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북쪽으로 달리고 있었다.한 시간 후, 차가 한 고성 앞에 멈춰 섰다.진서준 일행은 차에서 내려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멀리 흰 안개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이어지는 산맥이 한눈에 들어왔다.“진 마스터님, 저기가 바로 보운산이에요!”권해철은 앞에 있는 큰 산을 가리켰고 그의 눈에는 약간의 존경이 스쳤다.이 끊임없이 펼쳐진 산맥은 권해철이 30여 년 전에 걸어 내려온 이후로 다시 돌아간 적이 없었다.지금 진서준이 본 보운산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권해철의 사문에 들어가려면 이곳에서 산속으로 80킬로미터를 더 들어가야만 사문의 변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이 산이 아주 높네요.”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바라보는 허윤진은 포기하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이렇게 높은 산을 언제 다 올라가?’허윤진은 이렇게 격렬한 운동을 오랫동안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는 절반쯤 가서 힘이 빠질까 봐 걱정했다.“갑시다.”진서준은 마음이 설렜다.그는 산속으로부터 많은 영기를 느꼈다.진서준의 생각이 맞는다면 이 보운산에는 반드시 영맥이 있을 것이다.권해철 사문의 호산대진은 영맥에 의지하여 세웠다.영맥이 있으면 산속에 용혈과나 은영과가 있을 수도 있다.무엇이든 있기만 하면 진서준은 반드시 손에 넣고 싶었다.권해철이 다급히 말했다.“진 마스터님, 잠깐만요. 제가 준비를 마치면 바로 출발하시죠.”그러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갑자기 그의 시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향했다.대략 10여 명의 사람들이 천천히 그들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다.앞장을 선 사람은 20대 초반인 한 청년이었다. 옷차림과 기품으로 볼 때 일반 사람이 아니었다.진서준의 주의를 끌었던 것은 청년 옆에 있는 중년 남자였다.건장한 체구에 온몸에 무서운 기운이 감돌았다.무도 종사였다.중년 남자의 실력을 느낀 진서준은 은근히 놀랐다.뜻밖에도 안영 시에도 종사가 있을 줄은 몰랐다.중년 남자도 진서준의 시선을 느꼈는지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렸다.하지만 중년 남자
이번에 한제성이 먼곳으로 부터 보운산에 온 원인은 바로 누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였다.성약당의 장로님의 말에 따르면 그의 누나를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용혈과뿐이라 했다.용혈과만이 누나 몸속의 한기를 누를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반년도 안 되어 누나는 곧 죽게 된다고 했다.목적을 물어보기로 결정을 내린 한제성은 인승민 등 사람들과 함께 진서준을 향해 걸어갔다.그때 권해철도 한제성과 인승민을 발견했다.“한씨 가문 사람들이네요.”권해철은 인승민을 알아보았다. 그는 인승민이 한씨 가문에서 높게 모시는 종사임을 알고 있었다.“한씨 가문이라고요?”진서준이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맞아요. 고양시의 3대 가문 중 하나인 한씨 가문이에요. 가장 실력이 있는 가문은 황씨 가문이고, 둘째가 바로 한씨 가문이에요.”권해철이 진서준에게 설명했다.상대방이 고양시 3대 가문의 사람이라는 말을 듣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진서준은 이미 고양시의 3대 가문 중에 조씨 가문과 철천지원수를 맺었다.황씨 가문에 대해 진서준은 아직 유지수가 실제로 황씨 가문의 권력을 사로잡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만약 그렇다면 진서준은 앞으로 황씨 가문도 공격해야 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고양시 전체 가문에서 아직 진서준과 원수를 맺지 않은 건 한씨 가문밖에 없었다.“권 천사님, 여기서 만나다니. 정말 뜻밖이네요. 저는 한제성이라고 해요. 한서강의 손자입니다.”한제성은 권해철의 앞에 다가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상대방이 한서강의 손자라는 말을 듣고 권해철은 살짝 놀랐다.한서강은 지금 한씨 가문의 가주였지만 곧 가주의 자리에서 은퇴할 거라고 들었다.인승민도 입을 열었다.“권 천사님, 오랜만이네요.”두 사람은 진서준과 허윤진의 존재를 아예 무시했다.그들은 이 두 사람이 권해철이 새로 받아들인 제자라고 생각했다.“인 종사님, 도련님, 오랜만이네요.”권해철은 껄껄 웃으며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상대방은 한씨 가문의 사람이고 게다가 종사도 있으니 권해철은
잇닿아 있는 산맥, 그리고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 산봉우리는 아름다운 미인처럼 흰 안개 사이로 보일 듯 말 듯했다.깊은 산속에서 진서준 일행 4명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허윤진은 처음에 산속의 오솔길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허윤진은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과 이런 원시적인 산속을 걸어서 오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허윤진은 신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하고 때로는 몇 번 소리를 지르기도 하자 온 산속에서 그녀의 메아리가 들렸다.하지만 흥분도 잠시뿐이었고 허윤진은 곧바로 체력이 떨어져서 큰 바위 위에 앉아 숨을 헐떡였다.“아까부터 천천히 가라고 했잖아요. 힘들죠?”진서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형부가 있잖아요. 제가 걷지 못하면 업어 줘야 해요.”허윤진은 짓궂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녀는 사실 마음속으로 이미 정했다. 자기가 힘들어서 걷지 못하면 진서준에게 업혀서 가려고 했다.허윤진이 웃고 있는 얼굴을 보고 진서준은 갈수록 그녀가 수상하다고 생각했다.전에는 분명 바보 같았는데 지금은 갑자기 똑똑해진 것 같았다.“진 마스터님, 속도를 높여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날이 저물어도 사문 산기슭까지 갈 수 없어요.”권해철이 말했다.사문이 있는 주산맥은 진서준이 있는 곳에서 아직 5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마라톤보다 더 먼 거리였다.만약 허윤진의 속도로 계속 걸어간다면 날이 어두워질 때 도착하기는커녕 내일 날이 밝을 때도 도착할 수 없었다.그래서 진서준은 허윤진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올라와요. 업고 갈게요. 우리 빨리 움직여야 해요.”허윤진은 빙그레 웃으며 일어서더니 진서준의 등에 뛰어올랐다. 허윤진은 떨어질까 봐 진서준을 꼭 껴안았다.진서준 일행은 산속에 있었기에 길이 울붕불퉁했다. 어떤 곳에는 아예 길이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허윤진을 업고 있었다. 비록 허윤진은 무겁지 않았지만 산길을 걷자 하니 어려움이 배가 되었다.하지만 진서준의 발걸음은 평지를 걷는 것처럼 여전히 빠르고 평온했다.진서준의 등에 엎드린
한제성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인승민이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고 긴장하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용혈과 맞아.”용혈과를 얻으면 그들은 보운산을 떠나 고양시로 돌아갈 수 있었다.그때가 되면 한씨 가문은 분명히 인승민에게 보수를 톡톡히 챙겨줄 것이다.“빨리, 빨리 용혈과를 따서 상자 안에 넣어.”그러자 한 무인이 용혈과 앞으로 달려가 미리 준비한 상자를 꺼내서 용혈과를 넣으려고 했다.바로 그때 대지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모두가 앞을 향해 바라보니 2미터에 가까운 그림자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저... 저게 뭐야?”한제성은 살짝 놀랐고 눈에는 두려움이 스쳤다.“조심해!”인승민도 약간 두려웠기에 정신을 가다듬었다.그림자가 흰 안개 속에서 뛰어나오자,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2미터가 되는 사자 한 마리가 사람들을 향해 덮치자 그들은 마치 큰 산이 자신의 몸을 누르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사자는 흉폭한 맹수였기에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사자는 원래 사나운 동물인데 사람보다도 더 큰 사자는 말할 것도 없었다.“빨리 용혈과를 챙기고 도망쳐.”한제성은 맨 앞의 무인을 향해 소리쳤다.정신을 차린 무인은 재빨리 용혈과를 상자에 넣고 몸을 돌려 도망쳤다.맹수는 그들이 용혈과를 따가는 것을 보고 하늘을 찌를 듯한 소리로 울부짖었다.그러자 사람들의 마음이 뜨끔해졌다.‘설마 이 용혈과가 저 괴물의 것일까?’한제성도 그렇게 많은 것을 신경 쓸 새도 없이 필사적으로 도망갔다.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이 맹수의 속도를 과소평가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2미터가 되는 사자는 이미 무인 한 명을 따라잡았다.그리고 사자는 입을 크게 벌리고 무인을 통째로 삼켜버렸다.잠시 후 사자의 입이 다물어지자 비명이 울려 퍼졌다.“으악!”피가 사방으로 튕겼다.비명을 들은 한제성은 두려워서 몸이 떨렸고 혼신의 힘을 다해 밖으로 도망쳤다.하지만 얼마 안 지나서 또 한 명이 비명을 질렀다.한제성은 그 소리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이 무인들은 모두
진서준도 멀리서 사람의 발소리를 들었다.“권해철 씨 사문의 사람일까요?”진서준이 물었다.보운산에는 권해철 사문의 사람 외에는 거의 다른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사문 사람들은 보통 밤에 활동하죠.”권해철이 대답했다.“네? 왜 그러시는 거죠? 밤이 되면 산길은 더욱 걷기 힘들 텐데.”진서준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러게 말이에요. 게다가 밤이면 여러 가지 독사와 맹수가 있어서 더욱 무섭지 않나요?”진서준의 등에 엎드리고 있던 허윤진도 맞장구를 쳤다.그런 간단한 이치는 허윤진도 다 알고 있는데 권해철 사문의 사람들은 모를 리가 더욱 없었다.“우리도 그걸 알고 있죠.”권해철은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이 산속에는 아주 무서운 괴물이 있어요.”그 괴물을 떠올리자 권해철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이승재도 사부님이 이러는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마음속으로 몹시 놀랐다.“얼마나 무서운 거죠?”진서준이 궁금해서 물었다.“진 마스터님, 사자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권해철이 물었다.“사자라면 동물원에서 본 적이 있죠.”진서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혹시 그 괴물이라는 게 사자예요?”진서준은 단지 사자 한 마리 때문에 권해철 사문의 사람들이 대낮에 산에서 내려오지 못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꼭 그렇지도 않아요.”권해철은 한숨을 내쉬었다.“말하면 못 믿을 수도 있어요. 그 사자는 몸집이 2미터가 넘어요. 몸에 자란 털까지 합치면 거의 2층짜리 건물 정도죠.”“헐...”이승재와 허윤진은 무서워서 숨을 들이마셨다.사자와 같은 맹수는 아무리 튼튼하게 잘 자라도 팔다리를 합쳐도 겨우 1미터 정도였다.하지만 바로 1미터 정도 몸집의 사자를 동물원에서 본다 해도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이층집만 한 사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허윤진은 자신이 아마 사자를 만나면 도망갈 용기조차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환해졌다.2미터 높이의 사자가 있다는 건 이 산
“형부, 가지 마세요. 혹시...”허윤진은 진서준이 사나운 짐승을 상대하다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났다.“걱정하지 마세요. 싸우지 않고 용혈과만 가지고 갈 거예요.”진서준이 웃으며 위로했다. 그리고 그와 일행은 계속 걸었고 앞쪽의 발소리도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소리만 들어도 진서준은 8.9 명일 거라고 짐작이 갔다.“혹시 한씨 집안 사람들일까요?”진서준이 묻자 권해철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그들이겠죠. 제 사제들은 3명 이상 함께 산을 내려가지는 않거든요.”잠시 후, 진서준은 마주 걸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정말 한제성이네요.”권해철이 말하자 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서준은 한제성 일행에게서 은은한 피비린내를 맡았다.인승민 종사도 없으니 분명 그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음을 알 수 있었다.“권 천사님!”한제성은 권해철을 보자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인 종사님은요? 왜 같이 오지 않았어요?”권해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인 종사님은 괴물과 싸우고 있습니다. 어서 구해주세요.”한제성은 간절한 눈빛으로 권해철을 바라보며 말했다.“제성 씨가 말한 괴물이 혹시 키카 2미터나 되는 수컷 사자입니까?”권해철의 표정은 순식간에 변했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네! 바로 그 괴물입니다. 보신 적이 있어요?”한제성은 흠칫 놀라면서 되물었다.“얼른 도망가세요. 인 종사님은 아마 그 괴물의 손에 죽었을 것입니다.”권해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럴 리가요... 그래도 종사 실력인데...”말로는 못 믿겠다고 하지만 한제성도 자신이 없었다. 그 괴물 앞에서 선천 대사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하니 말이다.“종사도 괴물 앞에서는 안 되죠. 우리 장문인도 그 괴물을 이길 수 없습니다.”권해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서준은 인승민의 생사를 관심하지 않았다. 그는 용혈과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이때 진서준은 갑자기 상자를 안고 있는 무인을 보고 물었다.“그 상자에는 무엇이
괴물은 서 있기만 했는데도 사람을 질식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마치 이 사자 앞에서 어떤 사람, 어떤 물건도 모두 보잘것없다는 경멸의 느낌을 받게 만든다.허윤진이 이 수컷 사지를 본 순간 예쁜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두 다리로 진서준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안 종사님!”한제성은 피투성이가 된 채 마치 시체 더미에서 기어 나오는듯한 인승민을 보더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인승민은 한씨 가문의 종사이다. 만약 그가 죽는다면 한씨 가문의 실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비록 한씨 가문에는 종사가 한 명뿐이 아니지만 이렇게 큰 손실을 감수할 수 없었다.“진 마스터, 얼른 도망갑시다. 이 괴물이 떠나면 그때 다시 산으로 올라가죠.”권해철은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그는 이 괴물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 총알도 그의 가죽을 꿰뚫을 수 없었다.“도망가! 얼른!”인승민은 한제성을 향해 소리쳤다. 그가 보이게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손을 써도 승산이 없어 보였다.지금 뿔뿔이 흩어져야 어쩌면 한 명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권해철은 한제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용혈과를 여기에 두면 우리는 도망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다 죽을 거예요.”용혈과는 괴물의 물건인데 지금 한제성 일행이 가져갔으니 괴물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보운산에서 도망칠 수 있더라도 그들을 끝까지 찾아가 모조리 죽일 것이다.“안 됩니다. 이 용혈과는 제 누나의 목숨을 살려줄 물건입니다. 절대 여기에 두고 갈 수 없어요.”한제성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가 이번에 산을 오른 이유도 이 용혈과를 얻어 그의 누나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오늘 한제성이 여기서 죽더라도 그는 반드시 사람을 시켜 용혈과를 한씨 집안 사람에게 전달할 것이다.진서준은 한제성의 말을 듣자 담담하게 물었다.“용혈과가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어요?”그러자 한제성은 어리둥절해하며 되물었다.“무슨 뜻이죠?”진서준은 용혈과의 효능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권해철은 영법을 쓰더니 구름과 안개 사이로 하얀색 뱀이 생겨났다. 그 뱀은 권해철과 그의 제자를 데리고 다른 고지로 올라갔다.한제성은 권해철이 정말 그들을 내버려두려고 하자 화가 치밀어올랐다.하지만 뭐라고 말하기도 애매해서 그저 계속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그들 뒤에 있던 수컷 사자는 인내심을 잃었다. 그는 더 이상 술래잡기 놀이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한제성 일행을 죽이고 용혈과를 가지고 돌아갈 것이다.인승민은 이 괴물이 방금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것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아!아악!아무런 예고도 없이 처량한 비명이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불과 5초도 채 지나지 않아 한씨 가문의 무인 두 명이 괴물의 거대한 발톱에 찍혀 죽었다. 그 괴물 사자의 발톱은 새빨간 피로 물들었다.이 거대한 짐승 앞에서 종사는 어쩔 수가 없었다. 종사가 아닌 무사들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순식간에 죽었다.허윤진은 비명을 듣고 손으로 귀를 막았고 두 눈도 꼭 감았다. 진서준에게 업혀 있던 허윤진은 다리로 진서준을 꽉 껴안고 부들부들 떨었다.진서준은 이 모습을 보자 한 손을 허윤진의 어깨에 올려놓고 몸 안의 영기를 움직여 그녀에게 전해줬다.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게 말이다.“형부, 좀 있다가 내려가면 안 돼요. 그 사자가 돌아가면 그때 내려갑시다...”허윤진이 몸을 떨며 말했다.“알았어요.”진서준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말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었다. 어렵게 용혈과를 찾았는데 이렇게 놓칠 리가 없었다. 이 수컷 사자는 매우 무서워 보이지만 진서준은 그를 이길 자신이 있었다.“늦었어. 그냥 한번 덤벼보자!”인승민은 더 도망쳐봤자 이 괴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해철 씨, 도와주세요. 혼자 감당 못 할 것 같습니다.”인승민은 권해철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권해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이 괴물의 상대가 안 됩니다. 부디 조심하세요.”권해철이 내려오려고 하지 않자 인승민은 욕설을 퍼부었다.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