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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진서준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삼 년의 감옥 생활 동안 매일 아침, 이 목소리가 그를 깨웠고 이어서 고된 훈련을 시작했다.

“어르신,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고개를 돌린 진서준의 차분한 눈빛이 금세 흥분으로 가득 찼다.

구창욱은 진서준에게 있어서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그가 없었더라면 진서준은 이미 감옥에서 죽었을 것이다.

“내가 오지 않았다면, 넌 이미 죽었을 거야.”

구창욱의 은발은 여전히 어깨 위로 흘러내렸고 흰색 두루마기는 그에게 신선 같은 고아한 기운을 더해주었다.

그야말로 감옥에서의 지저분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진서준이 그의 목소리에 익숙하지 않았다면 절대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어르신, 스타일이 바뀌셨네요?”

진서준이 웃으며 물었다.

감옥에 있을 때, 구창욱은 매일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어 미친 사람 같았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진서준이 수저를 그의 앞에 챙겨다 줘야 했다.

하지만 그때도 구창욱은 몇 입밖에 먹지 않았다. 그래서 진서준은 구창욱이 굶어 죽지 않을까 유난히 걱정하곤 했었다.

“나왔으니 당연히 멋 좀 내야지. 그러지 않으면 식당에서도 쫓겨나지 않겠냐?”

구창욱은 기다란 수염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난 어르신께서 조용한 곳을 찾아 은거할 줄 알았는데요!”

진서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구창욱같이 실력 있는 재야고수라면 인적이 드문 곳에 은거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은거했으면 넌 벌써 저자의 손에 죽었을 거다.”

구창욱은 흙구덩이에서 기어 나온 구지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구지범은 온몸이 피로 범벅이었고 상반신의 옷은 너덜너덜 찢어져 단단한 근육이 드러났다.

구창욱의 방금 일격이 별로 힘을 들이지 않았다는 걸 진서준은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구창욱의 실력으로 구지범의 머리를 박살 내기는 충분했다.

“영감탱이, 당신이 나올 줄 알았어!”

구지범은 입안의 피를 뱉어내며 살기 어린 눈으로 구창욱을 노려보았다.

구지범이 구창욱에게 이토록 큰 살의를 품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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