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은 냉동고를 열었다.차가운 공기가 쏟아져 나왔고, 그와 함께 신선한 고깃덩어리들이 진서준 앞에 나타났다.진서준은 이급 대종사 수준으로 단련하기 위해서는 체내의 혈기와 정력을 대량으로 소모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체내의 영기만으로는 이를 보충하기 어려웠다.하지만 이제 50톤의 고기가 생겼으니,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 만약 이 고기를 누렁이 같은 요괴의 고기로 대체할 수 있었다면 진서준에게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처음 누렁이를 굴복시킬 때, 누렁이가 제때 굴복하지 않았다면 진서준은 그를 죽여서 먹으려고 했을 것이다.누렁이도 진서준의 생각을 알았다면 겁에 질려 떨었을 것이다. 누렁이는 요괴가 사람을 먹는 것은 익숙했지만, 사람이 요괴를 먹는 것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상도 다.“진 마스터님, 이 고기를 혼자 다 먹을 수 있겠어요?”권해철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대식가 백 명이 와도 몇 달은 먹어야 할 양인데...’권해철은 전에 진서준과 함께 식사한 적이 있었기에 그의 평소 식사량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진서준이 열흘 만에 이 고기를 다 먹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렸다.“물론 먹을 수 있죠. 안 그랬으면 이렇게 많이 구해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겠죠.”진서준은 말하고 나서 다시 보냉백 하나를 꺼냈다.“이건 장씨 가문에서 두 사람을 위해 준비한 음식입니다.”서지은과 권해철을 위한 음식은 고기와 채소가 잘 조합된 도시락들이었다.“이제부터 저는 수련을 시작할 거예요.”진서준은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어 수천 개의 나뭇가지를 깎아내어 고기를 꼬챙이에 꿰었다.서지은은 호기심에 고기를 한 조각 먹어보았는데 평소 먹던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새에 진서준은 이미 20개의 꼬치구이를 먹어 치웠다.‘이게 가능한 일이야?’서지은은 입을 벌린 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진서준은 꼬치를 먹으면서 장철결을 운행했다.장철결이 운행되자 부풀었던 배는 금방 평평해졌다. 구운 고기에 포함된 정력은
서지은은 깡충깡충 뛰며 연못가로 달려가 손으로 물을 만져보았다.“와, 차가워!”서지은은 재빨리 손을 움츠렸다.지금은 날씨도 예전처럼 덥지 않았고 운대산 위도 안개에 휩싸여 있던 탓에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연못의 물도 따뜻하지 않았다.진서준이 연못가에 걸어오더니 말했다.“잠깐만 기다려.”“뭐 하려고?”서지은이 물었다.“곧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진서준은 두 손을 연못에 담갔다.곧이어 진서준의 몸에서 장청의 힘이 흘러나오자 얼마 지나지 않아 연못 위에 뜨거운 김이 피어올랐다!서지은은 그 자리에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진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진서준, 넌 못 하는 게 뭐야?”“애 낳는 거.”진서준이 서지은의 물음에 답했다.서지은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곧이어 웃음을 터뜨렸다.“차가운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농담도 할 줄 아네.”진서준과 함께 지내는 며칠 동안, 진서준은 말수가 적었다. 그 때문에 서지은은 진서준이 엄청 차가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진서준이 어이없다는 듯 눈을 굴리며 연못에서 손을 빼냈다.“됐어, 얼른 씻어. 하지만 절대 중간 쪽으로는 가지 마. 거긴 너무 깊으니까.”“맞다, 그리고 근처에 동물들도 있으니까 그것도 조심하고.”말을 마친 진서준은 다시 수련을 위해 자리를 돌아가려 했다.“가지 마,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돼? 나 금방 씻을 수 있어!”서지은은 이런 곳에 혼자 있기 무서웠다.특히 진서준에게서 주위에 동물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공포감은 배가 되었다.진서준은 어이없다는 말투로 말했다.“그럼 빨리 씻어.”서지은은 다급히 옷을 벗으며 진서준이 혹시라도 자신을 훔쳐볼까 봐 흘끔흘끔 그를 쳐다보았다.옷을 모두 벗은 서지은은 연못에 뛰어들었다.“아, 시원해!”5일 동안이나 씻지 못한 서지은은 몸을 물에 담그자마자 온몸의 모공이 열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서지은은 혹시라도 자신이 진서준의 수련에 방해가 될까 봐 최대한 적당히 몸을 담그고 일어나려 했다.그녀가 몸을
십여 분이 지났다.옷을 다시 챙겨 입은 서지은의 얼굴에서도 홍조가 점차 사라져갔다.“방금 일은...”진서준이 해명을 위해 입을 열었지만 서지은이 그의 말을 끊었다.“나도 알아. 그 일은 네 잘못이 아니야, 다 내 탓이니까 네가 자책할 필요는 없어.”서지은이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다음부터 이 일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말자.”서지은은 겉으로는 냉정해 보였지만 속으로는 온몸이 화끈거렸다.24년 동안 꽁꽁 숨겨왔던 몸을 고작 며칠만 같이 지낸 남자에게 다 보여줘 버리다니!서지은의 말에 진서준은 더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그래도 미안하다는 말은 해야겠어. 내가 여자친구만 없었어도 어떻게든 널 책임 졌을 거야.”진서준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서지은의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씁쓸하고도 시큼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순간적으로 울컥 밀려왔다.서지은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진서준이 자신의 불편한 표정을 보지 못하도록 숨겼다.“괜찮아, 네가 여자친구가 없다고 해도 날 책임 지라는 말은 안 할 테니까. 어쨌든 넌 이미 내 목숨을 구해줬었잖아!”말을 마친 서지은이 산골짜기로 걸어갔다.진서준은 한숨을 푹 내쉬며 서지은의 뒤를 따랐다.산골짜기로 돌아오자 권해철이 곧장 달려와 둘을 맞이했다.“진 상경님, 방금 무슨 일 있었나요? 사람 비명 소리를 들은 것 같아서 말입니다.”진서준이 기분 나쁜 티를 내며 퉁명스레 대답했다.“마스터님 연습이나 더 하시죠, 쓸데없는 질문이 많으시네요.”권해철은 진서준의 대답에 깜짝 놀라더니 곧바로 고개를 푹 숙이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진서준도 바로 자리에 앉아 수련을 시작했지만 조금 전의 그 장면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그의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되었다....“진서준 그 자식은 이 시간이 지나도록 연락 한 번을 안 하네.”허사연이 진서준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적힌 인형을 두어 번 쥐어박으며 불만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진서준이 금운에 가서 해야 할 일을 떠올리자 허사연은 다시금 걱정되기 시작했다.“무
자매는 곧장 집으로 달려가 누렁이를 데리고 차를 몰아 금운으로 향했다.두 사람은 번갈아 운전해가며 거의 꼬박 하루를 달려 밤이 되어서야 금운에 도착했다.“일단 간단히 묵을 곳부터 찾자. 내일 장씨 가문 찾아가서 상황 물어보기로 하고!”밤이 깊어졌다.수련 중이던 진서준은 옆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그는 바로 눈을 뜨고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서지은이 이를 딱딱 부딪치며 창백한 얼굴로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었다.그 모습을 발견한 진서준이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지은아, 무슨 일이야?”“나... 서준아, 나 너무 추워...”서지은은 진서준이 다가온 것을 발견하자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오후부터 서지은은 자신의 체온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서지은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겼지만 밤이 깊어지자 서지은의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진서준이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서지은은 아마 아침에 얼어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을지도 모른다.진서준은 곧바로 서지은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았다.얼음장처럼 차가웠다.만약 열이 나는 것이라면 이 정도로 차갑지 않았을 것이다.“너 점심에 목욕할 때, 혹시 무슨 벌레한테 물린 적 있어?”진서준이 다급하게 물었다.“아... 아니, 없... 없는 것 같은데.”서지은은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일단 잠깐만 참아봐, 내가 맥 짚어볼 테니까!”서지은의 맥을 짚어본 진서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너 중독 됐어. 독이 온몸에 퍼진 것 같아. 치료하려면 물론 곳을 찾아서 독을 빼내야 해.”서지은은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진서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모양이었다.“그냥... 그냥 네가 알아서 치료 해줘.”서지은이 대답했다.“그럼 실례할게.”진서준은 서지은을 끌어안고 점심에 둘이 함께 있었던 연못으로 갔다.연못가에 도착하니 서지은은 이미 잠에 빠져있었다.진서준은 그녀의 옷을 하나하나 벗겨 속옷만 남겨두었다.진서준이 속옷만 입은 서지은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서지은의 마음이 한순간에 복잡해졌다.그녀는 단 하루 만에 인생에서 엄청난 일이라고 여겨질 사건을 두 번씩이나 겪을 줄은 몰랐다.비록 이 두 사건 모두 진서준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어쩐지 계속해서 마음이 아파왔다.특히 진서준에게서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더욱 서글퍼졌다.“됐어, 다 내 잘못이야. 진서준이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다 날 구하기 위해서 했던 일이니까.”서지은은 눈물을 닦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다시 산골짜기로 돌아갔다.진서준이 만약 서지은이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지금쯤 서지은보다 더 답답해 했을 것이다.그는 실수로 서지은의 맨몸을 봤을 뿐, 절대 그런 짓은 한 적이 없다.“진서준, 밥 먹자.”서지은의 목소리는 며칠 전보다 훨씬 부드러웠다.이제 진서준은 그녀에게 단순한 생명의 은인이 아니었다.그녀의 인생에 나타난 첫 남자였다.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던 서지은은 진서준과 이미 그런 일이 생겨버린 이상, 다른 남자에게는 시집 가지 않으리라 결심했다.진서준이 그녀를 받아주든 말든 딱히 상관없었다.“갈게.”진서준이 감았던 눈을 떠 서지은이 이미 구워놓은 열댓 개의 고기 꼬치를 발견했다.이건 뭐지? 설마 어젯밤에 내가 구해줬던 것 때문에 고마워서 이러는 걸까?진서준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뜨거우니까 조심해, 내가 불어줄게.”서지은은 진서준에게 꼬치를 건네주기 전, 입김을 불어 고기를 식혀주었다.“맞다, 고기만 먹지 말고 가끔은 채소도 먹어야 해. 이건 내가 근처에서 따온 채소들이야.”서지은은 다른 한 손에 꼬치에 꿴 채 불에 구운 채소를 들고 있었다.곁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던 권해철은 몰래 진서준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역시 진 상경님인가, 여자 꼬시는 데는 도가 트셨어.고작 며칠 만에 서광문 딸을 홀려버리다니.진서준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너무 정성 들이지 않아도 돼, 어젯밤 너를 구했던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서지은이 손길을 멈추고 얼굴을 붉히며
장조인이 말했다.“네? 50톤이요? 서준 씨는 본인이 무슨 누렁이인 줄 안대요?”허윤진은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크게 뜬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설마 그 산속에 누렁이 여러 마리 있는 건가?장조인은 허허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아가씨께서 진 상경님이 그렇게 걱정되신다면 저희 아들놈과 함께 운대산 밑은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마침 운대산 별장 안에 있는 별채에 두 분이 머무실 만한 공간도 있으니까요.”“좋아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허사연은 조금의 주저도 없이 바로 제안을 수락했다.장도윤은 곧바로 허사연과 허윤진, 그리고 누렁이까지 데리고 운대산 별장 쪽으로 차를 몰았다.진서준이 귀군을 처리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별장 쪽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가득했다.게다가 적잖은 사람들이 운대산의 신선이 내려오길 학수고대하며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있었다.“서준 씨가 정말 이 산 위에 있다는 말인가요?”허사연은 흰 구름에 둘러싸인 운대산을 가리키며 물었다.“네, 원래 운대산은 붉은 안개로만 뒤덮여 있었는데, 진 선생님께서 이 괴현상을 바로 없애주셨습니다.”장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곧이어 장도윤이 계속해서 덧붙였다,“맞다, 진 선생님께서 산으로 올라가실 때 저흰 용의 울음소리도 들었어요...”허사연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진서준이 고양시에서 탁현수와 벌이던 정면 대결을 떠올렸다.그 싸움에서도 진서준은 용을 소환했었고 용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었다.그렇다면 진서준은 무사한 게 맞았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용대산 위에서 수련 중이었다.별장에 도착하자 장도윤이 말했다.“두 분께서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장도윤이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장도윤이 자리를 뜨자 허사연이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진서준한테 아무 일 없으면 된 거야. 하지만 김연아가 머지않아 곧 결혼할 거라는 게 지금으로서는 문제인데. 마지막 일주일밖에 안 남았어!”“진서준이 만
운대산 위.장씨 가문에서 보낸 50톤의 정육은 정말 진서준이 혼자 다 먹어버렸다.첫날, 진서준 혼자서 반 박스의 정육을 다 먹어버리는 광경을 본 권해철과 서지은은 진서준의 말이 허세만은 아니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정말 이 모든 고기를 다 먹어버리다니!이 순간, 진서준 체내의 영해는 한 길 높이로 상승했고 혈해 또한 훨씬 짙어졌다.진서준이 팔을 휘두르면 그의 팔에서는 뼈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권 마스터님, 아직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그동안 진서준은 밤낮없이 수련만 해왔다.휴대폰 배터리도 이미 다 소진되었다.김연아의 결혼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진서준은 산에 오르기 전, 권해철에게 옛날 폰 하나를 갖고 올 것을 부탁했다.역시 옛날 폰이 내구성도 강하고 배터리 수명도 길었다.“아직 이틀 남았습니다.”권해철이 대답했다.“갑시다, 이제 하산할 시간이네요!”진서준의 눈에서 안광이 번뜩였다.진서준은 남은 이틀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실패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권해철이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진 상경님, 지금 상경님 실력은 어느 정도이신가요?”진서준이 옅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저도 잘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적어도 두 배는 강해진 것 같네요.”권해철이 깊은 찬 숨을 들이켰다.적어도 두 배는 강해졌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진서준이 산에서 수련한 지는 고작 열흘 남짓이었다.열흘 만에 실력이 두 배나 상승해버리다니, 그의 수련 속도가 무서워질 지경이었다.서지은은 뭔가 하산하는 것이 내심 아쉬웠다. 그녀는 하산하고 나면 진서준과의 연락이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서지은의 아쉬운 표정을 보던 진서준은 단지 그녀가 이 세속에서 벗어난 환경을 떠나기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다.“나중에 산에 오고 싶어지면 언제든 와도 돼.”진서준은 말을 마치고 서지은의 손을 잡더니 그녀의 손등에 부적 하나를 남겨주었다.“이 부적만 갖고 있으면 이 호산대진이 너에게만큼은 통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이건 너만 가
한서강이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요? 한보영 씨가 누구한테 납치됐는데요?”허사연은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둘러 질문했다.“정월문의 장문인, 김문호한테요!”전에 고양시 전투에서 진서준에게 패배했던 문희수와 경두진 모두 정월문 사람이었다.진서준이 정월문의 두 장로를 순식간에 폐위시켜 김문호의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그 날의 복수를 위해 김문호는 산에서 나오자마자 고양시로 온 것이다.하지만 진서준은 이미 금운의 운대산 위로 올라가 수련 중이었다.진서준을 나오게 하려면 김문호는 어쩔 수 없이 한보영을 납치해 진서준이 제 발로 본인을 직접 찾아오게 만들어야 했다.“하지만 저는 지금 진서준 씨랑 연락이 안 되는걸요!”허사연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진 상경님께선 대체 어디서 뭘 하고 계신 거죠?”한서강의 마음이 점점 초조해져만 갔다.“너무 조급해 하지는 마세요. 진서준 씨는 분명 이틀 내로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요. 돌아오면 바로 진서준 씨에게 이 소식을 알려서 하루빨리 아가씨부터 구할게요.”허사연이 한 마디 덧붙였다.“김문호에게 금운으로 오라고 전하세요. 진서준 씨가 지금 금운에 있거든요. 지금은 산에서 수련 중이지만요. 김문호가 정말 그렇게 자신만만하다면 진서준 씨가 만든 진법도 어디 한 번 뚫어보라고 하세요!”“네, 지금 당장 김문호에게 전화해서 전하죠.”전화 통화가 끊기자 허윤진이 서둘러 물었다.“언니, 무슨 일이야? 한보영 씨가 납치됐다니?”“응, 한씨 가문의 한보영 씨가 김문호한테 납치당했대. 김문호는 정월문의 장문인인데 전에 전서준이 폐위시켰던 정월문의 두 장로 중 한 명이야.”허사연이 설명해 주었다.허윤진은 언니의 말을 듣는 순간 새어 나오는 욕을 참을 수가 없었다.“김문호 그것참 나쁜 녀석이네. 감히 여자를 납치하다니, 그런 놈도 장로라는 게 부끄럽다!”“답답하네...”어이가 없긴 허사연도 마찬가지였다.지금으로서는 진서준이 하루빨리 하산하기만을 기도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한보영도 위험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