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혁은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누구든 상관없어요. 내가 동생을 대신해서 김경진한테 복수하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은 목숨을 걸고 대가를 치러야 할 거에요.”도라희는 그를 안심시키며 말했다.“제가 최선을 다해 일을 처리할 테니 안심하세요, 선배.”“사장님도 이만 가보세요. 사장님은 저를 위해 일하는 저의 사람이니까 해치치 않을게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감사합니다, 선배님.”도라희는 인사를 하고 호텔에서 빠져나와 차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침착하게 되뇌었다.“부와 귀는 모험하는 가운데 구해진다고 흘러가는 대로 살자.”한편 김경진은 승용차를 몰고 안양시 외곽 쪽에 있는 먼 산기슭에 도착했다.여기에 크지 않은 산장이 하나 있는데, 문 위에 “정심원”이라 쓰여 있었다.그는 차에서 내려 정심원 문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높은 소리로 외쳐댔다. “두사부 님, 김경진이라는 자가 볼일이 있어 찾아오셨어요.”얼마 후, 마흔 살쯤 되어 보이는 검소한 차림을 한 남자가 걸어 나와 얼굴을 찡그리며 김경진을 바라보았다.“선생님, 저희 아버지께서 두사부님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급한 일이 있어 두사부님을 꼭 뵈어야 합니다. 제발 두사부님께 소식을 전해주세요.”김경진이 이런 꼴을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그 중년 남성은 귀찮아하며 말했다.“당장 가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선생님, 정말 급한 일이 있어요.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꼭 전달해 주세요.”“대담하네.”중년 남성은 언성을 높이더니 한 발 내디디자 갑자기 땅이 갈라지면서 김경진은 곤두박질쳤다.김경진이 낙담한 얼굴로 올라오자 그 중년 남성은 냉랭하게 말했다.“이래도 떠나지 않는다면 여기에 묻어버릴 가야.”중년 남성의 냉혹한 얼굴을 보며 김경진은 절망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는 안양시에서 지위가 꽤 높은 인물이었다. 모두 그를 이사장님이라 칭했고 깍듯하게 모셨다.하지만 며칠 만에 그는 이미 파산 직전이었고, 사람들은 그를
두사부는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무슨 일로 오신 거죠?”“두사부님, 저희 아버지께서 설립한 경진그룹이 위기에 처했어요. 그래서 두사부님께서 직접 나서 주시길 바라는 바입니다.”“나는 비즈니스에 대해 까막눈이예요.”“제 얘기를 들어보세요, 두사부님. 도라희 그놈이 두사부 님께서 은둔하신 후 안양 강호를 제패하고 행패를 부리며 계속 저를 못마땅하게 여겼어요. 이번에 제 아들을 때려죽여 저는 복수를 위해 제 아들을 죽인 사람을 감옥에 보냈어요. 그런데 도라희의 방해 공작에 저는 파산할 위기에 처했어요. 그래서 두사부님께서 저를 도와 한 번만 나서 주세요.”“이런 일이 있었어요?”“네. 도라희도 저를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에는 꽤나 높은 사람이 뒤에서 밀어주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감히 터치하지 못해요. 도라희는 진기경의 수행자인 것만 믿고 제멋대로 날뛰고 있어요. 저 정말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어요.”“기막혀라. 허허허”두사부는 한바탕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요즘은 개나 소나 다 감히 강호의 패권을 잡았다고 떠들어 대는군요”“그니까요. 두사부님, 안양은 두사부님이 없으면 안 돼요. 두사부님께서 나서 주신다면 천만 원을 감사의 뜻으로 드리고 두사부님을 높이 받들겠습니다. 앞으로 경진그룹은 두사부님 거예요.”“오.” 두사부는 의외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한참 후 그는 웃으며 말했다.“말하지 않아도 내가 나서려던 참이었어. 내가 오랫동안 강호에 나타나지 않았더니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잊었나 보네. 오늘 성역에 도달해 강호를 재정비하려고 하는데, 마침 네 일부터 시작해야겠네. 네 아버지와 나는 친분이 있어.”“감사합니다, 두사부님.”김경진은 기쁨을 이기지 못해 머리를 조아렸다.이번에 그는 목숨을 내걸었다. 도라희 뒤에 있는 세력이 너무 강해 상대도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파산하느니 든든한 조력자를 찾아 손을 잡는 게 차라리 나았다. 혹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시달려야 한다고 해도 빈털터리가
“성역? 그게 누구든 나를 방해하는 사람은 모두 상응한 처벌을 받게 될 거야.”이민혁은 덤덤하게 말했다.이때 도라희는 자신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는 겁에 잔뜩 질려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선배님, 두사부는 이미 성역이에요. 정말 그분을 이길 수 있다 확신하세요?”“왜요, 겁먹었어요?"이민혁은 피식 비웃었다.도라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배,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성역에 다다른 실력과 비교하면 저는 그저 진기경일 뿐이에요. 두사부는 한 손으로 저를 죽일 수 있어요.”“도라희 사장님, 제가 다시 한번 선택할 기회를 줄게요. 계속 저의 오른팔이 되어 일을 처리하든지, 아니면 두사부한테로 가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대신 후과는 스스로 책임지셔야 할 겁니다.도라희는 한참 생각에 잠겨 있다가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선배, 저는 사실 이제 더 물러설 곳이 없어요. 선배를 위해 일을 하기로 했으니, 저는 영원히 선배의 사람이에요.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어요.”“매번의 선택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하죠. 선택이 옳으면 계속 그 길로 가고 틀렸으면 후퇴하면 돼요. 설사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이미 선택을 한 이상 지켜봐야죠.”이민혁의 말에 도라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선배님. 7시 30분에 모시러 올게요. 저와 같이 가시죠. 선배도 알다싶이 제가 혼자 간다면 두사부 님께서는 제 말을 듣지도 않으실 거예요.”“네. 그렇게 하죠.”“저는 이만 가볼게요."도라희는 인사를 한 후 물러갔다.이민혁은 슬며시 웃으며 혼잣말을 했다.“김경진도 재주가 좋네. 성역 경지에 이른 강자를 초빙하다니, 너무 의외인걸.”...저녁 8시.도라희는 이민혁을 태우고 정심원 문 앞에서 차를 세웠다.이때 정심원 주위에는 이미 20여 대의 고급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정심원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만 문을 지키는 사람 하나 없었다.도라희는 이민혁은 주위를 관찰하다가 곧장 안으로 향했다.오늘 밤 그와 김경진의 일은 둘째고, 두사부가
두사부가 직접 나서는데 안양 강호에 도라희의 자리가 있을 리가 없다.이렇게 되면 김경진은 우세를 차지해 그 자리에서 그를 죽일지도 모른다.도라희 뒤에 있는 젊은이들에 대해서는 모두가 그냥 수행원일 뿐이라고 무시했다.도라희를 본 김경진의 눈빛은 매섭고 사납게 돌변했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면, 도라희는 벌써 800번이나 죽었을 거다.하지만 도라희도 보통 담이 아니었다. 홀을 한 번 둘러보고 수행원들을 데리고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뭇사람의 속으로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도라희가 억지로 침착한 척하는 것이라 여겼다.그가 지금 안양 강호의 자리에 있든, 김경진과의 갈등이든, 두사부가 그를 계속 돌아다니도록 허락하지 않을 텐데, 그가 어떻게 감히 여기에 왔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이때 엄기준이 일어서서 입을 열었다.“다 모이신 것 같네요. 그럼, 집사님들께서 앞으로 나와 주세요.”그러자 모두 일어서서 일제히 외쳤다.“두사부님을 뵙습니다.”도라희 마저도 일어섰지만, 이민혁은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병풍 뒤에서 두사부가 천천히 걸어 나와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모두 앉으라고 했다.사람들은 축하 인사 몇 마디 전하고 잇달아 자리에 앉았다.두사부는 사람들을 훑어보고 말했다. “여러분, 이 늙은이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두사부님도 참, 어르신께서는 예전에 우리 안양 강호의 지도자셨는데,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우리 장사꾼들도 어르신의 보살핌을 적잖게 받았는데, 매일 어르신께서 산에서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두사부님은 이제 성역에 이르러 세계 최고의 강자가 되셨으니, 정말 우리 안양에 큰 경사입니다. 우리 안양 강호는 앞으로 명성을 천하에 떨칠 것입니다.”사람들이 계속 그를 추켜세우자 두사부는 호호 웃었다.잠시 후 두사부는 말했다.“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릴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모든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졌다.“김승우의 아들, 김
도라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두사부님, 그런 일이 있긴 했습니다.”“왜?”두사부는 냉랭하게 물었다.도라희는 몇 걸음 앞으로 나와 두사부 한테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두사부님, 제가 자의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핍박에 못 이겨 저지른 일입니다.”이 일을 자세히 몰랐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나?’이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바로 저 사람이에요.”도라희의 손가락은 이민혁을 가리키고 있었다. “며칠 전, 이민혁이라는 놈이 저를 찾아와 자신의 영경 내공을 믿고 하마터면 저를 때려죽일 뻔했어요. 저놈은 제가 김경진을 공격하도록 협박했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예요. 두사부님께서 다시 강호에 나서 주셔서 천만다행입니다. 제발 제 사정을 이해해 주신다면 두사부님을 저의 아버지로 모시겠습니다.”도라희의 호소에 두사부는 바닥에 꿇어앉은 채 일어서지 못했다.사람들은 어리둥절해서 두사부가 이런 수작을 부릴 줄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사람들은 도라희가 말한게 사실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이때 모두의 시선이 이민혁에게 쏠렸다.‘이 젊은이는 평범해 보이는데, 설마 영경 수행자인 걸까?’두사부의 시선이 이민혁을 향하자, 천천히 입을 뗐다. “당신이 이민혁인가?”“맞아요.” 이민혁은 무덤덤하게 답했다.두사부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도라희의 말이 사실인가?”“그렇게 말할 수도 있죠.”이민혁은 가만히 앉아서 당당히 인정했다.“안양에서 감히 자신의 내공을 믿고, 다른 사람을 핍박하여 불법행위를 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김경진은 마땅히 받아야 할 죄입니다, 그가 받은 벌은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말했다.“배짱이 참 좋아?”“두사부님 앞에서 일어서서 말씀하세요.”“자네, 이게 무슨 태도인가?”그러자 사람들은 이민혁을 비난했고, 몇몇 사람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손찌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하지만 그들은 허세만 부릴 뿐이지, 도라희도 못 건드리는 이민혁이 영경의 강
“하하하”이민혁은 한바탕 웃으며 말했다.“바람에 따라 돛을 바꿨다는 사람. 하지만 도성이 한 명으로 너희들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건방진 놈.”“젠장,두사부 앞에서 감히 이렇게 날뛰다니, 뒈지고 싶냐.”“두사부, 이 자식을 잡아서 성역 강자의 위엄을 보이십시오.”이 사람들은 이민혁의 태도에 격노하여 도성을 보고 이민혁을 엄벌해달라고 소리쳤다.도라희와 김경진은 서로 눈에 거슬리지만 적개심에 불타서 이민혁에게 성난 눈빛을 보냈다.그러자 도성은 껄껄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요즘 젊은이들은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르는구나. 서경시에서 온다고 들었는데 그럼, 너부터 처리하지. 근데 너를 죽이지 않고 살려줄 테니 돌아가서 동지들에게 머리숙여 항복하라고 전해. 그러면 동지들을 살려줄 테니 사상자가 생기지도 않을 거야.”“도성, 지금 너한테 두 가지 선택할 기회를 줄게. 첫째, 사람 없는 곳을 찾아서 계속 수련을 잘하고 내 일에 간섭하지 마! 둘째, 놀고 싶으면 같이 놀아주겠지만 나중에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어.”“너무 오만하네. 이민혁.” 도라희는 소리를 지르며 분노에 찬 눈으로 이민혁을 쳐다보았는데 마치 아버지를 죽인 원한이라도 있는 듯했다.옆에서 지켜보는 김경진은 치가 떨렸다. 개자식, 이 중요한 순간에 불공대천의 모습으로 이민혁을 배신하고 두사부에 편드는 거도 불구하고 의붓아버지로 삼으려고 했다. 그의 기세를 모두 빼앗아 가려고 했다.김경진도 역시 낙후되기 싫어해 이민혁에게 말을 던졌다.“이민혁, 당신이 너무 오만하네. 아쉽게도 나는 수행자가 아니라서 그렇지. 그러지 않으면 진작에 너하고 목숨을 걸고 싸웠을 거야.” 듣자마자 도라희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못 들은 척했다.말도 안 돼. 나더러 이민혁과 상대를 하라니, 지난번에 걔한테 얻어맞은 고통이 아직 생생해.안 넘어가는 도라히를 보는 김경진은 속으로 욕을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한편 이때 도성은 화를 더 이상 누르지 못해 이민혁을 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보아하니
하지만 순간, 엄기준의 호통 속에 2미터가 넘은 흙덩어리로 어우러진 거인이 천천히 땅속에서 솟구쳐와 이민혁을 향해 성큼성큼 달려갔다.이 흙덩어리는 보기만 해도 힘이 무궁무진했다. 주먹이 농구공만 한 크기에다가 몸에는 황금빛 영능의 오라가 발산하고 있어 뭔가 막을 수 없는 기세다.구경꾼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엄기준의 연이은 법술은 현란하고도 신비롭다고 할 수 있었다. 구경꾼들에게는 더더욱 신기했고 난생처음으로 접하는 것이다. 특히 이 흙덩어리는 미친놈인 양 씨도 상대가 안 될걸?사람들은 마치 짠 듯 모두 미친놈 양 씨를 쳐다보니 양 씨는 안색이 나빠져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서있었다. 그러니 구경꾼들은 헛웃음만 지었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더니 성역 강자의 제자들이 이렇게 대단한데, 도성은 얼마나 무서울지. 이민혁이 주제넘게 굴었네. 하지만 이민혁은 그저 헛웃음을 짓고 맨주먹으로 흙덩어리와의 맞싸움을 시작했다. 엄기준은 싸움을 관찰하면서 손에 든 주인을 맺는 것도 멈추질 않았다. 마치 큰 걸 대비하는 듯했다.이 또한 주술사의 대표적인 전투 자세이다. 저단 계급과 중단 계급의 법술로 상대방이랑 맞싸우면서 마지막 한 방을 준비해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무사는 주술사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그러니 이긴다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계속 열세에 몰린다. 흙덩어리는 분노가 치밀어 공포의 주먹질로 이민혁을 향해 계속 내리쳤다.이민혁의 몸은 민첩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흙덩어리는 힘만 세지 몸은 둔해서 이민혁의 털끝 하나도 건들지 못했다. 이틈을 타서 이민혁은 흙덩어리의 몸 뒤에 서서 주먹을 내리쳤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거인은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되었다. 모두가 놀랐다. ‘이민혁도 참 대단해, 엄기준의 연이은 법술에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니?’흙덩어리를 해결한 이민혁은 계속해서 엄기준을 향해 갔다. 그 시각, 엄기준도 고단계 법술을 마련했다. "토룡암탄!"엄기준의 호통과 함께 몸에 있는 영능이 솟아
사람들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엄기준도 엄숙한 표정으로 손에서 빠르게 몇 개의 주술을 부려 소리쳤다.“흙 담장.”그의 앞에는 갑자기 두꺼운 흙담이 솟아올랐고 흙담에 영적인 에너지의 빛이 흐르면서 수많은 부문이 나타났다.중간 수준의 방어적인 법술인 흙담은 이민혁도 사용한 적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은 크게 호통을 치며 주먹으로 흙담을 부숴버렸고 주먹의 힘이 약해지지 않아 계속 엄기준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이때 엄기준은 막을 힘이 없어 이민혁의 주먹이 자기 가슴을 때리는 것을 그저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엄기준은 연거푸 몇 걸음 뒤로 물러섰고 입가에 피가 흘렀다.이민혁은 공격을 멈추고 추격하지 않았다.엄기준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입가에 핏자국을 닦아내며 이민혁에게 말했다.“자비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민혁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시선은 홀 안을 쳐다보았다.이때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엄기준은 거의 영경의 절정일 텐데 토계 법술로 신출귀몰한데 이렇게 패배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그들은 잇달아 이민혁을 바라보고 이민혁이 이렇게 대단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그러나 성역 이하는 모두 개미처럼 보잘것없다는 말은 수행계의 명언이며 모든 수행자의 영혼에 새겨져 있었다.이민혁은 대단하지만, 성역에 들어가지 않는 한 절대 두사부의 상대가 아닐 것이다.그가 비록 엄기준을 이겼지만, 그의 패배도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었다.“이놈아, 네가 기준 형님을 이길 수 있다고 해서 날뛰지 마. 두사부야말로 성역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야 해.”도라희가 소리쳤다.이민혁은 껄껄 웃으며 도라희를 쳐다보았다. 도라희는 속으로 놀랍고 두려워하며 자신도 모르게 두 발짝 물러섰다.바로 그때 도성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걸어 나오자, 사람들은 서둘러 길을 비켜주었다.도성은 이민혁 앞에서 십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서서 제자인 엄기준을 힐끗 쳐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쓸데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