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진서준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휴대전화를 살 수 없었기에 많은 사람과 연락이 끊겼다.“난 면접 보러 왔어.”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어? 너도 면접 보러 왔다고?”가태윤은 깜짝 놀랐다.“너 설마 의대 나온 거야?”“아니.”진서준은 고개를 저었다.“서준아, 내가 일부러 너 상처 주려고 그러는 건 아닌데 의대 출신이 아니거나, 명문대 출신이 아니면 이 병원에 들어가기는 힘들어.”가태윤은 진서준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난 상관없어. 중요한 건 네가 이 병원에 들어올 수 있는지 없는지야.”가태윤은 한숨을 푹 쉬었다.“나도 아마 들어가긴 힘들 거야. 내가 알아봤는데 이미 세 명이 편법을 썼대. 이제 자리가 두 개만 남았으니 난 가망이 없을 거야.”가태윤은 진작 사회에 발을 들였기에 학교와 사회가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사회에서 발을 붙이려면 뒷배와 인맥이 없으면 안 됐다.“내가 장담하는데 실력만 있다면 반드시 이 병원에 들어올 수 있을 거야.”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진서준의 진지한 모습에 가태윤은 장난스레 말했다.“설마 네가 이번 면접 책임자야?”“잠시 뒤면 알게 될 거야.”진서준이 싱긋 웃었다.“허풍 떨지 마. 이제 곧 면접 시작이니까 우리 빨리 가자!”가태윤은 진서준을 끌고 면접실로 향했다.면접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진서준은 걸음을 멈추었다.가태윤은 안에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 걸 보았다. 심지어 면접관도 이미 도착한 상태인 걸 본 그가 말했다.“우리 앞문 말고 뒷문으로 들어가자.”진서준은 부영권에게 앞문으로 가라고 눈치를 준 뒤 가태윤과 함께 뒷문으로 면접실 안에 들어갔다.“부영권 선생님!”부영권이 들어오자 윤도석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를 맞이했다.“진서준 씨는요?”“면접 시작하면 올 겁니다.”부영권이 덤덤히 말했다.윤도석은 그 말을 듣자 진서준을 향한 불만이 더욱 커졌다.부영권도 미리 도착했는데 진서준은 시간 맞춰
윤서호는 말을 마친 뒤 진서준의 곁에 있는 가태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이 사람 당신 친구야?”윤서호는 거만한 얼굴로 가태윤을 바라보았다.가태윤은 조금 전 윤서호가 한 말을 들었다. 윤서호는 병원 교수의 아들이었고 그의 아버지가 바로 이번 면접 책임자였다.만약 진서준과 선을 긋지 않는다면 그는 절대 합격하지 못할 것이다.진서준도 고등학교 때 친구인 가태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가태윤은 잠깐 망설이더니 진서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맞아. 난 진서준 친구야.”윤서호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는 가태윤이 자신을 두려워해서라도 곧바로 진서준과 선을 그을 줄 알았다.그러나 가태윤은 오히려 그를 도발했다“친구라고? 그러면 오늘 둘 다 합격하지 못할 줄 알아!”윤서호가 냉소하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네 아버지는 외과 교수일 뿐이야. 이 병원이 네 집안 거라도 되는 줄 알아?”진서준이 팔짱을 끼고 평온한 눈빛으로 윤서호를 바라보았다.“내가 합격 못 한다고 하면 합격 못 하는 거야!”윤서호는 책상을 내리치면서 진서준을 향해 소리쳤다.그 소리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앞에 앉아있던 부영권과 윤도석도 소리를 듣고 그곳을 바라보았다.윤서호가 소리를 지르는 대상이 진서준임을 확인한 부영권은 안색이 흐려졌다.“저 사람은 누구죠?”부영권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윤도석은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 그는 윤서호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원장이 직접 임명한 특별 초빙 의사인 데다가 이번 면접 책임자인데 그런 진서준을 건드리다니!“그게... 제 아들입니다.”윤도석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말했다.“오늘 윤 교수님 아들도 면접을 봅니까?”부영권이 차가운 눈빛으로 윤도석을 바라보았다.“여자 친구랑 같이 온 겁니다. 저도 방금 알았습니다.”윤도석이 설명했다.그러나 부영권은 절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진서준은 건방진 윤서호를 바라보며 냉소했다.“잠시 뒤에도 지금처럼 건방지길 바라.”말을 마친 뒤 진서준은 앞으로 나갔다
진서준은 단상에 올라간 뒤 마이크를 쓰지는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고개를 돌려 윤서호를 바라보았다.조금 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가 교수의 아들이라는 걸 들었다.윤서호는 똥이라도 씹은 얼굴이었다.“전 면접 보러 온 게 아니...”“왜 들어온 거죠? 여기가 면접 보는 곳이란 걸 몰랐던 겁니까?”진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윤서호는 아버지가 편을 들어주길 바라서 그를 힐끔 보았다.멍청한 윤서호와 달리 윤도석은 능글맞은 인간이었다.그는 진서준이 일부러 윤서호에게 시비를 건다는 걸 알았다.“면접 보러 온 분이 아니시면 지금 당장 나가주세요!”윤도석이 뒷문을 가리키며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네...”윤서호는 내키지 않았지만 차마 반박할 수 없어서 처량하게 떠났다.윤서호가 내쫓기자 왕나연은 당황했다.그녀는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이번에 윤서호를 꼬시게 되면서 그의 아버지가 병원 교수란 걸 알고는 책조차 보지 않았다.진서준이 일부러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는다고 해도 왕나연은 틀림없이 떨어질 것이다.“면접 보러 온 게 아닌 분들도 다 나갔으니 지금부터 면접 시작하겠습니다.”진서준이 덤덤히 말했다.윤도석은 명단을 본 뒤 사람들에게 말했다.“왕나연 씨, 단상 위로 올라와 주세요.”이번에 병원에서는 다섯 명을 뽑을 생각이었다. 윤서호는 왕나연을 1번으로 내보내서 먼저 한 자리 차지하게 할 생각이었다.면접을 볼 사람이 무려 백여 명이었고 그중에는 명문대 졸업생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왕나연은 덜덜 떨면서 일어나 면접관들에게 다가갔다.진서준은 왕나연을 힐끔 본 뒤 먼저 입을 열었다.“오장육부와 그것들의 기능에 관해 얘기해보세요.”그 말에 사람들은 당황했다.오장육부와 그것들의 기능은 의학을 배운 사람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었다.게다가 그저 외우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였다.그러나 왕나연은 당황했다.그녀는 오장육부와 그것들의 기능에 대
진서준은 왕나연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가장 간단한 것만 물었다.이런 간단한 문제조차 대답하지 못하니 윤도석이 왕나연을 합격시키고 싶다고 해도 절대 사람들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게다가 면접 책임자는 진서준이었다.“조용히 하세요!”윤도석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사람들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면서 조롱기 가득한 표정으로 왕나연을 바라보았다.진서준은 무안한 표정의 왕나연을 바라보며 계속해 물었다.“색깔을 제외하고 다른 구별점을 얘기할 수 있나요?”진서준이 조롱의 의미 없이 진지하게 묻자 사람들도 진지해졌다.그러나 왕나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진서준이 자신을 난처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으로 생각했다.“몰라요. 전 서양의학 전공이지 한의학 전공이 아니니까요.”왕나연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화가 가득했다.“서양의학이요? 그러면 그에 관한 질문을 하죠.”진서준은 개의치 않고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경동맥 검사할 때 왜 양쪽을 동시에 측정하면 안 될까요?”왕나연은 다시 넋이 나갔다. 경동맥이 뭔지는 알지만 왜 양쪽을 동시에 측정해서는 안 되는지는 알지 못했다.왕나연이 대답하지 못하자 윤도석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진서준 씨, 일단 병원에서 잠깐 근무하게 하는 건 어떤가요? 도저히 안 되면 그때 돌려보내는 겁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웃는 얼굴로 윤도석을 바라보았다.“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병원에서 근무하게 했다가 무슨 사고라도 치면 윤도석 교수님이 책임지실 건가요?”왕나연이 성질을 부렸다.“내가 무슨 사고를 친다고 그래요? 환자 돌보는 것쯤은 문제없다고요!”부영권이 미간을 구기며 강한 기운을 내뿜었다.“윤 교수님, 이 학생의 편을 드시는 걸 보니 혹시 윤 교수님 친척인가요?”부영권이 입을 열자 윤도석은 곧바로 겁이 났다.진서준은 두렵지 않았지만 부영권은 두려웠다. 부영권의 한 마디에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아뇨.
왕나연뿐만 아니라 면접을 보러온 사람들 모두 진서준의 신분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진서준은 그들과 또래처럼 보였고 아무리 뒷배가 있고 뛰어나다고 해도 부영권만큼 대단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누군가 진서준의 신분에 의문을 품자 부영권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진서준 씨는 저보다 의술이 뛰어납니다. 그리고 서울 병원 특별 초빙 의사죠. 진서준 씨가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면 우리 모두 자격이 없습니다.”왕나연은 멍청하긴 했지만 특별 초빙 의사가 뭘 의미하는지는 알았기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다른 학생들은 의논이 분분했다.“세상에, 저 사람 부영권 선생님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다는데?”“아마 진짜일 거야. 부영권 선생님께서 직접 인정하셨잖아.”“저 사람의 눈에 든다면 평생 걱정할 필요 없겠어.”가태윤은 남다른 신분의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중얼댔다.“서준아, 지난 몇 년간 대체 무슨 일을 겪었던 거야?”왕나연은 계속 여기 있어봤자 나아질 건 없다는 생각에 진서준을 노려본 뒤 빠르게 떠났다.진서준을 비웃던 두 사람은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왕나연이 처음부터 웃음거리가 되었기에 다른 학생들은 그리 긴장하지 않았다.이어진 면접은 아주 빨랐다. 인맥을 이용하거나 실력이 없는 사람들은 전부 불합격이었다.가태윤은 비록 명문대 출신은 아니지만 기초가 탄탄했고 진서준도 기꺼이 그를 도울 생각이었기에 순조롭게 합격할 수 있었다.면접이 끝난 뒤 부영권은 진서준에게 말했다.“신의님, 점심시간이 됐으니 같이 식사나 하시죠.”진서준은 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가태윤을 보고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죄송합니다, 부영권 씨. 제 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다음에 제가 살게요.”“네, 그러면 그렇게 합시다.”부영권이 웃으며 말했다.진서준과 가태윤은 서울 병원 근처에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가태윤은 두 사람의 잔을 채운 뒤 존경스러운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개천에서 용 난다더니 너한테 딱 맞는 말 같아.”가
술을 반병쯤 마시자 가태윤은 조금 전처럼 바짝 얼어있지 않고 한 손을 진서준의 어깨에 올려두며 친근하게 굴었다.“서준아, 나 곧 있으면 결혼한다.”가태윤은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눈동자에서 감출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축하해. 일자리도 얻었고 네 반쪽도 찾았네.”진서준은 허사연을 떠올렸다.그는 내년에 신농산에 갔다가 돌아온 뒤 허사연에게 프러포즈할 생각이었다.“신부는 너도 아는 사람이야.”가태윤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우리 반이었나 보네.”진서준은 곧바로 흥미가 생겼다.고등학교 때 진서준의 반에는 미인이 꽤 많았다.그리고 여자는 원래 크면서 점점 더 예뻐지는 법이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들 모두 지금은 엄청난 미인이 돼 있을 것 같았다.“마연정이라고 기억해?”그 이름에 진서준의 표정이 굳으며 눈동자에 망설임이 스쳤다.진서준은 그녀의 이름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했던 짓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학교 폭력 같은 건 학교마다 있는 일이었다.고등학교 때 진서준은 학교 폭력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가태윤의 약혼녀 마연정은 다른 남학생들과 함께 진서준을 괴롭힌 적이 있었다.그리고 진서준이 전해 듣기로 마연정은 고등학교 때 남자 친구를 많이 사귀어 봤었고 그중 잘생긴 선배들과는 잠자리까지 가졌다고 한다.물론 그것도 전해 들은 소문이라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마연정이 다른 남학생들과 함께 다른 학생들을 괴롭힌 건 사실이었다.“기억하지. 마연정이 네 약혼녀야?”진서준이 의아한 얼굴로 가태윤을 바라보았다.“너 고등학교 때 마연정이랑 대화도 몇 번 못 해봤잖아?”“맞아. 내가 그때 쑥스러움이 많아서 여자애들이랑은 말도 잘 섞지 못했어.”가태윤이 추억을 떠올리며 말했다.“고등학교 때 마연정과 말을 본 적은 열 번도 안 될 거야.”“그런데 어떻게...”진서준은 궁금해했다.고등학교 때 말도 몇 번 못 해봤는데 어떻게 결혼까지 하게 된 걸까?“그러고 보면
진서준은 미소를 띤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등학교 때 마연정 소문이 좋지 않았잖아.”“그건 다 예전 일이지. 다들 젊었을 때 못된 짓 한 사람들 좋아한 적 한 번씩은 있잖아.”가태윤은 개방적이었다.“나랑 만나면서 바람피우는 것만 아니면 돼!”가태윤의 태도를 본 진서준은 별말 하지 않았다....웨스트 팰리스 공사장.차에서 내리자 주혁구는 한겨울처럼 추웠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태양이 떠 있는데 왜 이렇게 추운 거야?”주혁구는 자신의 팔뚝을 문지르다가 초조한 얼굴로 현장으로 달려갔다.“대표님 오셨으니 빨리 비켜봐요!”현장 책임자와 작업반장이 주혁구를 보자 곧바로 노동자들을 향해 외쳤다.사람들은 대표님이 왔다는 말에 서둘러 주혁구에게 길을 내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 제가 몇 번이나 강조했잖습니까.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주혁구가 화가 난 얼굴로 책임자를 향해 소리쳤다.책임자는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그 사람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아무리 불러도 멈추지 않고 20층에서 뛰어내린걸요!”주혁구는 그 말을 듣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곳에 가까이 다가간 그는 아침에 먹었던 것까지 토할 뻔했다.20층 정도 높이에서 추락한다면 사람이 다진 고기처럼 으깨질 수밖에 없었다.“이 사람 뛰어내렸다고 했죠?”주혁구는 창백한 얼굴로 당황한 듯 책임자를 바라보았다.“네, 위에서 뛰어내렸어요.”말을 마치자마자 한 노동자가 옆 건물을 가리켰다.“저기 봐요!”사람들은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옆 건물 15층에 한 사람이 나타난 걸 보았다.그 사람은 지저분한 작업복 차림에 머리에 안전모를 쓰고 있었기에 이 공사장의 노동자라는 걸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어서 사람을 시켜서 저 사람 좀 말려봐요!”주혁구는 상황을 보더니 안색이 달라졌다.현장에서 이미 한 명이 죽었는데 또 한 명이 죽는다면 공사 기간이 지연될 것이다.심지어 그가 경매로 얻은 이 건물을 시공할 사람이 바뀔지도 몰랐다.노동자
현장을 떠난 주혁구는 우선 서울 병원으로 향했고 마침 병원을 돌아보고 있던 우성환과 마주쳤다.“원장님, 우리 아버지는 괜찮으시죠?”주혁구가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아버지가 아프고 현장에까지 문제가 생기니 주혁구는 누군가 일부러 자신을 괴롭히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런데 그 범인이 누군지는 지금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회사가 커질수록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사게 되는 법이다.요즘은 회사끼리의 경쟁이 전쟁터보다도 더 무서웠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거금을 들여 킬러를 고용하기도 했다.“진 선생님이 직접 나서주셨으니 당연히 괜찮으시죠.”우성환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그분은 지금 어디 계시죠? 직접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주혁구가 말했다.“진 선생님께서는 이미 떠나셨어요. 그리고 직접 감사 인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 선생님은 의술이 뛰어나실 뿐만 아니라 덕성도 훌륭하시거든요!”우성환이 태연한 얼굴로 진서준을 추켜세웠다.현재 우성환의 마음속에서 진서준의 지위가 부영권보다 더 높았다.조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은 진서준이 홀로 십여 명의 노인을 구했다는 말을 듣고 언젠가 그를 직접 만나서 칭찬하겠다고 했다.“그렇게 말씀하시니 더욱 그분을 뵙고 싶네요.”주혁구는 두 눈을 빛내면서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현재 그는 자주 출장을 갔기에 그의 아버지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신의가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진 선생님은 그렇게 쉽게 뵐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우성환이 미리 주의를 주었다.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 아니었다면 진서준은 서울 병원으로 와서 우성환을 도우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괜찮습니다. 원장님께서 연락처만 알려주신다면 제가 직접 약속을 잡을게요.”주혁구가 씩씩하게 말했다.비즈니스를 하는 그가 보기에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었다.그는 자신이 돈을 많이 준다면 진서준이 틀림없이 자신을 만나줄 거로 생각했다.“알겠어요.”우성화는 진서준의 전화번호를 주혁구에게 알려주었다.전화번호를 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