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8화

진서준은 미소를 띤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등학교 때 마연정 소문이 좋지 않았잖아.”

“그건 다 예전 일이지. 다들 젊었을 때 못된 짓 한 사람들 좋아한 적 한 번씩은 있잖아.”

가태윤은 개방적이었다.

“나랑 만나면서 바람피우는 것만 아니면 돼!”

가태윤의 태도를 본 진서준은 별말 하지 않았다.

...

웨스트 팰리스 공사장.

차에서 내리자 주혁구는 한겨울처럼 추웠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태양이 떠 있는데 왜 이렇게 추운 거야?”

주혁구는 자신의 팔뚝을 문지르다가 초조한 얼굴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대표님 오셨으니 빨리 비켜봐요!”

현장 책임자와 작업반장이 주혁구를 보자 곧바로 노동자들을 향해 외쳤다.

사람들은 대표님이 왔다는 말에 서둘러 주혁구에게 길을 내주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제가 몇 번이나 강조했잖습니까.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혁구가 화가 난 얼굴로 책임자를 향해 소리쳤다.

책임자는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대표님,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그 사람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아무리 불러도 멈추지 않고 20층에서 뛰어내린걸요!”

주혁구는 그 말을 듣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곳에 가까이 다가간 그는 아침에 먹었던 것까지 토할 뻔했다.

20층 정도 높이에서 추락한다면 사람이 다진 고기처럼 으깨질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 뛰어내렸다고 했죠?”

주혁구는 창백한 얼굴로 당황한 듯 책임자를 바라보았다.

“네, 위에서 뛰어내렸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한 노동자가 옆 건물을 가리켰다.

“저기 봐요!”

사람들은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옆 건물 15층에 한 사람이 나타난 걸 보았다.

그 사람은 지저분한 작업복 차림에 머리에 안전모를 쓰고 있었기에 이 공사장의 노동자라는 걸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서 사람을 시켜서 저 사람 좀 말려봐요!”

주혁구는 상황을 보더니 안색이 달라졌다.

현장에서 이미 한 명이 죽었는데 또 한 명이 죽는다면 공사 기간이 지연될 것이다.

심지어 그가 경매로 얻은 이 건물을 시공할 사람이 바뀔지도 몰랐다.

노동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