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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말을 마친 뒤 진서준은 다시 의자로 돌아가 앉았고 덤덤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정석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뚝뚝 흘렀다.

은영과가 어디 있는지 진서준에게 알려주는 건 별일 아니었다. 그러나 정석호는 도저히 내키지 않았다.

진서준 때문에 그는 많은 사람 앞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만약 지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

하지만 얘기하지 않는다면 진서준이 그에게 정말로 손을 쓸지도 몰랐다.

“10, 9, 8, 7...”

진서준의 목소리가 마치 저승사자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정석호는 식은땀 때문에 옷이 전부 젖어버렸다.

진서준이 1까지 세고 은침을 들고 자신의 앞을 걸어오자 정석호는 서둘러 큰 목소리로 말했다.

“말할게요, 말할게요. 하지 말아요!”

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

“일찍 그랬으면 얼마나 좋아요?”

정석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일단 날 일어날 수 있게 해줘요. 두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진서준은 정석호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그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알았다. 진서준은 그의 팔 위에 손을 올린 뒤 그의 체내로 영기를 흘려보냈다.

정석호의 체내로 주입된 영기는 마치 의식이 있는 것처럼 정석호의 두 다리로 향했다.

곧 정석호는 자신의 다리가 멀쩡해진 걸 발견하고 바로 일어났다.

“말해요. 은영과 어디 있어요?”

진서준을 바라보는 정석호의 눈동자에 원망이 스쳐 지나갔다.

“강주에 있는 우리 성약당의 밭에 은영과 두 개가 있어요. 그중 하나는 한 달 뒤에 경매에 부쳐질 거고 경매 장소는 강주예요.”

은영과가 두 개라는 말에 진서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만약 두 개 다 손에 넣을 수 있다면 허사연도 수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서라도 따라서 수련할 수 있었다.

“성약당에 은영과가 겨우 두 개뿐인가요?”

진서준이 또 물었다.

“당연하죠. 그건 구하기가 아주 까다로운 물건이에요. 우리 성약당 대장로께서 우연히 얻은 거죠!”

정석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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