할게!”

“내가 정말 서지은한테 무슨 짓을 했으면 벼락...”

허사연은 얼른 손으로 진서준의 입을 막았다.

“됐어. 맹세 안 해도 돼. 너 믿어.”

허사연은 진서준이 자신을 속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인품으로 설사 서지은을 정말 좋아한다 해도 서지은이 의식을 잃은 틈을 타서 그녀의 몸에 손을 대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로 서지은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날 밤 이후로, 서지은이 자신을 진서준의 여자로 여겼다.

이 모든 것이 착각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서지은은 고통스럽고 실망했다.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이 샘처럼 뚝뚝 떨어졌다.

“왜 울어!”

진서준은 또 멍해졌다.

정상적인 반응은 기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미안. 내가 착각했어... 앞으로 다시는 너를 귀찮게 하지 않을게.”

서지은은 울면서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달려서 하산했다.

서지은의 우는 모습을 본 진서준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서지은과 운대산에서 열흘 넘게 함께 지내면서 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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