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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술을 반병쯤 마시자 가태윤은 조금 전처럼 바짝 얼어있지 않고 한 손을 진서준의 어깨에 올려두며 친근하게 굴었다.

“서준아, 나 곧 있으면 결혼한다.”

가태윤은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눈동자에서 감출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다.

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 일자리도 얻었고 네 반쪽도 찾았네.”

진서준은 허사연을 떠올렸다.

그는 내년에 신농산에 갔다가 돌아온 뒤 허사연에게 프러포즈할 생각이었다.

“신부는 너도 아는 사람이야.”

가태윤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반이었나 보네.”

진서준은 곧바로 흥미가 생겼다.

고등학교 때 진서준의 반에는 미인이 꽤 많았다.

그리고 여자는 원래 크면서 점점 더 예뻐지는 법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들 모두 지금은 엄청난 미인이 돼 있을 것 같았다.

“마연정이라고 기억해?”

그 이름에 진서준의 표정이 굳으며 눈동자에 망설임이 스쳤다.

진서준은 그녀의 이름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했던 짓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학교 폭력 같은 건 학교마다 있는 일이었다.

고등학교 때 진서준은 학교 폭력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가태윤의 약혼녀 마연정은 다른 남학생들과 함께 진서준을 괴롭힌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진서준이 전해 듣기로 마연정은 고등학교 때 남자 친구를 많이 사귀어 봤었고 그중 잘생긴 선배들과는 잠자리까지 가졌다고 한다.

물론 그것도 전해 들은 소문이라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마연정이 다른 남학생들과 함께 다른 학생들을 괴롭힌 건 사실이었다.

“기억하지. 마연정이 네 약혼녀야?”

진서준이 의아한 얼굴로 가태윤을 바라보았다.

“너 고등학교 때 마연정이랑 대화도 몇 번 못 해봤잖아?”

“맞아. 내가 그때 쑥스러움이 많아서 여자애들이랑은 말도 잘 섞지 못했어.”

가태윤이 추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고등학교 때 마연정과 말을 본 적은 열 번도 안 될 거야.”

“그런데 어떻게...”

진서준은 궁금해했다.

고등학교 때 말도 몇 번 못 해봤는데 어떻게 결혼까지 하게 된 걸까?

“그러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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