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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이 자식이 갑자기 차를 멈춰 세우고는 싸우자고 하는 거 있죠?”

사장로는 눈도 깜짝이지 않고 덤터기를 진서준에게 뒤집어씌웠다.

“뭐라고요?”

유기철이 눈살을 찌푸리고 눈앞의 진서준을 아래위로 훑어보았지만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멋 모르는 젊은이였다.

“오늘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너와 따지지 않을 거야. 얼른 꺼져.”

유기철이 차갑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진서준은 살짝 웃어 보이면서 말했다.

“알겠어요.”

진서준이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명쾌하게 대답하자 사장로는 순간 떨떠름해졌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진서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살기를 그는 느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순순히 보내줄까? 유씨 가문이 무서워서인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찌했든 유씨 가문은 서남 일류 가문으로 실력만 따져도 성약당은 축에도 끼지 못했다.

“주제를 알아서 다행이야. 큰 사형이 출관하는 날이 바로 네 제삿날이야.”

사장로가 진서준을 향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진서준은 전혀 미동이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당신을 죽이지 않았다고 영원히 안 죽이는 게 아니에요. 남지 않은 인생을 잘 누리고 있어요.”

어제 변희영이 한 말이 있었다.

성약당의 당주가 세상을 즐기러 나간 뒤로 유씨 가문과 성약당은 아예 거래가 단절됐다고 했다.

유기철이 갑자기 성약당으로 의원을 모시러 가는 데는 분명히 무슨 이상이 있었다.

그중 제일 이상한 것은 유기철이 조금 전에 한 기분이 좋다는 그 말이었다.

가족이 중병에 걸렸는데 기분이 좋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중병에 걸린 가족이 그와 원수지간이란 말인가?

유씨 가문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진서준은 사장로가 타고 온 차에 바로 올라탔다.

“이 자식이. 그건 내 차야.”

사장로가 큰 소리로 욕했지만 진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차를 운전해 유씨 가문 방향으로 달렸다.

유기철이 눈썹을 찡긋하더니 말했다.

“관둬요. 고작 차 한 대잖아요. 일이 잘 끝나면 몇 대 보내 드릴게요.”

사장로가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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