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은 진서준의 의술이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도 진서준이 구했었다.그 때문에 진서준이 피부에 좋은 약을 만들어준다고 하자 유정은 매우 기뻤다.여자는 자신의 외모에 무척 신경 쓴다. 특히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더 많이 신경 쓰게 도기 마련이다.어젯밤 허윤진이 그랬다.“고마워요, 서준 씨.”유정이 활짝 웃었다.“그런 말 할 필요 없어요. 우리는 남매와 다름없으니까요.”조희선은 유정을 자기 딸처럼 여겼으니 진서준의 여동생이기도 했다.남매라는 말에 유정은 입을 비죽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침을 먹은 뒤 진서준은 용행 무관으로 향했다.용행 무관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전에 무관에서 나갔던 사람들도 다 찾아왔다.어젯밤 강옥산이 무관에 그보다 더욱 대단한 사람이 올 것이고, 내일 아침 원한을 갚을 거라고 했었기 때문이다.“정민식 씨, 오늘은 정문식 씨께 부탁드리겠습니다.”강옥산이 정중하게 말했다.“그럼요. 제 제자들로도 그 자식을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정민식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정민식이 보기에 강옥산 부자는 실력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종사인 그가 쉽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에게 손을 쓸 리가 없었다.그의 제자도 진서준을 이기지 못한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정민식의 거만한 모습에 강옥산은 말을 아꼈다.어차피 잠시 뒤 맞을 사람은 그가 아니라 정민식의 제자들일 테니 말이다.9시 15분, 진서준은 용행 무관에 도착했다.용행 무관에 들어서자 진서준은 남다른 눈빛을 감지했다.몇 개의 시선이 그의 등에 닿았다.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진서준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이상하네. 내가 착각한 건가?”진서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진서준이 떠난 뒤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던 함영식 등 네 사람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자식 실력이 심상치 않네. 우리를 발견했어.”“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 어쩌면 정말 대성 종사일지도 몰랐다.“화진
강성준을 본 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내게 패배한 놈이 무슨 자격으로 말하는 거지?”진서준의 조롱에 강성준은 화가 나서 목까지 빨개졌다. 그는 당장이라도 링 위로 올라가서 진서준과 싸우고 싶었다.“이 자식, 말싸움은 그만 해. 어차피 넌 오늘 반드시 질 거니까.”강성준의 한 사형이 말했다.“당신들이 먼저 공격해. 그렇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테니까.’진서준이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세 사람이 안중에도 없었다.솔직히 말해 진서준은 확실히 그들이 안중에 없었다.심지어 그들의 사부인 정민식도 안중에 없었다.진서준은 일개 종사를 괴롭힐 마음이 없었다.“이 자식, 넌 오늘 너의 거만으로 인해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말을 마친 뒤 한 청년이 고함을 지르며 진서준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청년은 아주 빨리 움직였다. 링 아래 구경꾼들은 심지어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도 들었다.“세상에, 저 주먹에 맞는다면 소도 죽겠어!”“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소를 때려잡을 수 있겠어?”“그건 네가 강 코치님을 보지 못해서 그러는 거야. 난 코치님이 발차기 한 방에 나무판자 열 개를 부수는 걸 봤다고.”적지 않은 구경꾼들이 놀란 듯 소리를 지르며 진서준이 맞을 거로 생각했다.진서준은 맹렬한 주먹을 보고 차갑게 코웃음 쳤다.“주제 파악을 못 하네.”퍽...진서준의 주먹과 강성준 사형의 주먹이 부딪혔다.진서준과 주먹이 부딪히자 상대방은 마치 강 위에 홀로 외로이 떠 있는 배처럼 느껴졌다. 그는 진서준의 엄청난 힘에 밀려서 순식간에 날아갔다.컥컥컥...그는 착지하기도 전에 피를 몇 번이나 토하다가 바닥에 세게 쓰러졌다.그 광경에 사람들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진서준처럼 약해 보이는 청년의 실력이 이렇게 막강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정민식의 눈빛도 살짝 흔들렸다.조금 전 진서준이 때린 것은 그의 셋째 제자로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정민식이라고 해도 그의 셋째 제자를 단번에 저렇게 만들 수는 없었다.자기 제자가 진서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인 정민식이 젊은이보다 몇 배는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자 사람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사람이 바로 강 관장님이 말한 고수인가? 아주 강해 보이는데?”“그냥 강한 정도가 아니야. 조금 전에 링까지 20여 미터 떨어져 있었는데 순식간에 도착했잖아.”“세상에, 저렇게 빠른 속도라면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을 따겠는걸?”정민식은 아래에서 들려오는 의논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진서준에게 정신을 집중했다.“네가 진서준이냐? 왜 예전에는 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지?”정민식은 진서준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진서준이 조금 전 보였던 공격에 정민식은 큰 압박을 느꼈다. 그는 진서준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령 정민식이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으로 주먹을 휘두를 수는 없었다.이렇게 대단한 청년이 유명하지 않다는 건 불가능했다.“내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지 없는지가 그렇게 중요한가요?”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난 지금 바로 당신 앞에 서 있잖아요. 제자를 위해 복수하고 싶은 거 아니었나요? 어디 한 번 덤벼봐요!”진서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 하나를 뻗더니 정민식을 향해 까딱였다.정민식은 그 광경을 보고 눈빛이 차가워졌다.“네가 아주 강하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내가 진지하게 나간다면 넌 내 상대가 되지 못해!”진서준은 조금 전 힘만 보여줬기에 정민식은 그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지 못했다.정민식은 진서준이 힘만 세지 속도는 느릴 거라고 예상했다.그래서 진서준에게 맞지만 않는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러면 한 번 덤벼봐요. 하지만 기회는 한 번뿐이에요. 진다면 앞으로 무도를 하지 말아요.”진서준이 차갑게 경고했다.정민식 같은 사람은 한 방에 끝내야 했다.현장에 사람이 많으니 진서준은 당연히 그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진서준은 정민식의 단전을 파괴하여 그를 완전히 쓸모없는 인간으로 만들 생각이었다.무도를 수련한 사람에게 있어 단전이 파괴되
“죽어!”정민식이 크게 소리치면서 순식간에 진서준의 앞에 나타났다.종사가 만든 기운은 예리한 검보다 더욱 날카로웠다. 무관 안에서 공기가 찢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무시무시한 공격을 마주한 진서준은 천천히 손을 들어 정민식을 상대했다.쿵...마치 폭탄이 터지듯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서둘러 자기 귀를 막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진서준과 정민식을 바라보았다.“이... 이게 인간의 힘이야? 정말 너무 무시무시한데?”“저 두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야. 괴물이야, 괴물!”링 위, 정민식은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의 눈동자에서 당장이라도 경악이 흘러내릴 것 같았다.그는 온 힘을 다해 공격했지만 진서준은 꼼짝하지 않았다.진서준은 오히려 태연한 표정이었다. 마치 정민식이 존재하지 않는 듯 말이다.“내가 말했죠. 기회는 한 번뿐이라고. 이번엔 내 차례예요.”진서준은 말을 마친 뒤 단전 안의 홍수와도 같은 영기를 오른팔에 집중시켰다.그의 오른손바닥 위에 청색 빛이 나타났다.빛은 점점 더 밝아졌고 마침내 정민식의 기운을 집어삼켰다.정민식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가 손을 거두기도 전에 무시무시한 힘이 그의 기운을 찢어버렸다.곧이어 그 힘은 정민식의 방어를 뚫었다. 정민식은 순식간에 멀리 날아가서 링 변두리에 심하게 부딪혔다.무관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강옥산 부자는 벌벌 떨었다. 그들은 진서준에게 복수하겠다고 나댔던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진서준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피를 토하고 있는 정민식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게 바로 당신이 말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거예요?’정민식은 뻘쭘했다. 그는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그는 이렇게 젊은 진서준이 자신보다 실력이 더 강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넌... 넌 실력이 확실히 아주 강해. 오늘은 내가 졌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지.”정민식은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그는 서울에 1초라도 더 있고
진서준은 정민식이 어느 문파 사람이든 상관없었다. 오늘 그에게 먼저 시비를 걸었으니 절대 쉽게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그렇다면 목숨 걸고 싸워야겠군!”정민식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더니 온몸의 힘을 두 주먹에 집중했다. 주먹 위 기운이 조금 전보다 더 무시무시해졌다.“그래봤자 소용없는데 말이죠.”진서준은 같잖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그는 정민식의 목숨을 건 공격이 안중에도 없었다.진서준이 보기에 그 주먹의 위력은 유혁수와 비교할 수도 없었다.“이 공격을 감당할 수 있다면 그냥 보내줄게요.”진서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오른손을 들었다.진서준이 자신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다면 안전히 보내주겠다고 하자 정민식은 곧바로 투지가 불타올랐다.정민식은 자신이 온 힘을 다하면 진서준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진서준을 다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곧 정민식의 안색이 백지처럼 창백해졌다.그가 본 진서준은 마치 왕처럼 도도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진서준을 경배하고 싶었다.진서준의 눈빛에는 카리스마 넘쳤고 청색 빛이 번쩍이는 손은 마치 푸른 산과 같았다.진서준은 모든 것을 단숨에 무너뜨릴 것만 같았다.진서준의 손바닥과 정민식의 목숨을 건 주먹이 부딪히면서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링마저 떨리는 것 같았다.쿵!정민식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해서 마침내 그를 완전히 집어삼켰다.진서준의 공격을 받은 정민식은 자신이 바닥에 있는 개미처럼 느껴졌다. 그의 생사는 그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의 생사를 장악한 사람은 눈앞의 무시무시한 청년이었다.정민식은 다시 한번 날아갔다. 이번에는 링 위에서 곤두박질쳤다. 그는 허공에서 몇 번이나 피를 토하며 핏빛 곡선을 남겼다.엄청난 힘은 사라지지 않고 정민식의 팔을 타고 마치 태풍처럼 그의 몸속 곳곳에 휘몰아쳤다. “아...”정민식은 이번 생은 끝장이라는 걸 직감했다. 경맥이 여러 군데 끊겼
강옥산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정민식의 단전이 파괴된 걸로 진서준의 화가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다.강옥산은 오늘 그와 그의 아들 중 단 한 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란 걸 알았다.그는 이미 늙었지만 그의 아들은 젊었다. 어쩌면 앞으로 그를 위해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강성준은 눈물을 머금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앞으로 꼭 복수해 드릴게요.”“됐어. 그만 얘기하고 얼른 떠나...”강옥산은 강성준을 사람들 사이로 밀었다.강성준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은 뒤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무관 밖으로 나갔다.진서준은 정민식에게 집중하느라 강옥산 부자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다.“당신을 죽일 생각이었더라면 조금 전에 이미 죽였을 거야.”진서준은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난 당신을 죽이지 않을 거야. 당신은 평생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야 할 거야.”진서준은 아주 잔인했다. 하지만 진서준이 정민식의 상대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은 진서준이었을 것이다.유지수의 복수로 진서준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적을 봐준다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올 거란 걸 말이다.정민식은 그 말을 듣더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지금 날 죽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사형과 사부님을 찾아가서 복수해달라고 하게?”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그래, 난 언제든지 괜찮아. 하지만 기회는 한 번뿐이야.”정민식이 조금 전 말한 정월문을 진서준은 마음에 두지 않았다.사부님이 대종사면 뭐 어떤가?진서준은 이틀 전 우소영을 혼쭐냈고 그녀의 사부님도 반보 대종사였다.그러나 지금까지도 진서준은 전라도 쪽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가자...”정민식은 세 제자에게 부축해 달라고 한 뒤 절뚝거리며 용행 무관을 나섰다.무관 안의 사람들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일반인인 그들은 오늘 견문을 넓힌 셈이었다. 다른 세계를 보았다고 할 수 있었다.진서
강성준은 용행 무관에서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네 명의 사람들에 의해 가로막혔다.“비켜요!”강성준은 네 사람을 보더니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자신의 앞을 막은, 중간에 있는 짧은 머리 남자를 밀어내려 했다.그러나 아무리 힘을 써도 남자는 절대 밀려나지 않았다.“얼른 비켜요.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요.”강성준은 얼굴이 빨갛게 됐다. 그는 진서준이 자신을 봤는지 보지 못했는지 알지 못했다.만약 진서준이 그가 몰래 도망친 걸 알게 된다면 큰일이었다.“아버지 단전이 파괴됐는데 그냥 이렇게 도망친다고?”하신우는 억울한 얼굴의 강성준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당신들은 대체 누구예요?”강성준은 서둘러 뒤로 물러나면서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하신우 등 네 명을 바라봤다.강성준은 눈앞의 네 사람과 척진 기억이 없었다.“여기서는 얘기하기가 불편하니 장소를 바꾸자고.”예준섭은 그렇게 말하더니 몸을 돌려 먼 곳으로 걸어갔다.“만약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싶다면 우리를 따라 와. 복수하고 싶지 않다면 네가 가고 싶은 데로 가고.”예준섭 등 네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강성준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들을 따라가기로 마음먹었다.조금 전에 그는 온 힘을 다해 하신우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마치 산처럼 꿈쩍하지 않았다.그렇다는 건 그들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의미했다. 심지어 정민식보다 더 강할지 몰랐다.이건 기회였다. 물론 동시에 함정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어느 것이든 한 번 도박해 볼 생각이었다.강성준은 예준섭 등 네 명을 따라서 한 호텔에 도착했다. 룸을 하나 잡은 뒤 예준섭은 강성준에게 말했다.“앉아.”“우리 정체가 궁금하지?”예준섭이 웃으며 물었다.“그래요. 당신들은 대체 누구죠? 난 당신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강성준이 긴장한 얼굴로 예준섭 등을 바라봤다.“우리 일찌감치 만났었더라면 지금쯤 네 무덤에 풀이 삼 미터까지 자랐을 거야.”변정선은 차갑게 웃더니 조롱 가득한 얼굴로 강성준을 바라봤다
“저야 당연히 좋죠. 그런데 정말 제가 가입해도 되나요? 전 종사도 아닌데...”“혈운 조직에 가입하면 전문적으로 훈련해 주는 사람이 있어. 네 재능이라면 1, 2년쯤 뒤면 종사가 될 수 있을 거야.”강성준은 당황했다.“1, 2 년 만에 종사가 될 수 있다고요?”그의 사부님인 정민식은 40여 년 동안 수련해서 겨우 종사 경지에 다다랐다.강성준은 정민식의 곁에 6, 7년 동안 배워서야 암경을 수련했다.“종사가 되기는 몹시 어렵지만 우리 혈운 조직에는 전문적인 수련 방법이 있어. 물론 그 전제는 네가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만.”함영식은 느긋하게 말했다.“버틸게요. 아주 위험하다고 해도 꼭 버티겠습니다!”강성준이 곧바로 장담했다.강성준에게 있어 이건 둘도 없는 기회였다.만약 2년 안에 종사가 될 수 있다면 아버지를 위해 복수할 기회가 생긴다.“버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 실제 상황을 봐야 하니 말이야.”함영식은 계속해 말했다.“종사는 무도 길에 있어서 시작점에 불과해. 종점이 아니야. 우리 손에 죽은 종사만 해도 두 자릿수가 넘어.”강성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압니다...”혈운 조직은 종사를 죽이는 것으로 유명했다.홀로 남겨진 종사라면 절대 혈운 조직과 마주치지 못했다.그들과 마주친다면 죽음뿐이었기 때문이다.“혈운 조직에 가입하려면 뭘 바쳐야 하나요?”강성준은 갑자기 그 문제가 떠올랐다.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당시 강옥산은 그를 정민식에게 많은 돈을 썼었다.그러니 혈운 조직이라는 거대한 조직에 들어가는 것도 당연히 공짜는 아닐 것이다.“네 평생을 바쳐야 해. 넌 평생 혈운 조직을 배신할 수 없고, 평생 우리 조직을 위해 움직여야 해.”함영식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조직의 사람으로 살고 죽어서도 조직의 귀신이 되는 거야.”“문제없습니다. 할게요!”강성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다.“하지만 조직에 도움을 청하고 싶은데...”예준섭이 웃으며 말했다.“진서준을 죽이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