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저 자식을 조사해요. 대체 배후에 누가 있길래 저렇게 건방진지 알아야겠어요!”황경두도 진서준이 무척 불만스러웠고 미웠다.오늘 진서준은 자신의 실력을 과하게 뽐냈다.“네,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 조사해볼게요.”황경두는 고개를 끄덕였다.곧 황씨 일가에서는 진서준을 조사해 냈다.진서준의 자료를 본 황경두와 진승철은 당황했다.감옥에 가기 전까지 진서준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그런데 3년간 감옥에 있다가 출소한 뒤 갑자기 실력이 비약적으로 늘었고, 서울에서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는 진 마스터가 되었다.“혹시 감옥 안에서 기연을 만난 걸까요?”진승철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기연을 만났다고 해도 겨우 3년 사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출 수는 없을 텐데요.”진씨 일가의 천재들도 10년 이상 수련하고 대량의 진귀한 약재를 써서 대성 종사가 된다.“진 선생님, 저 자식이 어떤 기연을 만났던 간에 저 자식에게는 뒷배가 없어요.”황경두의 눈빛이 악랄하게 번뜩였다.“게다가 조씨 일가와도 사이가 좋지 않아요. 지금 저 자식이 한씨 일가에 있다는 사실을 조씨 일가에 알린다면 조씨 일가에서 나서서 그를 처리할 거예요.”진승철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내 복수는 내가 직접 할 겁니다. 조씨 일가 따위 필요 없어요.”진승철은 남주성의 가문들을 깔봤다.진서준은 그의 뺨을 때렸고 진승철은 반드시 직접 그 복수를 할 셈이었다.“네, 네...”황경두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승철은 곧바로 경성에 있는 집안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대성 종사 두 명을 보내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뒤 진승철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루만 더 살려두죠. 내일은 죽게 될 테니 말이에요.”...조씨 일가.조재찬은 심어둔 사람에게서 진서준이 고양으로 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그래, 지금 당장 내 아내를 찾으러 가야겠어.”조재찬은 성수민을 찾아가서 말했다.“여보, 우리 아들을 죽인 놈이 고양에 왔대!”“어디 있는데?”성수민의 눈동자에서 불길이 불타올랐다.“
그동안 권해철은 진서준을 위해 많은 일을 해줬기에 진서준은 그에게 인색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탄영단은 만들기가 어렵긴 했지만 단약 한 알로 권해철의 충성을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허사연이 부러운 얼굴로 물었다.“서준 씨, 난 언제쯤 서준 씨처럼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서라를 구한 뒤에 같이 강주로 가요. 내가 은영과를 사줄게요. 은영과가 있으면 사연 씨도 나처럼 수련할 수 있을 거예요!”진서준은 도를 닦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차마 하지 못했다.진서준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도를 닦는 것에 관해서 얘기할 생각이었다.“네, 얼른 서라 씨를 찾은 뒤 같이 강주로 가요.”허사연이 기쁜 얼굴로 말했다.허사연은 돈 있고 권력만 있으면 될 줄 알았다.그러나 진서준과 한 달 동안 함께 있으면서 그래도 힘이 강한 사람이 가장 강하단 걸 알게 되었다.비록 허씨 일가는 돈이 많았지만 진서준의 곁에 있으면 그녀는 짐 덩어리에 불과했다.허사연은 강해지고 싶었고, 진서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전 우선 이 두 단약을 사용해야겠어요. 서라를 찾는 일은 한서강 씨께 맡길게요.”진서준이 말했다.“문제없어요!”한서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빈방으로 들어간 뒤 탄영단 두 알을 삼켰다.탄영단을 삼키자마자 단약 안의 영기가 마치 밀물처럼 진서준의 체내에서 마구 날뛰었다.진서준은 서둘러 장청의 힘을 이용했다. 이 엄청난 영기는 장철결의 궤적에 따라 진서준의 체내에서 33주 동안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에는 단전에 흡수될 것이다.단전 안의 영해는 눈에 보이는 속도로 늘어났다.오후 사이 진서준의 단전 속 영해는 또 늘어났다.진서준의 실력은 기 수련 6단계에서 7단계가 되었다.체내의 영해는 무려 20m에 달했다.진서준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백 년 된 설련이라 그런지 역시 남다르네. 이 속도라면 내년 3월 전까지 기 수련 경지를 돌파할 수 있겠어
옆에 있던 한제성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너무 편애하시는 거 아니에요? 언제쯤이면 저한테도 그렇게 잘해주실 거예요?”“이 자식, 내가 너한테 못 해준 게 뭐가 있어? 나 아니었으면 넌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맞아 죽었을 거야. 네가 사고를 칠 때마다 수습해 준 사람이 누군데 그래?”한서강은 한제성을 매섭게 노려보았고, 한제성을 겁을 먹고 목을 움츠렸다.세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본 진서준은 하루빨리 진서라를 구출하고 싶었다.이때 한제성의 전화가 울렸다.“알겠어. 지금 당장 갈게.”전화를 끊은 뒤 한제성은 한서강에게 말했다.“아빠, 제가 구매한 원석이 도착했대요. 제가 가서 받을게요.”“제대로 된 일 좀 하면 안 되니? 원석 같은 건 그만해. 벌써 돈을 얼마나 쏟아부은 거야?”한서강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진서준은 궁금한 듯 물었다.“원석 거래를 해요?”“사실 도박이죠. 제가 원석을 많이 사거든요. 그리고 사들인 원석들을 고양시의 원석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다시 팔아요.”한제성이 설명했다.허사연은 한씨 일가에서 심심했던 참이라 한제성과 함께 가보고 싶었다.“서준 씨, 우리고 가볼까요?”허사연이 말했다.“좋아요.”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 씨가 있다면 경호원을 데리고 가지 않아도 되겠네요!”한제성이 크게 웃었다.“이 자식,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진서준 씨를 네 경호원으로 생각하는 거야?”한서강은 한제성의 머리를 퍽 쳤다.“괜찮아요. 저도 궁금하거든요. 같이 가볼게요.”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권해철은 같이 갈 생각이 없었다. 그는 한씨 일가에 남아서 한보영에게 공법을 배워 줄 생각이었다.한제성이 운전해서 진서준과 허사연을 데리고 교외에 있는 창고에 도착했다.그곳은 한제성이 평소 원석을 두는 곳이었다.가는 길에 한제성은 진서준에게 자신이 고양시에 원석 가게를 여러 군데 차렸고, 매달 이윤이 40억 정도라고 했다.그리고 자신도 가끔 원석을 열어보기도 한다고 했다. 혹시라도 에메랄드가 나오면 수
차들이 멈춰 선 뒤 중간에 있던 승용차에서 중년 남성 한 명이 내렸다.중년 남성은 목에 엄지손가락만큼 굵은 금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그는 시가를 물고 있었는데 벼락부자 같아 보였다.다른 차에서는 십여 명의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내렸다. 다들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기세등등한 것이 일반인은 아닌 것 같았다.“양 사장님, 물건 보내주러 온 거면서 사람은 왜 이렇게 많이 데려왔습니까? 절 믿지 않는 겁니까?”한제성은 웃는 얼굴로 다가가서 양지후와 악수를 했다.“한제성 씨를 믿지 않는 게 아니라 이번에 물건을 많이 가져와서요. 혹시라도 오는 길에 문제가 생긴다면 제가 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어서 말이에요.”양지후는 한제성과 힘껏 악수를 나눈 뒤 웃으며 말했다.그는 한제성이 경호원을 데려오지 않은 걸 보고 의아해했다.그러나 이곳은 그의 구역이 아니었기에 나쁜 생각을 접었다.“양 사장님, 너무 겸손하시네요. 이 트럭을 버려도 양 사장님이 거리에 나앉을 일은 없을 텐데요.”한제성은 양지후의 비위를 맞췄다.“한제성 씨, 말을 참 예쁘게 잘하시네요!”양지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을 좋아했다. 특히 돈 많은 사람들이 그랬다.아무도 아부하지 않는다면 그들 같은 사람들은 오히려 무료해 했다.진서준과 허사연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장사를 잘할 스타일이네요.”진서준은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그러네요. 분위기에 따라서 유연하게 구는 법도 알고 말이죠.”허사연이 웃으며 말했다.한제성과 양지후는 몇 마디 나눴고, 양지후는 허사연에게 시선을 옮기더니 눈을 빛냈다.“저 미녀는 누구죠?”돈 많은 사람들은 미녀와 돈에 관심이 많았다.“진서준 씨 여자 친구입니다. 저희 한씨 일가의 귀한 손님이세요.”한제성이 서둘러 설명했다.한제성은 진서준과 양지후 사이에 갈등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 거래는 망하게 된다.남자 친구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씨 일가의 귀한 손님이라는 말에 양지후는 곧바로 마
허사연은 아리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도 가서 보죠. 제가 좋은 걸로 하나 골라줄게요.”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잡고 다가갔다.“옥석을 볼 줄 알아요?”허사연은 조금 놀랐다.“사연 씨 남자는 출산 빼고 거의 다 할 줄 알아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뭐예요, 진서준 씨가 내 남자라뇨?”허사연은 얼굴을 붉히며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곽윤선도 자리에서 일어나 원석을 살피러 갔다.곽윤선은 원석들 앞에 서서 스무여 개를 골랐다.원석은 아주 많았고 일일이 살필 수는 없었기에 랜덤으로 스무여 개를 골라서 확인해 보는 것이었다.물론 그 스무여 개 원석이 트럭 안의 모든 원석의 질을 대표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원래 원석을 사서 갈라 보는 건 일종의 도박이었다.곽윤선이 스무여 개의 원석을 찬찬히 살피고 있을 때 진서준은 갑자기 허리를 숙여 사람 머리의 반만큼 큰 돌을 하나 골랐다.“여기 안에 옥이 있는 건가요?”허사연이 물었다.“음...”진서준은 돌 안에서 느껴지는 영기에 흥분했다.“이건 영석이에요. 옥석과는 달라요. 내 수련에 도움이 될 수 있죠.”진서준은 곧바로 양지후를 바라보며 흥분해서 물었다.“양 사장님, 이 돌은 어디서 구하신 거죠?”양지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당신도 사고 싶은 건가요?”“네, 하지만 전 산다면 이 돌들이 나오는 곳에 가서 사고 싶군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영석이 이 원석 중에 있는 건 절대 우연이 아니었다.“진서준 씨, 이 원석들은 원탕산 쪽에서 보내온 겁니다.”한제성이 곧바로 설명했다.“원탕산이요?”처음 듣는 곳이었다.“네, 제하시 교외에 있는 데 관심 있으시면 다음에 저랑 같이 가요!”한제성이 말했다.진서준은 그곳을 묵묵히 기억해 두었다.만약 영석을 많이 얻을 수 있다면 수련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질 것이다.“이 돌은 제가 살게요. 얼마죠?”진서준이 말했다.“진서준 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난처하죠.”한제성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진서준
진서준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안색이 달라졌다.조금 전 곽윤선이 원석들을 살펴보고 안에 적지 않은 좋은 원석들이 있다고 했다.그런데 진서준이 이렇게 말하면 곽윤선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이 된다.곽윤선은 어두워진 얼굴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이 자식, 내 실력을 무시하는 거야? 난 원석 업계에서 50년 가까이 일했어. 내가 본 원석이 네가 먹은 소금보다도 훨씬 더 많다고.”한제성이 서둘러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선생님. 진서준 씨가 말을 좀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라서요.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그러고서는 진서준을 옆으로 끌고 가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진서준 씨, 원석을 볼 줄 아시나요?”한제성은 진서준이 의술을 할 줄 아는 무도 종사라는 것만 알 뿐, 진서준이 원석을 볼 줄 아는지는 몰랐다. 원석을 보는 안목은 의술과 무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조금 압니다.”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진서준은 겸손을 떨었다. 사실 그는 어떤 원석이 좋은 것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수많은 원석 가운데서 그 영석을 발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절 믿는다면 사지 마세요. 믿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하시고요.”진서준은 평온하게 말했다.한제성은 난처해졌다.그는 진서준의 말을 100% 믿는 것은 아니었다. 전문가 곽윤선이 있었으니 말이다.그러나 진서준의 말을 믿지 않아서 그를 화나게 한다면 큰일이었다.양지후는 인내심이 닳았다.“한제성 씨, 이 원석들은 제가 원탕산에서 가져온 거예요. 한제성 씨도 알다시피 원탕산 원석의 품질은 아주 좋아요. 게다가 곽 선생님도 원석들을 살펴보셨죠. 그런데 고작 저 사람 말 한마디에 흔들린 겁니까?”한제성은 서둘러 미안한 듯 웃어 보였다.“진서준 씨는 절 위해서 해준 말씀이니 조금만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1분만 더 드릴게요. 필요 없다면 지금 당장 가보겠습니다.”양지후는 화가 난 듯 말했다.“전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해 한제성 씨도 절 따라서 돈을 벌기를 바랐을 뿐이에요.
한제성은 진서준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곽 선생님, 이 원석들은 곽 선생님께서 사세요.”곽윤선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손을 덜덜 떨었다. 진서준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원망이 가득했다.“흥, 그래. 내가 살 거야!”곽윤선은 곧바로 부하들을 시켜 양지후에게 돈을 입금했다.돈을 받은 양지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여기 원석을 가르는 기계 있지?”곽윤선이 한제성에게 물었다.“네!”한제성은 곧바로 사람을 시켜서 기계를 가져왔다.“흥, 지금 바로 보여주마. 내가 산 이 원석들이 최상품인지 아닌지를!”곽윤선은 그렇게 말하더니 자신이 고른 원석 스무여 개를 가르기 시작했다.그 원석들을 전부 가르고 나서 한제성은 후회했다.그 원석들만 해도 60억 가까이 되었다.남은 원석들은 400여 개쯤 되니 아무리 확률이 낮아도 적어도 100억은 벌 수 있을 것 같았다.“내가 나이가 들긴 했지만 눈은 멀쩡해!”곽윤선이 자랑스럽게 말했다.“우리가 지금까지 협력한 정을 봐서 남은 원석들은 160억에 팔게. 내가 조금 손해를 보는 거지만 말이야!”한제성은 그 말을 듣더니 서둘러 감사 인사를 했다.“감사합니다, 곽 선생님. 지금 바로 입금하겠습니다!”“사지 말아요. 나머지는 다 쓰레기예요!”진서준이 곧바로 말했다.“이 자식, 너 내가 많이 봐줬어!”곽윤선이 화가 난 얼굴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진서준이 계속해 방해하지만 않았어도 거래는 이미 끝났을 것이다.“제가 뭘 어쨌다고 그러는 거죠? 제가 사실을 얘기하는 게 그렇게 두려운가요?”진서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이렇게 해요. 원석을 20여 개 더 골라요. 그 원석들에서도 이렇게 좋은 옥석이 나온다면 나머지 원석은 제가 살게요.”곽윤선은 깜짝 놀랐다. 그는 다소 의심스러운 눈길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서준은 정말 고수인 걸까? 아니면 그냥 때려 맞힌 걸까?진서준은 어떻게 남은 원석들 중에 좋은 옥석이 없다는 걸 안 걸까?곽윤선은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한제성을 바
곽윤선은 자신이 양지후에게 당할 줄은 몰랐다.200억은 곽윤선에게 절대 작은 액수가 아니었다.그가 조금 전 원석을 살 때 입금했던 돈 중 일부는 다른 사람에게서 빌린 돈이었다.이 원석들을 사면 틀림없이 손해를 보게 된다. 곽윤선은 이렇게 큰 손해를 감당할 수 없었다.그는 곧바로 십여 명의 부하에게 명령해 곽윤선을 포위했다.“왜요? 무력이라도 쓰시게요?”양지후는 차갑게 웃었다. 그는 곽윤선의 부하들이 안중에도 없었다.“오늘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이곳을 떠날 수 없을 줄 알아!”곽윤선이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하하, 전 안 돌려줄 건데요?”양지후는 같잖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때려!”양지후의 경호원들이 곧바로 손을 썼다. 겨우 20초도 되지 않는 사이 곽윤선의 부하들이 전부 쓰러졌다.이때 조금 전 떠난 진서준 일행은 다시 차를 타고 돌아왔다.그 광경을 본 한제성은 욕을 내뱉었다.“곽윤선 씨, 지금 다른 사람이랑 협력해서 저한테 사기를 치려고 했던 거예요?”조금 전 차를 타고 떠날 때, 진서준은 한제성에게 양지후와 곽윤선이 손을 잡고 그에게 사기를 치려고 했다고 알려주었다.진서준은 또 양지후와 곽윤선이 아마도 돈 때문에 분란이 일어날 거로 예측했다.한제성은 반신반의한 상태로 다시 차를 타고 돌아왔다.그러다 곽윤선과 양지후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진서준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깨달았다.곽윤선은 사기극이 발각되자 서둘러 말했다.“제성아, 빨리 사람을 불러 와. 내가 좋은 옥석을 다 줄 테니까 내가 200억을 돌려받을 수 있게 도와줘.”양지후는 한제성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말했다.“한제성 씨, 이 일은 이제 당신과 아무 상관 없어요. 그러니까 끼어들지 말아요. 그렇지 않으면...”양지후는 한제성을 정말로 공격할 생각은 없었다. 이곳은 고양시고 한제성은 한씨 일가 사람이기 때문이다.정말로 싸움이 일어난다면 그가 밀릴지도 몰랐다.“그렇지 않으면요?”한제성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두 사람 다 날 속이려고 했으면서 나한
“맙소사, 이게 바로 손 천사님의 실력인가?”“이 검을 과연 저 기사가 막을 수 있을까?”“막을 수 없을 거야. 손 천사님은 우리 명주시 최고 술법 강자잖아.”대다수 사람은 황혼 기사가 이 공격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황혼 기사도 눈앞의 광경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이건 우리 스승님 시그니처 술법이네!”곽윤상이 흥분하며 소리쳤다.예전에 명주시에서 요괴들이 날뛰었을 때, 손원순은 바로 이 보라색 검으로 악귀 세 마리를 단번에 처치했다.그 사건을 계기로 손원순은 일약 명성을 떨쳤다.지금의 손원순은 그때보다 몇 배나 더 강해졌고 이 전설적인 기술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해졌다.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 보라색 뇌검에 집중되었다.하지만 황혼 기사도 물러서지 않았다.황혼 기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손원순 못지않았다.황혼 기사는 은색 창을 높이 들고 길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전쟁의 신처럼 우뚝 섰다.그리고 황혼 기사가 갑자기 바닥에 발을 내딛자 강철처럼 단단한 바닥에 거미줄처럼 금이 가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황혼 기사의 모습은 빛처럼 빠르게 움직였고 순식간에 링 중앙에 도달했다.손원순 앞에 있던 뇌검도 같은 순간에 바닥을 쪼개듯 사나운 기세로 내려쳤다.창과 검이 공중에서 충돌하며 폭발적인 소리가 터져 나왔다.펑!그 후, 뇌검은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부서져 날아갔다.그리고 공중에서 멈췄던 황혼 기사의 모습이 바로 손원순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술법이 깨져버리자 손원순은 원기가 크게 상하며 시뻘건 피를 왈칵 토해냈다.손원순의 강기는 심각하게 손상되었고 격렬한 충격에 연신 뒤로 물러서며 발을 제대로 디딜 수도 없었다.“죽어!”황혼 기사는 손에 들었던 창을 힘껏 던졌고 그 창은 손원순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그 창에 맞으면 신선이라도 구할 수 없을 것 같았다.이 순간, 두 사람의 결투를 구경하던 사람들은 전부 경악을 금치 못했다.명주시에서 오랜 세월 명성을 떨친 술법
내기를 건 사람들은 전부 불만을 표했다.다들 진서준이 질 것에 내기를 걸었고 이건 확실한 이득이 보장된 거래였다.하지만 이제 손원순이 갑자기 진서준을 대신해 출전한다고 하니 그들의 돈줄이 끊긴 셈이었다.“손 천사님, 그 녀석과 무슨 관계인가요? 왜 그 녀석을 대신해 나서시는 거죠?”“맞아요, 손 천사님, 이건 경기 규칙에 맞지 않아요.”“손 천사님, 그냥 내려가세요. 우리 돈 벌게 놔두세요.”사람들이 하나둘씩 손원순에게 내려가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손원순은 차가운 눈빛으로 구경꾼들을 쏘아보며 답했다.“불만이 있으면 먼저 올라와서 날 이겨봐.”손원순의 말 한마디에 떠들썩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손원순을 이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칠급 영선 술사라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실력이었다.황혼 기사도 냉정하게 말했다.“좋아, 그럼 먼저 너부터 죽이고 저 녀석을 죽여야겠어.”VIP룸에 앉아 있던 예크스는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황혼, 저 녀석도 죽여버려! 저 늙다리에게 우리 교회 실력을 알려줘야 해.”심판이 마지막 확인을 마친 뒤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난 밖에 나가 있을게. 손 천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구할 수 있게.”진서준의 말에 이세아가 놀란 듯 물었다.“너 손원순이 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이세아가 놀란 듯 물었다.“아까 보니까 교회 기사들 강기는 호국장군과 비슷한 수준이야. 손 천사 실력도 약한 편은 아니지만 저 기사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좀 불안해.”진서준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무인와 수선자는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다.무인도 나이가 많으면 실력이 점점 더 강해지긴 하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도 문제였다.나이가 너무 많으면 예전처럼 정정하지 않아 작은 상처나 질병이 있을 경우, 고수와 결투할 때 그 사소한 문제가 점점 더 커져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었다.수선자는 한 단계씩 경지가 올라가면 수명이 늘어나지만 무인은 그렇지 않았다.무인은 지선 경지에
“이 진서준이라는 사람,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하지?”구경꾼들은 결투장에 오를 사람의 정보를 보고 수군대기 시작했다.토론이 끝나자 적지 않은 사람이 황혼 기사에게 돈을 걸었다.교회의 원탁 십이 기사의 명성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반면 진서준을 아는 사람들도 그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진서준, 너 왜 교회 기사와 결투하게 된 거야?”이세아가 진서준을 보며 물었다.“전부 내 탓이야...”허윤진의 얼굴에 자책과 후회가 가득했다.“윤진아, 이 일은 네 탓이 아니야. 저 사람들이 일부러 시비를 걸었잖아.”서지은은 허윤진을 위로하며 한편으로 진서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우리가 아까 3층에서 당구를 치고 있을 때, 저 무리가 음흉하게 웃으며 우리 쪽으로 걸어오더니 일부러 윤진과 부딪힌 거야. 당시 윤진도 상대가 일부러 건드리자 화를 참지 못하고 그만...”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윤진 앞에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네가 잘못을 깨달았다면 앞으로는 절대 도박에 손을 붙이지 마.”허윤진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진서준, 앞으로 절대 도박 같은 걸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도박은 사람의 인생을 망치기 쉬웠다.돈을 잃은 사람은 기분이 더러워지고 기분이 더러울 때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기면 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지기 마련이다.“조심해. 교회 기사는 그렇게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이세아가 진서준에게 경고하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황예은은 어디 있어? 왜 여기 없지?”“우리 둘이 한방에서 사이좋게 있을 것 같아?”이세아가 이내 진서준에게 되물었다.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심한데 한 방에 있을 리 없었다.두 사람 전부 훌륭한 교육을 받은 교양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미 싸움이 일어났을 것이다.“그럼 어디 갔어?”진서준의 질문에 이세아는 아니꼬운 눈길을 보냈다.“그렇게 걱정돼?”진서준은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황예은이 경호원 없이 혼자 나갔으니까 사고라도
은발의 청년은 자기 목을 겨누는 장검을 보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눈앞의 청년은 아무래도 자기 뒤에 있는 세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런데 자기 배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우리 아버지는 서오런 교회의 계아 주교야. 이래도 날 죽이겠다고 헛소리 칠 거야?”어느새 흉측한 몰골이 된 은발의 청년은 벌겋게 충혈된 두 눈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주변에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 사람들은 그 이름을 듣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유람선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거액의 자산과 막강한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었다.이들은 각국의 세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은발 청년이 말한 계아 주교는 바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의 3대 주교 중 한 사람이었고 그 명성 또한 자자했다.중요한 교회의 의식이 있을 때면 항상 계아 주교가 그 자리에 참석했다.계아 주교는 명성이 자자한 걸 떠나서 실력도 대단한 인물이었다.무려 한 발짝만 더 내디디면 전설 속의 지선 경지에 들어설 수 있는 놀라운 실력이었다.그때, 3층의 관리자가 급히 달려왔다.진서준이 검을 휘두른 것을 본 관리자는 서둘러 말렸다.“손님, 천하 유람선에서는 무력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원한이 있으시면 유람선 지하 1층에서 해결해 주세요.”관리자가 말한 곳은 바로 지하 1층에 있는 생사 결투장이었다.유람선에서 누군가와 사적인 원한이 있으면 전부 그 결투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다.하지만 보통 결투장에 가서 해결하려면 규모가 큰 소란이 일어나야 했다.소란이 그다지 크지 않으면 유람선의 사람들은 전부 보고도 모른 척하곤 했다.다들 괜히 끼어들어 소란의 규모를 부풀려고 하지 않으려는 의도였다.“예크스 씨, 무슨 일이죠?”이때 한 서양의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이 남자는 거대한 체구와 여성들이 부러워할 만큼 찬란한 금발 머리를 자랑하는 잘생긴 남자였다.이 남자는 바로 원탁 십이 기사 중 하나인 황혼 기사였고 실력 또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
손원순와 비교해 보니 진서준은 자기가 조금 부끄러워졌다.“참, 지금 서라가 한가한 상태라 자선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네.”진서준은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근데 일단 서라 체내에 있는 독을 치료해야 해.”칠색정화를 손에 넣지 못한 진서준은 김빠진 공처럼 주눅이 들었다.하지만 적어도 혈령지 한 그루를 얻었으니 이번 명주 여행은 헛되지 않았다.“지금 공해로 진입했어.”이세아가 갑자기 말했다.“여기선 법이 통하지 않아. 사람을 죽여도 범죄가 아니야. 그러니 일단 네 두 여자친구 안전이나 좀 확인해 봐.”진서준은 그 말에 눈꺼풀을 떨며 즉시 서지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오랜 시간 동안 통화연결음이 울린 후에야 서지은이 받았다.“서준아, 빨리 3층으로 와!”서지은의 진서준이 못 들을까 봐 목소리를 높여 급하게 말했다.“무슨 일이야?”진서준의 얼굴이 굳어졌고 바로 방을 뛰쳐나갔다.서지은이 대답도 하기 전에 전화는 거칠게 끊어졌다.“여기서 날 기다려.”진서준은 한마디 남기고 지하 1층을 떠나 힘껏 뛰어올라 1층에서 3층으로 뛰어갔다.3층에서 한가하게 걸어 다니던 사람들이 진서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진서준은 사람들을 밀어내며 3층으로 허겁지겁 들어갔다.3층은 오락시설이 가득한 오락실이었고 여러 가지 오락 기기들 외에도 당구, 게임 기계, 심지어 노래방도 있었다.진서준은 한바퀴 살펴본 뒤, 결국 당구대 옆에서 서지은과 허윤진을 발견했다.외국인 남자 몇 명이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었고 둘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했다.“두 분, 우리 기분을 망친 채 사과도 없이 떠나려고 하는 건 너무 무례한 거 아닌가요?”은발의 청년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서지은과 허윤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청년의 눈빛은 마치 먹잇감을 살펴보는 듯했다.서지은은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허윤진을 뒤로 숨기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는 이미 사과했어요.”“그냥 가볍게 사과한 것만으로는 사과라고 말할 수 없죠.”은발의 청년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진서준은 감옥에서 출소한 이후, 선량한 사람과 심보가 고약한 사람을 수없이 많이 봤다.하지만 손원순처럼 자선 활동을 위해 생사가 걸린 경기에 뛰어드는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손원순의 상대는 기세만 봐도 손원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했다.진서준은 모니터에 나온 정보를 훑어봤다.“상대는 육급 대종사네. 승패는 이미 결정 났어.”이전에 곽윤상은 스승 손원순이 칠급 영선 술사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손원순을 이길 수 있는 무인은 적어도 칠급 절정 대종사 실력을 갖춰야 한다.진서준은 천용 반지를 쓰지 않고는 손원순을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손원순은 백 년을 살아온 인물이라 그 깊은 내공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링 위에서 손원순은 차분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봤다.“너 스스로 경맥을 끊고 내려가.”육급 무도 대종사는 칠급 영선 술사인 손원순을 상대로 맞붙으면 승산이 전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대로 경맥을 끊고 내려가려고 하는 것도 사실 쉽지 않았다.70년 넘게 수련한 노인이 아무런 공격도 선보이지 않고 바로 항복하는 것은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될 것이다.“손 천사님, 여기까지 온 이상 전 천사님 필살기라도 보고 싶습니다.”노인이 순순히 항복하지 않았다.“고통은 네가 자초한 거야.”말을 마친 손원순은 손을 약간 떨자 손바닥에 보랏빛 번개가 모이기 시작했다.그 번개가 손을 떠나면서 순식간에 하나로 합쳐져 반 미터 크기의 사자 형체를 이뤘다.이건 손바닥을 뒤집어 번개를 만든 술법이었다.”손원순의 실력을 여러 번 구경한 경험한 있는 권력자들도 이 장면을 보고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비록 실제 번개는 아니지만 그 위력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지하 경기장 전체에서 번개가 요란하게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진서준도 감탄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쳐다봤다.이 정도의 진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손원순의 재능과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걸 설명할 수 있었다.만약 진서준도 수선공법을 수련했다면 그의 실력은 상상
진서준 일행은 계속 내려가서 유람선의 가장 아래층으로 향했다.“진서준, 너 생사가 걸린 도박에 관심 없다고 하지 않았어?”이세아의 질문에 진서준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응? 이게 생사가 걸린 도박장으로 가는 길이야?”“당연하지, 남자들은 항상 그러더라. 입으로는 안 한다고 하면서 몸은 누구보다 더 정직하지...”이세아는 진서준의 하반신을 음흉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 여자는 정상적인 대화도 그쪽 화제로 돌리는 재간이 있는 것 같았다.진서준은 손으로 자기 중요한 부위를 가렸다.“농담이야, 날 따라와.”이세아는 웃으며 앞서서 두 사람에게 길을 안내했다.지하 1층에 도착한 진서준은 이곳이 또 다른 세상임을 발견했다.그 층의 한가운데에는 눈 부신 빛이 반짝이는 거대한 링이 있었다.주변에는 부자들이 앉아서 구경할 수 있도록 의자가 일렬로 놓여 있었다.그리고 링 위쪽에는 단면 유리로 된 방이 몇 개 있었다.이세아의 안내로 진서준과 황예은은 VIP 룸 중 하나를 선택해서 들어갔다.방은 크지 않았지만 유리창을 통해 링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여기가 바로 생사가 달린 도박이 열리는 곳이야. 매번 내기 금액은 최소 200억이야.”이세아가 자세하게 설명을 이어갔다.“링 위에는 빨강과 검정 두 팀으로 나뉘어 있고 20분마다 파이터 두 명이 링에 올라. 경기를 통해 승패도 가리고 생사도 결정해.”짝짝!이세아가 손뼉을 치자 서비스 직원 두 명이 들어왔고 각자 모니터를 들고 있었다.“여기에는 참가자들의 자료가 있어. 너도 관심이 있다면 직접 올라갈 수도 있어. 한 판 이길 때마다 200억의 보상이 있어. 세 번 연속으로 이기면 추가로 200억이 더 주어져.”한 판 이길 때마다 200억이라고?진서준은 눈꺼풀이 살짝 뛰었다.이곳에서 돈을 버는 게 참 쉬운 일인 것 같았다.한 판만 이기면 평생 먹고 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참가자는 전부 대종사급 고수였고 그들의 실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진
“서준아, 내가 윤진을 데리고 올게.”서지은은 허윤진이 충동적으로 과격한 행동이라도 할까 봐 걱정되어 급히 뛰어갔다.“남자는 여자 비위를 맞춰야 해. 그렇게 거칠게 대하면 나중에 두고두고 널 원망할 거야.”이세아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허윤진이 도박만 멀리하게 할 수만 있다면 원망받는 건 상관없어.”진서준이 차분하게 말했다.여색, 도박, 마약, 이 세 가지는 절대로 손대지 말아야 했고 특히 도박과 마약은 더욱 위험했다.이 위험한 것에 발을 들이면 가벼운 경우에는 재산을 다 잃고 심각한 경우에는 가정이 파탄 날 수 있었다.허윤진은 이제 진서준의 가족이다.진서준은 절대로 이런 비극이 가족에게 일어나는 걸 허락할 수 없었다.“정말 고집 센 사람 같구나.”이세아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가끔씩 이런 카지노에 놀러 와서 기분 전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진서준은 그 말에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여기는 너희 그룹 산하 카지노잖아.”이세아는 멈칫하더니 이내 가볍게 웃어넘겼다.“난 이곳이 우리 가문 카지노라서 그렇게 말한 게 아니야. 그렇게 생각한다면 날 너무 가볍게 보는 거야. 모든 사람은 짜증 나고 심기가 불편할 때가 있잖아. 스트레스와 불안이 쌓이면 그걸 풀어야 하는데, 이때 도박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 그리고 넌 황예은이란 든든한 배경이 있어 돈을 다 잃을 걱정은 안 해도 되잖아.”진서준은 이세아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스트레스는 확실히 풀어야 하지만 절대로 도박이나 마약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이 두 가지 방법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었고 사람을 다시는 기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심연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이 도박이 네게는 별로일지 모르지만 내가 말하는 도박은 네가 관심이 있을지도 몰라.”이세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관심 없어.”진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떠날 준비를 했다.“왜 그렇게 서둘러 떠나려고 해? 너희 남자들은 뭐나 다 그렇게 서둘러 하길 좋아하더라.”이세아는 눈을 굴리며 진서준에게 일부러 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서준은 여전히 일괄된 차가운 표정으로 이세아를 대했다.두 사람이 카지노에 도착해서야 이세아는 매력 발산을 그만두었다.카지노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많은 부자가 이곳에서 천금을 한순간에 쏟아내는 쾌감을 경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진서준, 오늘은 조금 놀아보려고 여기 온 거야?”이세아는 어느새 친숙하게 진서준에게 말을 놓으며 이름을 대놓고 불렀다.“아니야. 사람 찾으러 왔어.”진서준도 말을 놓았다.이세아는 진서준이 찾는 사람이 누구인지 굳이 묻지 않았다.어차피 물어봐도 진서준은 말하지 않을 게 뻔했다.어차피 진서준을 따라가면 누구를 찾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진서준은 섹시한 유니폼을 입은 여자 직원에게 다가갔다.“실례합니다, 21점 놀이는 어디에 있나요?”21점 놀이는 일종의 도박 게임이다.여기에는 고급 도박부터 일반적인 크기 비교 게임까지 모두 있었다.직원은 손으로 위치를 가리키며 알려주었다.진서준은 그 정보를 받은 후, 곧바로 그쪽으로 향했다.“또 터졌어!”진서준이 도착하기도 전에 허윤진의 절규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는 아무리 봐도 돈을 전부 잃은 도박꾼처럼 들렸다.옆에 있던 서지은이 허윤진을 말리며 말했다.“윤진아, 그만해, 서준이 곧 올 거야.”“안 돼, 이번 한 번만 할 거야. 내가 잃은 돈 전부 되찾을 거야!”허윤진은 눈이 충혈된 채 미친 사람처럼 외쳤다.너무나 당황하고 초조한 서지은이 진서준에게 전화하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얼마나 졌어? 멀리서도 네 목소리가 들리네.”“서준아!”진서준이 오자 서지은는 처음에 기뻐했지만 황예은과 이세아 두 여자가 함께 있는 걸 보고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서준아, 빨리 와서 도와줘. 내가 잃은 돈을 전부 되찾아 줘.”허윤진은 진서준의 손을 잡고 그를 카드 테이블로 끌고 갔다.허윤진의 상태를 본 진서준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중독됐어?”“아니야, 그냥 잃은 돈을 다 되찾고 싶을 뿐이야.”허윤진이 변명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