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 저택으로 가는 길에 진서준은 한제성을 보며 물었다.“제성 씨, 황씨 저택 뒷산에 금지 구역이 있다는데 들어본 적이 있어요?”“아버지께서 언급한 적은 있어요. 몇 년 전에 술법 대사를 청해서 큰 진을 쳤다고 했어요. 대성 종사도 그곳에 들어간 후 나온 적이 없다던데요.”한제성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정말요? 대성 종사가 안에서 죽었단 말이에요?”진서준은 궁금해서 물었다.대성 종사는 강기화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대성 종사를 죽일 수 있는 진법은 많은 양의 영기가 필요했다.지난번 황씨 저택에 갔을 때 진서준은 어떠한 영기도 느끼지 못했다.“황씨 가문 사람들이 한 말인데 사실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한제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러자 진서준도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왜냐하면 유지수가 방금 전화로 진서준에게 귀띔해 주었기 때문이다.그곳은 황씨 저택 금지 구역이기에 들어가기 매우 어렵다. 유지수는 진서준을 걱정해서 귀띔한 것이 아니라 진서준이 죽으면 그녀에게 옥선화를 가져다줄 사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한제성과 진서준은 곧 황씨 저택에 도착했다.불과 며칠 사이에 현관에는 잡초가 무성했고 벽에는 거미줄이 걸려 있었다.“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들어가 보고 올게요.”진서준은 한제성의 어깨를 토닥이었다.“네. 조심하세요. 서준 씨.”한제성이 걱정스레 말했다.황씨 저택에 들어선 후 진서준은 현관을 지나 뒷마당에 도착했다. 그리고 강철로 납땜한 문 앞에 도착했다.지난번 황씨 저택에 왔을 때 그는 현관까지만 왔을 뿐 뒷마당에는 오지 않았다.만약 그때 이렇게 이상한 문을 봤더라면 진서준은 다가가서 분명히 한번 꼼꼼히 확인했을 것이다.진서준이 손바닥에 살짝 힘을 주자 용접되어 있던 강철은 마치 나무젓가락처럼 부러졌다.철거덕...불과 2, 3초 사이에 몽둥이처럼 굵은 10여 개의 철 막대기는 산산조각이 된 채로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진서준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자 다른 세계로 들어간 것 같
눈 깜짝할 사이에 요괴는 광풍을 일으키며 진서준 앞에 도착했다.하지만 진서준의 옷은 바람에 날리지도 않았다.“흥!”호진요괴는 진서준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경고하며 울부짖었다.“꽃 한 자루를 가지러 왔어. 갖고 이내 돌아갈게.”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호진요괴는 영성이 있어 진서준이 하는 말을 대충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임무는 대진을 지키고 외부인의 침입을 막는 것이다.그는 진서준을 들여보낼 리가 없었다.그래서 진서준의 말을 듣자 요괴는 갑자기 뛰어올랐고 2미터 넘는 거대한 몸집으로 진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진서준이 한 손을 앞으로 내밀자 검소리가 들리더니 예리한 검 한 자루가 나타나 주위의 흰 안개를 쓸어버렸다.천문검을 손에 쥐자 진서준 체내의 신기는 천문검으로 몰려들었다.진서준은 검을 들고 머리 위에 떠 있는 요괴를 향해 돌격했다.탕!검과 요괴의 발이 부딪히자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진서준이 서 있던 곳은 20센티미터 정도 꺼지면서 발이 움푹 패어 들어갔다.“2품 대종사에 가까운 실력이네. 그러니 대종사도 들어가지 못하지.”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너는 영기로 만들어진 물체이니 내가 마침 너와 맞설 수 있는 한 수가 있군.”진서준은 한 손을 요괴의 발 위에 올려 놓았다. 그러자 힘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느낀 요괴는 진서준을 발로 차면서 버둥거렸다.하지만 진서준은 요괴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힘을 다해 그의 발을 꽉 잡았다.“흥!”요괴는 처량하게 울부짖었다. 하지만 요괴가 아무리 분노해도 소용이 없었다.진서준의 흡성대법은 효과가 대단했다. 진서준이 이 기술을 쓸 줄 몰랐더라면 그는 요괴를 잡기 어려웠을 것이다.10여 분 후 요괴는 점점 더 허약해지고 눈빛도 흐리멍덩해졌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더니 검을 쥔 손에 힘을 주면서 요괴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요괴는 비명을 짖고 쓰러졌다. 순간 산속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진서준은 천문검을 거두지 않고 계속 산속으로 걸어갔다. 그는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진서준의 위치를 알게 된 뒤 유강은 곧바로 황영산을 데리고 한씨 일가로 향했다.“우리 둘만 갔다가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황영산은 조금 두려웠다.한씨 일가는 대단한 가문으로, 총 세 명의 종사와 진서준이 있었다.유강과 함께 갔다가는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까 봐 황영산은 두려웠다.진서준은 황영산에게 고양시로 다시 돌아오면 죽여버리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두려운 건 아니죠?”유강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황영산을 바라보았다.“그래도 황씨 일가 가주인데 겨우 이 정도로 무서워해요? 그날 무도 경기 때 먼저 떠나지 않았으면 겁을 먹고 기절했겠어요.”유강의 날카로운 비아냥에 황영산은 얼굴이 뜨거웠다.“나는 만일을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사람이라면 실수할 때가 있기 마련인데 그래도 안전한 편이 낫지...”황영산이 말했다.“전 어차피 이곳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혹시 아는 사람이 있으면 몇 명 불러와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와도 할 일은 없을 거예요. 그들이 나설 기회 따위는 없을 테니까요.”유강은 말을 마친 뒤 차 천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퍽...유강의 주먹으로 인해 두랄루민으로 만들어진 차 천장이 망가졌다.반대로 유강의 손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아니, 안 불러도 되겠어. 너 혼자면 될 것 같아.”황영산이 서둘러 말했다.“흥, 진서준이라는 놈의 몸이 이 차보다 더 단단하지는 않겠죠.”유강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무도 경기 때, 유강은 심하게 맞았었다. 그 이유는 그의 상대가 인의방 11위인 대종사였기 때문이다.인의방 40위 아래의 무인들이라면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1품 대종사도 마찬가지였다.국안부에서는 아직 진서준의 이름을 인의방에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강은 진서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유강은 진 마스터라는 사람을 속 빈 강정이라고 생각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곧 망가진 차를 타고 한씨 일가 앞에 도착했다.“한씨 일가 가주와 진서준에게 전해. 내가 왔으니 당장 나오
퍽...“콜록콜록...”한서강은 자기 목을 잡고 계속 기침했다.조금 전 황영산이 목을 졸랐을 때 한서강은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다.“이건 살짝 혼내준 것뿐이에요. 당장 진서준에게 연락해서 이곳으로 오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여버릴 거니까.”황영산은 한서강을 내려다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다 죽여버릴 거라고요? 우리 한씨 일가에 종사가 없는 줄 아는 건가요?”한서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인승민 종사님, 얼른 나와요. 여기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어요.”눈 깜짝할 사이에 인승민과 두 명의 종사가 한씨 일가 별장 안에서 걸어 나왔다.“누가 한씨 일가에서 소란을 벌이는 거죠? 죽고 싶나 봐요?”인승민이 차갑게 말했다.“저 두 사람이에요!”한서강은 황영산과 유강을 가리켰다.유강의 얼굴을 본 인승민과 다른 두 명의 종사는 안색이 순식간에 달라졌다.그날 무도 대회 때 세 사람은 현장에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유강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당신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꺼져. 난 유명하지도 않은 자들을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유강은 팔짱을 두른 채 거만한 표정으로 인승민 등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인승민 등 사람들은 사실 조금 두려웠으나 유강의 말을 듣자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화르르 타올랐다.종사로서 그들 또한 자긍심이 있었다.“유강 씨,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건 아닙니까?”인승민이 차갑게 말했다.“날 과대평가하는 게 아니야. 그저 당신들은 전혀 내 상대가 되지 않을 뿐이야.”유강은 끊임없이 비아냥댔다.“당신들을 쓰러뜨리기 위해 난 전력을 다할 필요도 없어.”“건방지군요!”“같이 덤벼. 난 약자를 괴롭혔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유강은 중지를 세우더니 인승민 등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세 사람은 그 광경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더는 참을 수 없었다.“같이 덤비죠. 저놈을 단단히 혼내주자고요!”갑자기 주변에서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했고, 세 개의 서로 다른 색의 강기
황영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유강이 인승민 등 세 사람의 상대가 안 될까 봐 조금 걱정됐었다.인승민 등 세 사람도 이름을 날린 지 꽤 된 사람들이라 실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민머리 유강의 실력이 더욱 강한 듯했다.“한서강 씨, 지금 당장 진서준에게 죽으러 오라고 연락하지 않는다면 이 세 사람부터 죽일 줄 알아요. 그리고 당신 가족들도 한 명씩 죽일 거예요.”황영산은 앞으로 나서면서 흉악한 얼굴로 말했다.한서강은 황영산이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란 걸 알았다. 황영산은 정말로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래요. 기다려요. 지금 당장 진 마스터님께 연락하겠어요.”한서강은 허성태와 달리 진서준과의 관계가 그리 깊은 편은 아니었다.휴대전화를 꺼낸 한서강은 진서준에게 연락하는 대신 먼저 한제성에게 연락했다.그는 진서준이 일을 보러 외출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진서준에게 연락하면 그의 일을 방해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아빠, 무슨 일이세요?”한제성은 본인이 직접 운전해서 진서준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진 마스터님은? 어디 계셔?”“차에 타고 계시는데요.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에요.”한제성은 아버지의 말투에서 이상함을 눈치챘다.“아빠, 무슨 일 있는 거예요? 아주 조급한 것처럼 느껴지네요.”한제성이 황급히 물었다.“황영산 씨가 민머리 남자와 같이 찾아왔어. 인승민 등 종사들도 그 민머리 남자의 상대가 되지 않았어.”한서강이 말했다.“뭐라고요? 황영산 그 자식이 사람을 데리고 복수하러 왔다고요?”한제성은 깜짝 놀랐다.당시 황영산이 진서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얼마나 애절하게 빌었었는지 한제성은 직접 두 눈으로 보았었다.그런데 겨우 며칠 지났다고 황영산은 사람을 데리고 와서 진서준에게 복수하려고 했다.“빨리 갈게요. 십 분 내로 도착할 거예요.”전화를 끊은 뒤 한제성은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서준 씨, 황영산 씨가 진서준 씨에게 복수하려고 민머리 남자를 데리고 왔대요
한서강은 아직 멀쩡했다. 그의 몸에는 다친 흔적이 없었고 한제성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한씨 일가 가주 자리에 앉아 있는 유강을 본 진서준은 눈빛이 싸늘해졌다.역시 그자였다.“둘 중에 누가 진서준이지?”두 젊은이를 본 유강은 느긋하게 포도를 입에 넣었다. 그는 진서준이 안중에도 없었다.황영산은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을 가리켰다.“저놈이다. 바로 저놈이 진서준이야!”유강은 진서준을 보더니 경멸에 찬 미소를 지었다.“겨우 2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강하면 얼마나 강하겠어요? 황씨 일가가 왜 저놈을 이기지 못했는지 알겠네요. 황씨 일가의 종사들도 저 쓸모없는 세 사람처럼 전부 쓰레기였던 거겠죠.”유강이 비웃자 한서강과 황영산은 얼굴이 뜨거워졌다.그러나 두 사람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유강은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진서준, 넌 오늘 틀림없이 죽을 거야.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 와도 널 구할 수 없어!”황영산은 표독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난 네 뼈를 전부 부러뜨리고 널 조금씩 괴롭혀서 죽일 거야. 너에게 죽는 것보다 괴로운 기분이 어떤 건지 똑똑히 알려주겠어!”진서준은 덤덤한 표정으로 평온하게 말했다.“내가 얘기했을 텐데. 또 한 번 고양시에 온다면 반드시 죽일 거라고.”“우습네. 유 종사가 있는데 내가 너 같은 놈을 두려워하겠어?”황영산은 같잖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조금 전 유강이 인승민 등 사람들을 이겼을 때 황영산은 자신감이 생겼다.말을 마치자마자 진서준의 모습이 사라졌다.사람들은 당황했고 곧 황영산은 죽음의 기운이 자신을 향해 다가옴을 느꼈다.황영산은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진서준은 이미 그의 앞에 나타나서 그의 하체를 찼다.퍽...황영산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두 다리를 힘껏 오므린 채로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아!”괴로워하는 황영산의 모습에 현장에 있던 남자들 모두 하체가 서늘해져서는 저도 모르게 손으로 중요 부위를 가렸다.유강은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
바닥에 누워있던 황영산은 진서준이 유강의 주먹에 맞아서 날아갈 줄 알았다.그런데 갑작스러운 반전에 아파서 기절할 뻔했던 황영산은 넋이 나갔다.한씨 일가의 세 종사는 유강의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그런데 진서준은 왜 멀쩡한 걸까?설마 유강이 진서준을 봐준 걸까?“이게 힘의 반을 쓴 거라고? 너무 약한데.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진서준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차갑게 웃었다.그의 거만한 말에 유강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건방 떨지 마. 이제 곧 웃음이 나오지 않게 해주지!”유강은 잡힌 주먹에 몰래 힘을 꽉 주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마치 그의 주먹을 쥐고 있는 것이 손이 아니라 펜치 같았다.전력을 다한 유강은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유강, 어떻게 된 거야?”황영산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유강을 바라보았다.“전... 전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어요. 제가 전력을 다한다면 이 집은 무너질 거예요. 그렇게 되면 당신은 도망치지 못할 거예요.”유강은 서둘러 거짓말했다.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숨기기 위해서 말이다.황영산은 유강이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 전 유강이 보여준 힘은 확실히 대단했기 때문이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짓궂은 표정으로 유강을 바라보았다.“그래. 내가 기회를 한 번 주겠어. 우리 나가서 싸우자고!”말을 마친 뒤 진서준이 먼저 몸을 돌려 거실을 나갔다.유강은 안색이 또 한 번 달라지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같이 나갔다.황영산은 의자를 지팡이로 삼아서 절뚝거리며 밖으로 나갔다.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죽고 싶어질 정도로 엄청난 통증이 따랐다. 한제성 부자도 서둘러 따라 나갔다. 그들은 진서준이 어떻게 유강을 혼내주는지 보고 싶었다.별장 거실을 나가 앞마당에 있는 풀밭에 도착한 뒤, 진서준은 유강을 바라보면서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나는 당신이 이 기회를 틈타서 도망칠 줄 알았는데.”“우습네. 내가 도망칠 리가 있겠어? 너야말로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 그
한제성은 조금 불안해졌다.“진서준 씨, 그의 주먹에 맞아줄 필요는 없잖아요. 그의 주먹에 바닥에 균열이 생길 정도잖아요!”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그의 주먹에 담긴 힘은 나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것과 다름없어요.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한씨 일가 부자는 혀를 내둘렀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유강의 주먹 한 방에 바닥에 균열이 갈 정도인데,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을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다니...이때 황영산이 절뚝거리면서 걸어왔다. 그는 온몸의 피가 빠진 듯 안색이 무척 창백했다. “한 주먹에 저 자식을 죽여버리도록 해. 허풍 떠는 걸 좋아하는 놈이니 말이야!”황영산의 머릿속에는 진서준을 때려죽여서 허풍을 떤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생각뿐이었다.황영산이 말하지 않아도 유강은 절대 봐줄 생각이 없었다.“죽어!”유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의 주먹은 공기를 가르며 진서준의 심장 쪽으로 날아들었다.심장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급소이자 가장 약한 기관이었다사람은 심장이 망가진다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쿵...굉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마치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사방에서 먼지가 일어 진서준과 유강의 모습을 가렸다.먼지가 사라진 뒤 둘이 있던 곳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진서준은 마치 산처럼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우뚝 서 있었다.그리고 유강은, 진서준을 때렸던 그 손이 축 늘어져 있었다. 손뼈가 전부 부러졌기 때문이다.이때 유강의 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입은 떡 벌어졌다.그는 자신이 전력을 다해 휘두른 주먹이 무엇 때문에 진서준을 다치게 할 수 없었는지, 왜 오히려 자신이 다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의 유강을 본 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학교 다녀본 적 없어? 힘의 상호 작용 원리 몰라?”유강이 주먹을 뻗은 순간, 그의 힘은 그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났다.만약 그보다 약한 사람을 때렸다면 그 힘이 전부 유강에게 되돌아가지 않고 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