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아까운 줄 모르네.”탁현수의 눈동자에 경멸이 스쳐 지나갔다.그의 주먹에는 선천의 힘이 8할 이상 포함되어 있었기에 종사의 강기로는 전혀 막을 수 없었다.주먹을 채 뻗기도 전에 용은 이미 진서준의 손에 닿았다.쿵...호수는 마치 미사일의 폭격을 당한 것처럼 30m 높이의 물기둥이 생겼다.활활 불타오르던 불길조차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사람들은 서둘러 뒤로 물러났다. 그들은 두 사람의 전투로 인한 여파로 다치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물기둥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서둘러 전투 상황을 살폈다.탁현수의 눈동자에는 경악이 가득했다. 청색 빛이 반짝이는 손이 그의 공격을 막았다.그의 선천의 힘은 진서준의 영기에 완전히 둘러싸여 앞으로 조금도 나아갈 수 없었다.마치 공격이 아주 거대한 산에 가로막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진 마스터가 막아냈어. 진 마스터, 정말 대성 종사가 맞는 걸까?”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린 채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그들이 이 주먹을 막았더라면 이미 가루가 되어 사라졌을 것이다.이때 탁현수가 다시 움직였다.그는 다른 손을 뻗어 진서준의 머리를 노렸다.쫘악.공기가 찢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진서준은 당황하지 않고 체내의 영기를 곧바로 다른 손에 집중시켜 덤덤히 다시 한번 그의 공격을 막았다.탁현수는 화가 났다.사람이 개미를 죽이려면 보통 한 번 밟으면 끝난다. 그러나 몇 번이나 밟아도 개미가 죽지 않는다면 화가 날 것이다.탁현수가 보기에 진서준이 바로 그 개미였다.“몇 번이나 막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겠어!”탁현수는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질렀다. 그는 불타오르는 주먹을 끊임없이 내뻗었고 용들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한꺼번에 달려들었다.현장에 있던 종사 강자들은 탁현수가 대체 몇 번이나 공격을 퍼부었는지 보지 못했다.심지어 민영신 같은 3품 대종사도 미간을 찌푸린 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진서준의 공격은 마치 바람 같았고, 그의 손바닥은 마치 청색의 장
호수 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조금 전보다 불길이 더욱 거세졌다. 호숫가의 온도는 이미 40도에 달했다. 종사들은 자신의 강기를 이용해 고온을 막아냈다.진서준은 그 광경을 보자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탁현수 어르신은 장도로 종사가 되셨지만 종사가 된 이후로는 장도를 쓴 적이 없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탁현수 어르신이 다시 장도를 든 걸 보니 아마도 전력을 다하려는 것 같네요.”우소영은 차갑게 웃었다.“제 사부님은 오랫동안 장도를 쓰지 않으셨지만 사부님의 도법은 전혀 퇴보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대종사가 되면서 도법이 더욱 발전했죠. 도강의 위력으로 산과 강을 벨 수 있는 정도예요.”우소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헛숨을 들이켰다.허사연은 무척 긴장했다. 그녀는 주먹을 너무 꽉 쥐어서 손가락 관절이 희게 변했다.“이 자식, 내 장도에 죽는 걸 영광으로 생각해.”탁현수가 말했다.“난 지금까지 내 장도로 사람을 딱 한 명 죽였어. 그 사람은 내 원수였지. 그도 종사였어. 난 내 내력이 정점에 달했을 때 그를 죽였어.”내력 무인이 종사를 죽이다니!그때 탁현수는 이미 자기보다 더 높은 경지의 사람과 싸울 수 있었다.말을 마친 뒤 탁현수는 곧바로 움직였다.그의 장도와 발밑의 호숫물이 만나는 순간, 흰 김이 모락모락 나서 탁현수의 몸을 전부 가릴 듯했다.“열염분천!”치직!공기가 찢기고 안개가 갈라졌다. 하늘가의 노을 같기도 한 붉은 도강은 호수를 갈라서 10m 정도 깊이의 길을 만들었다.탁현수는 온몸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의 선천의 힘은 거의 극치에 달했다.기세가 어마어마했다.탁현수는 자신의 모든 선천의 힘을 그 일격에 쏟아부었다.일생의 수행이 전부 그 일격에 담긴 것이다.그것은 탁현수의 일생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이었다.사자는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조금 전 진서준이 보여준 실력은 이미 탁현수의 예상을 벗어났다.그래서 그는 반드시 진서준을 일격에 참살해야 했다.다들 탁현수의 일격에 매우 놀랐다.3품
부서진 도강은 천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의 눈앞에 있던 용은 서서히 사라지면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아래 호수는 미친 듯이 사방으로 헤쳐지고 있었다.하늘의 구름 또한 사방으로 흩어져서 감쪽같이 사라졌다.“죽어!”탁현수의 호통 한 번에 용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진서준의 몸은 완전히 도강 앞에 드러나게 되었다.진서준은 물러나지 않고 두 손으로 도강을 꽉 쥐었다.강철마저 녹일 수 있는 온도가 자신의 두 손을 태우게 놔둔 것이다.피가 두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왔다.이 순간, 두 사람은 모든 힘을 다 썼다.“내 여동생, 내 어머니, 내 친구들, 내 애인이 날 기다리고 있어. 난 절대 죽을 수 없어!”진서준의 옷이 갑자기 찢겼고 그의 등에 용의 문양이 은은히 나타났다.다음 순간, 빛이 번쩍이면서 파괴력 넘치는 힘이 진서준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졌다.탁현수는 순간 동공이 떨렸다.“이럴 수가! 용의 핏줄이라니, 넌...”탁현수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무시무시한 힘이 그를 집어삼켰다.쿠구궁...엄청난 물보라로 인해 진서준과 탁현수 두 사람이 물에 잠겼다.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바짝 긴장했다.이 일격으로 진서준과 탁현수의 승부가 갈릴 것이다.종사가 과연 대종사를 죽일 수 있을까?잠시 뒤, 호수는 다시 고요해졌다.오직 진서준만이 산처럼 꿈쩍하지 않고 호수 위에 서 있었다.그 순간, 사람들은 숨 쉬는 법마저 잊었고 생각 또한 할 수 없었다.민영신은 어느샌가 호숫가에 서 있었다. 표정 변화가 적은 그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어 있었다.허사연은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보이며 입이 귀에 걸린 채 진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다들 진서준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진서준을 과소평가했다.우소영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호숫물이 끊임없이 끓고 있었다.호숫가.엄재욱과 다른 호국사, 성진형 일행, 황씨 일가의 두 종사까지, 총 8명의 종사가 살기등등하게 진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진서준, 난
천문검이 모습을 드러냈다.검 소리가 들리자 3품 대종사인 민영신마저 살짝 눈빛이 달라졌다.“아직 자기 패를 다 보여주지 않았네!”이때 민영신은 더 이상 약자를 보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보지 않았다.동일한 경지였다면 민영신은 심지어 자신이 진서준의 상대가 되지 않았을 거로 생각했을 것이다.무도와 술법을 동시에 수련했을 뿐만 아니라 보검까지 소유하고 있으니, 진서준은 참으로 대담했다.그 광경을 본 조해영은 눈에 핏발이 섰다. 그녀는 진서준이 이곳에서 죽기를 바랐다.‘진서준, 죽어. 이곳에서 죽으라고!’진서준이 죽지 않는다면 조해영은 자신이 평생 노력해도 복수를 할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허사연은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정말 도덕이라고는 없네요. 같이 손을 잡고 진서준 씨 한 명을 괴롭히려고 해요?”“승리하는 자가 정의로운 법이지.”엄재욱은 차갑게 말했다.권해철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다들 날 잊은 것 같군!”“우리도 있어요!”한씨 일가의 세 종사도 나섰다.“우리 한씨 일가는 진 마스터님과 생사를 함께할 겁니다!”한서강은 자기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엄재욱과 성진형은 순간 고민이 됐다.그들은 진서준이 기진맥진한 상태라 종사 9명이 연합하면 진서준을 죽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니 꼭 이길 거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구경하던 사람들은 들떴다.정말로 우여곡절이 많은 전투였다.처음에는 다들 진서준이 틀림없이 죽을 거로 생각했지만 진서준은 탁현수의 공격을 막았다.그리고 탁현수가 전력을 공격했건만 진서준은 그의 공격을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탁현수를 죽였다.그런데 이젠 9명의 종사가 나섰다. 그중 세 명은 심지어 인의방에 이름을 올린 자들이었다.그러나 진서준 쪽에도 도우려는 자가 있었다.세 명의 종사와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술법 천사 권해철.어느 쪽이 이길 지 짐작할 수 없었다.엄재욱은 안색이 한없이 어두웠다. 그는 권해철 등 사람들을 노려보았다.“권해철 씨, 이건 국안부를 적으로 돌리는
“우리 사부님을 죽인 놈, 너도 죽어!”우소영은 표정이 일그러졌고 눈빛은 원망으로 가득했다.진서준이 고개를 돌려 우소영을 바라봤을 때 우소영은 이미 진서준의 앞에 서 있었다.퍽...진서준은 우소영의 손바닥에 맞았다.허사연은 심장이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서준 씨!”다른 사람들도 매우 긴장했다.우소영은 엄청난 분노를 품고 있었으니 분명 사력을 다했을 것이다.우소영은 원래도 약한 편이 아니었으니 진서준은 틀림없이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진서준의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그는 우소영의 위력을 확실히 느꼈다.조금 아프긴 했지만 내상을 입지는 않았다.전에 보운산에서 용혈과로 몸을 단련한 덕분이었다.그러지 않았더라면 우소영의 공격에 크게 다쳤을 것이다.“이럴 수가. 왜 멀쩡한 거야?”우소영은 경악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서준의 몸에서 혈기가 들끓고 있었다.붉은색의 혈기가 진서준의 몸을 뒤덮고 있었다.진서준은 천문검을 휘둘렀다.천문검은 마치 횃불처럼 공기를 베었다.검기로 인해 발아래 호수에 수 미터 깊이의 좁은 골짜기가 생겼다.우소영은 서둘러 피했다. 그녀는 뒤로 수십 미터 물러났다.“진 마스터 멀쩡한데?”“아냐, 멀쩡할 리가 없어. 분명 억지로 버티는 걸 거야.”“혹시 저 진 마스터 횡련 종사인 건 아닐까?”그 말에 사람들은 또다시 의논이 분분해졌다.“뭔 소리를 하는 거야? 횡련 종사라면 수련 난도가 술법이랑 비슷하다고!”“우리 화진에서 술법을 수련하는 사람은 횡련을 수련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아!”가장 중요한 건 진서준이 이미 무도와 술법을 모두 익혔다는 것이다.만약 그가 횡련 종사라면 아마도 역사상 첫 인물일 것이다.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 엄재욱 등 8인이 진서준에게로 돌진했다.8명의 종사가 함께 공격하니 그 힘이 금방 대종사 경지에 이른 사람의 힘과 엇비슷했다.엄청난 공세를 마주하게 된 진서준은 체내의 마지막 남은 영기를 천문검에 모으기 시작했다.“난 검 하나만 있으면
사방이 고요했다.사람들은 진서준과 허사연을 바라보았다.두려워하는 이들도 있고, 분노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기뻐하는 이들도 있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김연아는 너무 기쁜 나머지 눈시울마저 붉어진 채 진서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살아있으면 됐어. 살아있으면 됐어...”모든 걱정이 그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졌다.25살에 선천 대종사를 죽이고, 종사 9명을 죽였다.한씨 일가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그들 모두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들처럼 기뻐했다.이번에 남주성에서 한씨 일가는 그 위상이 단번에 높아질 것이다.조씨 일가는 멸문되었고 황씨 일가의 두 종사도 진서준에게 살해당했다.이제 황씨 일가는 바람 앞의 등불과 다름없는 처지였다.한씨 일가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다른 가문들이 황씨 일가를 처단할 것이다.황영산과 황시훈은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았다.두 사람은 황씨 일가가 망했다는 걸 직감했다.조해영의 눈빛은 어두웠다. 진서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서 끝없는 원망과 분노가 보였다.그녀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도 왜 진서준을 죽이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쓸모없는 놈들!’진서준은 황영산의 곁으로 다가가서 차갑게 그를 노려보았다.“조천무가 납치한 사람들은?”“얘기하면 우리 가족을 살려줄 거야?”황영산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남주성에서 꺼져.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마.”진서준은 차갑게 말했다.“그래, 그래!”황영산은 곧바로 한씨 일가 사람들을 데리고 유정과 고한영 두 사람을 구하러 갔다.진서준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허사연과 함께 차에 오른 뒤 한씨 일가도 돌아갔다.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누워 잠을 잤다.너무 피곤했다.이번 전투로 진서준 체내에 있는 영해와 혈해 모두 바닥났다.진서준의 의지가 굳건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명인 호수를 나서자마자 쓰러졌을 것이다.허사연은 진서준이 아주 크게 다쳤다고 생각해 황급히 권해철에게 살펴달라고 했다.권해철은 맥을 짚은 뒤 허사연에게 말했다
허윤진은 허리를 숙인 뒤 얼굴을 붉히며 진서준의 뺨에 짧게 뽀뽀한 뒤 도망치듯 방에서 나갔다.“윤진아, 서준 씨 아직 자고 있지?”허사연이 보약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오려고 했다.“응, 아직 자고 있어.”허윤진은 감히 허사연과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누렁이의 털을 쓰다듬었다.이번에 허윤진은 누렁이도 함께 데려왔다.전에 누렁이가 손승호가 고용했던 두 종사를 죽인 뒤 허윤진은 누렁이가 옆에 있으면 안전한 기분을 느꼈다.허사연은 보약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진서준이 이불을 덮고 있는 걸 본 허사연은 작게 웃었다.“윤진이 걔도 사람을 걱정할 줄 아네.”허사연은 진서준의 뺨을 살살 쓰다듬은 뒤 진서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 댔다.그녀는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진서준의 호흡을 느꼈다. 그것만으로도 허사연은 아주 만족스러웠다.하지만 허사연은 앞으로 진서준이 상대해야 할 적이 더 강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진서준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진서준이 앞에서 싸우고 있을 때 뒤에서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수련을 해서, 더욱 강해져서 진서준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다.한참 뒤 1층 거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허사연은 진서준에게 입을 맞춘 뒤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한서강은 유정과 고한영을 무사히 데려왔다.“유정아!”유정을 본 허사연은 매우 기뻤다.유정은 진서준의 의매니 그녀에게도 의매였다.“사연 언니, 미안해요. 제가 폐를 끼쳤네요.”유정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폐는 무슨. 나랑 서준 씨 때문에 두 사람이 피해를 본 거지.”허사연이 말했다.“저... 올라가서 서준 오빠 봐도 돼요?”유정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진서준이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큰 희생을 치렀다는 것을 짐작했다.“당연하지.”허사연은 유정에게 진서준이 있는 방을 알려줬다.유정과 고한영 두 사람은 곧바로 진서준이
저녁이 되어서야 진서준은 잠에서 깼다.진서준이 눈을 떴을 때 그의 침대 옆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그와 가장 가까운 것은 허사연 자매였다.두 사람은 침대 양옆에 각각 서 있었다.진서준이 깨어나자 허사연은 서둘러 물었다.“서준 씨, 목은 안 말라요? 배는 안 고파요?”예전 몸 상태였다면 하루 동안 안 먹어도 괜찮았다.하지만 오늘은 운동량이 많았기에 조금 배가 고픈 것 같았다.“조금 고프네요.”진서준이 말했다.“삼계탕 끓여놨으니까 얼른 먹어요!”그것은 허사연이 오후에 끓였던 삼계탕이었다. 그녀는 몇 번이나 삼계탕을 데웠었다.“고마워요.”진서준은 감격했다.“나한테 뭘 그렇게 예의를 차려요?”허사연은 조금 불만스러운 듯 눈을 흘겼다.“침대 헤드에 기대요. 내가 먹여줄게요.”허사연은 한 손에는 그릇을, 다른 한 손에는 숟가락을 들고 진서준에게 국을 떠먹였다.그 광경에 여러 미인이 부러워했다.진서준은 조금 부끄러웠다. 방 안에 사람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내가 알아서 먹을게요.”“안 돼요. 서준 씨는 지금 환자니까 내 말대로 해요!”허사연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난 서준 씨 여자 친구인데 밥을 먹여주는 게 뭐 어때서요?”말을 마친 뒤 허사연은 국을 한 숟가락 떠서 진서준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입 벌려요.”허사연이 부드럽게 말했다.진서준을 입을 벌려서 삼계탕을 마셨다.“안 뜨거워요?”허사연은 국을 먹인 뒤에야 온도를 확인해야 한다는 걸 떠올렸다.그녀는 한 숟가락 떠먹어 보았다. 온도는 괜찮았다.그녀는 계속해 진서준에게 국을 떠먹였다.진서준은 조금 흥분되었다. 허사연이 조금 전 숟가락을 썼기 때문이다.허윤진은 질투심 때문에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갔다.“괜찮아 보이니 난 먼저 나갈게요.”진서준은 그제야 허윤진이 온 걸 발견했다.하지만 진서준은 그녀를 불러 세우지 않고 그녀가 나가게 내버려두었다.곧 한보영 등 사람들도 방에서 나갔다.“유정아, 조천무가 두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았지?”진서준은 유정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