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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엄재욱은 국안부 사람이에요. 권해철 씨와 한씨 일가가 나선다면 국안부에서는 분명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저 때문에 그런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었어요.”

진서준이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국안부의 강대함을 알게 된 진서준은 모든 일에 조심해야 했다.

“서준 씨, 나 엄청 쓸모없죠?”

허사연이 물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예요?”

진서준은 의아했다.

“매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난 아무것도 못 하고 옆에서 지켜봐야만 하잖아요.”

허사연은 미안한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

진서준은 허사연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는 고개를 숙인 뒤 허사연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아뇨. 사연 씨는 아무것도 못 한 게 아니에요. 사연 씨는 내게 죽음을 마주할 용기를 주었어요. 난 사연 씨 덕분에 나 혼자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허사연은 진서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돼주진 못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많은 힘이 되었다.

가끔 사람의 의지는 엄청난 힘을 갖기도 한다.

오늘도 그랬다.

탁현수가 마지막으로 공격했을 때, 진서준도 사력을 다했다.

그때 진서준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가족들과 친구들이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진서준은 탁현수의 그 일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서준 씨, 나도 수련하고 싶어요. 나도 서준 씨처럼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허사연이 말했다.

“좋아요. 서라를 구해내고 나면 우리 같이 서남 강주로 가요. 그곳에 은영과가 있어요.”

진서준은 작게 말했다.

“은영과가 있다면 사연 씨도 수련할 수 있어요!”

“좋아요. 약속해요!”

허사연은 기뻤다.

“그래요.”

두 사람은 그렇게 평온하게 서로를 안은 채로 서로의 숨결을 느꼈다.

허사연이 갑자기 말했다.

“서준 씨, 우리 결혼해요!”

그 말에 진서준은 당황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고, 또 내년 3월 신농산의 약속을 완수하지 못했다.

이제 내년 3월까지 7달 정도 남았다.

진서준은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고, 신농산에서 돌아온 뒤 허사연에게 프러포즈할 생각이었다.

“싫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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