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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정석호는 무척 화가 났다. 멀쩡히 걷고 있다가 갑자기 넘어지다니.

바닥에서 일어나려는데 두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고, 몸을 지탱할 힘도 없었다.

“제기랄, 당신들이 그런 거죠?”

정석호는 고개를 돌려 화가 난 얼굴로 진서준과 이휘산을 바라보았다

이휘산은 차갑게 웃었다.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지 말아요. 우리 가게에는 CCTV가 있어요. 분명 당신이 갑자기 바닥에 넘어진 거였어요!”

“거짓말하지 말아요. 당신들 짓이 분명해요!”

정석호는 이휘산의 말을 믿지 않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믿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이휘산은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진서준 씨, 뭐가 필요해서 우리 가게에 온 거예요? 제가 가지러 갈게요.”

진서준은 미리 적어두었던 쪽지를 이휘산에게 건넸다.

이휘산은 대충 훑어보았다. 처방은 신기해할 것 없었다.

그러나 이휘산은 별말 하지 않고 진서준을 위해 약재를 가지러 갔다. 그는 아직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정석호를 무시했다.

진서준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일어나지 못하는 정석호를 바라봤다.

어춘당 문 앞을 지나가던 행인들은 그 광경을 보고 멈춰 서서 궁금한 얼굴로 정석호를 바라봤다.

“저 사람은 누구지? 왜 어춘당 문 앞에 무릎 꿇고 있는 거지?”

“모르겠어. 그런데 무릎 꿇고 있는 방향이 좀 이상하지 않아? 우리를 향해 있잖아!”

“남자는 쉽게 무릎 꿇으면 안 된다는데. 저 사람 40대처럼 보이지 않아?”

많은 사람이 구경하자 정석호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다들 꺼져요! 뭐 볼 게 있다고 그래요?”

그가 욕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그가 욕을 하자 사람들은 떠나지 않고 그가 무릎 꿇고 있는 걸 지켜봤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휴대전화를 꺼내 이 흥미로운 장면을 촬영했다.

정석호는 분노가 들끓었다. 그는 진서준이 죽도록 미웠다.

비록 진서준이 한 짓이라는 증거는 없었지만 조금 전 가게에는 그들 세 명뿐이었다. 이휘산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진서준은 달랐다. 그는 무인이었고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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