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인은 천천히 이민혁의 앞에 앉으며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이민혁을 보기에는 낯이 익어 보였는데 어디서 만났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하지만 이민혁은 바로 그를 알아보았다. 그때 주유인은 모든 신경을 양소유와 송혜윤에게 쏟았기에 아마 이민혁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이민혁의 말을 듣고 주유인은 잠깐 고민했다.하지만 별로 상관은 없었다. 이곳은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의 20명이 넘는 부하들은 절대로 그저 놀고먹는 놈들이 아니었다.“됐다, 자식아. 몸 좋아 보이네.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는 알아?”주유인이 웃으며 말하자 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잘 모릅니다.”“내가 알려줄게. 매일 여자들 데리고 노는 곳이야. 한 달에 200만 원 받으면서 넌 즐기면 돼. 쉽지?”“이렇게 좋은 일이 있었나요?”이민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주유인은 무릎을 탁 치며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넌 운이 좋은 거야. 세상에 이런 좋은 일이 너한테 생겼으니.”“그러게요. 정말 운이 좋네요. 한 번에 찾았으니.”이민혁도 대답하며 웃었다. 이때 주유인이 정색하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근데 먼저 훈련을 받아야 해. 가져와서 약 먹여. 함량 높은 걸로.”“알겠습니다, 사장님.”바로 부하가 약상자를 가져와 이민혁에게 약을 던져주고 물 한 병을 주며 먹으라고 했다.이민혁은 약을 받고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무슨 약이에요? 출근하는데 약을 먹어야 한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요?”“네가 뭘 알아.”주유인이 다리를 꼬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럼, 네 그 2분도 안 되는 짧은 유지 시간으로 약 안 먹고 버틸 수 있겠어? 라이브 방송 한 번 하면 30분은 기본이야. 그럼, 관객들은 뭘 보라는 거야?’“젠장, 누가 2분이래요?”이때 이민혁이 확신했다. 영광 미디어는 정상적인 곳이 아니었다. 그들의 거점도 이곳이 분명하니 이제 봐줄 필요가 없었다.‘그리고 2분이라니 나를 모욕하는 것이 아닌가?’주유인은
이건 너무 공포스러웠다. 그는 이런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20명이 넘는 부하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주유인은 두려움에 덜덜 떨며 바닥에 쓰러진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입과 코로 피를 쏟아내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골절이 아니면 인대가 끊어져 비명을 질렀다. 제대로 서 있는 놈이 하나도 없었다.그는 얼어붙은 고개를 돌려 이민혁을 바라보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형님, 무슨 문제 있으면 말로 하시죠.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이민혁은 허허 웃으며 의자를 끌어와 주유인을 마주 보고 앉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여유롭게 한 모금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담배 연기를 주유인의 얼굴에 뱉었다.“돈 좋지. 나도 돈 좋아해. 근데 그 돈들 말이야. 어떻게 가져가라는 건데?”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주유인은 다급하게 말했다.“형님, 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말씀만 하시면 제가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저희가 함께 손을 잡아도 좋고요. 형님이 다 가지시고 전 조금만 주시면 됩니다. 형님의 보호를 받는다면 저희는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1년 안에 몇백억은 쉽게 손에 넣습니다.”“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이민혁은 믿어지지 않아 다시 물었다.주유인이 다급하게 대답했다.“형님 믿어 주십쇼. 이건 순전히 폭리를 얻을 수 있는 사업입니다. 수입은 무조건 만족스러우실 겁니다.”“젠장.”순간적으로 이민혁이 주유인의 가슴팍을 발로 찼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주유인은 피를 토해내며 저 멀리 날아 가 뒤에 있던 시멘트벽에 부딪혔다. 그런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가슴팍은 완전히 움푹 파인 것 같았고 이미 숨이 곧 멎을 것 같았다.“내가 돈은 좋아하는데, 그런 돈을 쓰면 악몽을 꿀 것 같아서.”이민혁이 차갑게 말했다.이때 주유인은 얼굴과 몸에 온통 피로 범벅이 되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에 질려 얼굴이 일그러졌다.이민혁은 비웃
“쯧쯧, 몇천억밖에 없어? 너무 적어.”솔직히 말해서 몇천억은 한 사람에게 있어서 거부할 수 없는 큰 유혹이었다. 누구라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하지만 이먼혁은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는 돈이 있었지만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불법적으로 번 돈을 바라면 안 되는 것이다.전장에서 싸워 돈을 벌 수도 있고, 똑똑한 머리로 비즈니스를 해서 돈을 벌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얻은 돈은 그저 역겨울 뿐이었다.주유인은 상황을 보더니 울면서 말했다.“형님, 제가 한 말 사실입니다.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바로 보내드릴게요.”“그래?”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절 풀어주시기만 하면 바로 보내드릴게요.”주유인은 연속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여기, 계좌번호.”이민혁은 자기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저 컴퓨터를 써야 하는데요.”주유인의 말을 들은 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그래? 문제없지.”이민혁은 주유인을 끌고 그의 사무실 컴퓨터 책상 앞으로 갔다.주유인은 바로 컴퓨터를 켜고 돈을 보냈다.잠시 후, 일련의 검증을 거치고 이민혁의 계좌에 2천4백억이 입금됐다.그러나 이민혁은 주유인이 몰래 문자를 하나 보내는 것을 보았다.그는 못 본 척하며 계좌에 들어온 2천4백억을 보며 하하 웃었다.“젠장, 돈 버는 거 참 쉽네.”주유인은 이때 다시 바닥에 쓰러지더니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형님, 이제 저 풀어주시는 거예요?”“그래, 너 가봐.”이민혁이 손을 저었다.주유인의 눈은 희망으로 가득 찼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시도해 본 것이었다.사실 그도 희망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잡히면 바로 사형과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돈으로 목숨을 구걸했지만, 이민혁이 정말로 자기를 풀어줄지는 몰랐다.희망이 생기니 심하게 다친 몸도 순간적으로 전례 없는 힘을 터뜨리며 기어 나가기 시작했다.이민혁은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주유인은 온
안수연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민혁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최대한 빨리 도착한 거예요.”“나 풀어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말한 대로 하지 않는 거야?”주유인이 이민혁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난 풀어줬어. 똑똑히 봐. 널 잡은 건 안 대장님이야. 내가 아니고.”“젠장.”분노에 눈이 먼 주유인은 두려움을 잊은 채 이민혁에게 욕을 퍼부었다.이민혁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주유인의 얼굴에 발차기를 날렸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주유인의 목은 바닥에 떨어질 뻔했다. 그는 입안에서 빠져버린 치아와 피를 토해냈다.“데리고 놀아줬더니 이게 무슨 짓이야?”이민혁이 주유인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주유인은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내며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또 이민혁에 대한 공포가 떠올라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나한테서 받은 돈 2천4백억 토해내.”그 돈을 이민혁에게 줄 바에야 차라리 국가에 환수당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러면 혹시 죄를 감형해 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는 든든한 빽도 있었다. 어쩌면 사형을 당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죽지만 않는다면 모든 걸 할 수 있었다.안수연은 그 말을 듣더니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민혁에게 말했다.“무슨 상황이에요? 2천4백억이라니?”천문학적인 숫자에 어떤 상황인지는 몰랐지만, 안수연은 깜짝 놀랐다.이민혁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왜 이렇게 급해요? 내가 저놈이 보낸 더러운 돈을 받을까 봐서요? 안 대장님을 위해 먼저 받아뒀을 뿐이에요.”“나도 알아요. 이민혁 씨 돈 필요 없는 거. 근데 액수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어요.”안수연도 허허 웃었다.이때 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자식 컴퓨터 잘 뒤져 봐요. 나한테 돈 보낼 때 몰래 문자를 보내더라고요. 누구한테 보냈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영광 미디어 사무실에 한 놈 더 있어요. 지금 사람을 보내서 잡아야 해요.”안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혁은 주소를 안수연에게 보냈다. 안수연은 바로 부하에게 명령을
이민혁을 집 앞에 데려다주고 안수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먼지를 날리며 떠나는 차를 보고 이민혁은 고개를 저었다.“왜 이렇게 성격이 급한 거야? 저러고 어떻게 시집가려고? 어휴.”집에 도착한 뒤 그는 시간을 확인했다.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가서 요리를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이 울렸다. 이민혁은 가서 문을 열었다.문을 여니 한 50세로 되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 중년 남성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훑어보았다.“안녕하세요, 누구 찾으세요?”이민혁은 정중하게 물었다.중년의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외딴곳에 있는 사람 같았다. 그는 성큼성큼 집으로 들어오더니 소파에 가서 앉았다.이민혁은 멍하니 있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짓이지?’이때 남자가 입을 열었다.“당신은 누구야? 왜 여기에 있어?”이민혁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핀 뒤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젠장, 이 노인네가 여기를 자기 집인 줄 아는 건가? 자기 집이 아니더라도 내 재산인데 이 사람은 뭐지?’이민혁이 입을 열려는 순간, 남자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남지유하고는 어떻게 아는 사이야? 왜 여기에 있는 거냐고?”그 말을 하는 동시에 남자의 시선이 이민혁이 입고 있는 앞치마로 향했다.이민혁은 멍을 때리고 있다가 대답했다.“저희는 동료입니다. 남지유 씨가 절 여기서 지내게 해 줬어요.”“둉료? 그쪽을 여기서 지내게 해 줬다고?”남자는 다시 한번 이민혁을 훑어보더니 의심과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이민혁은 침묵했다. 이분은 남지유와 아는 사이 같았다. 하지만 어떤 관계인 지를 모르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그쪽도 KP에서 일하나?”남자는 계속 물었다. 이민혁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어느 자리에서 일하는데?”남자가 또 물었다.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니 순간 남자는 비웃음을 날렸다.“그쪽은 남지유와 어울리지 않아.”“아저씨, 누구시죠?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이
이민혁은 남지유 아버지의 강경한 태도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남지유가 다급하게 들어왔다.“남지유 씨, 아버님 오셨어요.”남지유는 깜짝 놀라며 차갑게 말했다.“왜 오셨어요?”“내가 내 딸 보러 왔는데 문제 있어?”남준혁은 역시 꼿꼿한 얼굴로 말했다.이민혁은 상황을 보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버지와 딸 사이가 화목하지 않은 것 같았다.남지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저 잘 지내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건강이나 챙기세요.”“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너한테 잘못이라도 했니?”남준혁이 화를 내자 남지유도 화를 내며 말했다.“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시는데요?”이민혁은 상황을 보더니 다급하게 남지유를 끌어당겨 앉혔다.“할 말 있으면 좋게 좋게 해요.”그는 남지유의 아버지가 갑자기 오신 것도 모자라, 두 사람이 보자마자 다툴 것이라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남지유는 앉아서 고개를 한 편으로 돌렸다.남준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담배를 끄며 천천히 말했다.“너도 이젠 어리지 않아. 한남시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사람으로 봐뒀어. 글로리 그룹 영수 회장의 큰아들이야. 이틀 뒤에 만나 봐. 그리고 어서 결혼 날짜 잡아라.”남지유는 허허 웃었다.“정말 웃기시네요. 제 결혼을 왜 아버지가 관여하세요? 아버지 스스로나 챙기세요.”“네가 내 딸인데 내가 관여하지 않으면 누가 신경 쓰니?”남준혁이 이런 부드러운 말을 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남지유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엄마는 신경 쓰셨어요? 엄마 아프셨을 때 아버지는 함령성에 계셨잖아요. 엄마 임종에도 오지 않으셨잖아요. 그때 엄마와 내가 어떻게 지냈는데, 이제야 이 딸이 생각난 거예요?”“그게 무슨 말이야?”남준혁은 벌떡 일어나서 남지유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내가 그때 그렇게 일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 남씨 가문이 이런 권세를 누릴 수 있는 줄 알아?”“그건 아버지의 권력이겠죠. 저하고는 상관없어요. 더 이상 아버지의 권력을 키우려고 절 희생양으로
“그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당연히 상관있죠. 하지만 내가 결정을 내릴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그게...”이민혁은 말을 더듬었다.남지유는 한숨을 쉬며 처량한 미소를 지었다.“알겠어요. 나도 대표님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진 않아요. 내 일인데 내가 결정해야죠.”“근데 지유 씨 아버님은 뭐 하는 분이신데 저렇게 위압적이세요?”이민혁은 말을 돌리며 물었다.남지유는 차갑게 웃었다.“함령성 한남시에 터줏대감이에요. 한 여자를 등에 업고 재벌이 됐죠. 지금의 권세도 얻었고요. 지금은 또 날 이용할 생각인가 봐요.”“그렇군요. 역시.”이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대표님, 내가 이 결혼 한다고 해도 KP에서 내 자리는 문제 없겠죠?”남지유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이민혁이 말했다. 남지유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작은 한숨을 쉬었다. 그것을 본 이민혁은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난 그런 뜻이 아니에요. 지유 씨가 원하지 않으면 아버님도 지유 씨에게 강요할 순 없을 거예요.”“민혁 씨는 아버지의 성격을 모르세요.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든 저지르실 거예요. 누구도 말릴 수 없어요.”남지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깊게 고민했다.“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있잖아요. 누구도 지유 씨를 건드릴 순 없어요.”“나도 알아요. 역시 사장님이 제일 잘해주네요.”남지유의 얼굴에 찬란한 미소가 번졌다.이민혁은 깜짝 놀라더니 자기가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서원의 전화였다.“무슨 일이야?”“형 어디세요?”“나 집에 있어.”“돌아왔는데 심심해서요. 형한테 가도 돼요?”“일은 안 하고 어디에 오려는 거야?”“아이고, 전 그냥 이름만 걸어 놓으면 되는 거예요. 거기에 남아 있으면 안수연의 공을 다 뺏을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사건은 반년 안에 해결할 수 없고요. 전 답답해서 기다리지 못하겠는걸요.”이민혁이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그럼
“왜 그래?”멍하니 서 있는 서원을 보고 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렸다.잠시 후 서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형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거의 몇백억은 할 텐데. 저 같은 사람한텐 이런 걸 선물할 사람은 없어요.”“그건 네가 받지 못하는 거지. 네가 간이 크다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이민혁은 걸으면서 말했다.서원은 듣더니 허허 웃었다.“확실히 그럴 감량은 안 돼요. 그럴 마음이 있었다면 전 아마 영원히 감옥에서 썩어야 할 거예요.”“그건 나보다 더 잘 알겠네.”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해호도의 광장에 들어섰다. 그들은 그 뒤에 있는 대나무 숲으로 향했다.대나무 숲 안으로 들어가니 은밀하게 숨겨진 수십 개의 호텔 객실이 어렴풋이 나타나 우아한 분위기를 발산했다.이민혁은 아무 방이나 잡은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안에는 15평 정도 되어 보이는 거실이 보였다. 인테리어는 깔끔하면서도 세련되어 보기만 해도 편해 보였다.안에는 침실 두 개와 욕실 그리고 화장실이 있었다. 역시 4성급 호텔보다 지내기 편할 것 같았다.“앉아.”이민혁은 서원에게 편하게 앉으라고 했다. 그런 뒤 자기는 방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서원의 옆에 앉았다.“형님, 차 드세요.”그사이 서원은 이미 테이블에 놓은 차를 끓여 놓았다.이민혁은 예쁜 도자기 찻잔에 차를 따라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왜 그렇게 수행을 좋아하는 거야?”“다들 좋아하죠.”서원이 대답했다.“비와 바람을 부를 수도 있고 번개도 부를 수 있으니까요. 엄청 강하잖아요.”이민혁은 허허 웃었다.“수행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일단 발을 들이면 험악한 상황들이 많아. 그리고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고. 잘 생각해 봐.”“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요?”서원의 눈이 커졌다.“수행하면서 너의 몸과 마음은 끊임없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거야. 한 번 잘못된 발걸음을 내디디면 미쳐서 바보가 될 수도 있어. 최악의 상황에는 몸과 정신 모두 잃게 돼. 영혼이 소멸할 수도